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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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아전인수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9.08.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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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오빠’라는 중고 신조어가 있다. 한때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몇몇 연예인들을 ‘교회오빠’로 명명하면서 퍼지기 시작했는데, 이 호칭을 얻은 이들이 꽤나 인기를 끌었다. 필자를 포함한 교회에서 자란 대부분의 오빠들이 TV 속 그 오빠들과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만 빼면 기분 나쁜 용어는 아니다.

‘교회오빠’에는 교회라는 특정한 집단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통으로 가지는 비교적 고정된 견해와 사고가 담겨 있다. 뚜렷한 근거도 없고 감정적인 판단에 의거하고 있지만 꽤 긍정적인 스테레오타입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최근에는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스테레오타입이 늘어나고 있어 문제다. 동년배들이 즐겨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 등을 보다보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일들이 많다. 교회에 대한 비판적인 글들 때문이다. ‘개독’,  ‘그 종교’, ‘일부 리거’ 같은 용어들도 쉽게 볼 수 있다.

과거에는 교회 내부의 사건 사고가 비판의 주된 이유였다면 최근에는 교회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세상을 향해 외치는 주장만으로도 교회 밖 사람들과 충돌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정치와 관련해 교회는 ‘극우 집단’이라는 이미지를 당분간 벗기 어려워 보인다. 교회 안을 들여다보면 극우 외에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는데 ‘극우’의 존재감만이 유독 발군인 것은 그들의 유별난 열정 때문이 아닌가 싶다. 

최근 연세대가 인권 강좌 개설 계획을 발표했다가 기독 단체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어느 단체가 성명을 냈는데 연세대 인권강좌에서 ‘난민’을 다루는 것을 문제 삼았다. 경악스러웠다. 사랑을 제일로 여기는 종교에서 어떻게 이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제주 난민사태처럼 특수한 상황에서는 일시적인 경각심을 표현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교육의 영역에서까지 다루지 말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들이 대일 불매운동에 대해서는 ‘세계’ 운운하며 자제를 주장했다는 점이 묘하다. 자기들 필요할 때만 ‘글로벌’을 찾는다. 아전인수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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