혼란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1524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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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1524년)(2)
  • 주도홍 교수
  • 승인 2019.08.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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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58

일상의 종교개혁

츠빙글리의 제안은 나름의 성과를 거뒀는데, 1524/25년 수도원과 종신서원이 폐지되었고, 십일조가 교육과 복지를 위한 기금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개혁교회의 아버지 츠빙글리는 이 글을 통해 그 어떤 삶도 제외되지 않는 개혁신학의 역사적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데, 하나님의 나라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 어떤 삶도 제외하지 않은 ‘민중의 종교개혁자’(Volksreformator)임을 츠빙글리는 보여준다. 츠빙글리는 어떻게 하면 혼란을 잠재우고 복음으로 하나 되어 평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인지를 생각했다. 성도에게 찾아오는 고난은 성도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고 강한 믿음으로 인도함을 츠빙글리는 확신했다. 확고한 믿음은 오직 하나님께만 소망을 두며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믿음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분명히 안다.

바른 믿음은 하나님을 위해서 세상의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을 때 찾아온다. 우리에게 찾아오는 시련은 바른 믿음의 시험장이다. 시험이 찾아올 때 성도는 기도의 자리에 이른다. 기도는 고난 가운데서 하나님의 뜻을 찾는 축복의 자리이다. 그러면서도 취리히의 종교개혁자 츠빙글리는 문제를 확실히 밝혀야만 했다. 취리히의 폭동이 과연 어떤 이유로 누구에 의해 일어났는지, 그리고 교회 재정의 오용을 밝혀내기를 원한다. 그렇게 할 때 모함에서 벗어나며, 혼란의 원인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츠빙글리는 지금까지 하나님의 말씀이 모욕당할 때 아무런 반론도 없이 지나쳤을 뿐 아니라, 도리어 하나님의 말씀이 혼란을 불러오고 있다고 비난을 받는 현실을 진단한다. 그렇지만 츠빙글리는 하나님의 말씀 선포를 통해 모든 음모와 거짓이 밝히 드러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눈을 똑바로 뜨고 실제로 누가 혼란스럽게 하는 자인지 살펴야 합니다. 이것은 오히려 우리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장본인인 그들이 실체도 없는 것에 대해 비난하지 않도록 막기 위한 것입니다. 사실 그들은 큰 소리로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자가 있다고 비난의 연막전술을 펴면서 오히려 자신들을 그 혼란의 한가운데 숨기고 있는 자들입니다. …이제 내가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밝혀내지 않을 작정입니다. 확언하건대, 내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이 그들의 죄악을 찾아낼 것입니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1』, 393.) 

제1장은 사회 혼란의 첫 번째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 밝힌다. 츠빙글리는 교황제도야말로 사회를 어렵게 만드는 첫 번째 장본인임을 주장한다. 그들은 겉으로는 선한 그리스도인으로 행세하지만, 거짓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이다. 글은 앞의 소개와는 다르게 요한복음 1장 12절 말씀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를 인용하면서, 한 편의 설교처럼 그리스도인이 누구인지를 설명하며 경건한 필치로 시작한다. 츠빙글리는 “그리스도인이란 다른 무엇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하나님의 첫째가고 가장 사랑하는 식구로서 하늘 아버지의 뜻을 따라 그리고 그리스도를 모범으로 사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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