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국 전원 교체 자체가 불법” vs “교단 질서 지키기 위한 비상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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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국 전원 교체 자체가 불법” vs “교단 질서 지키기 위한 비상조치”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9.08.1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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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회 팩트체크 ④ - 재판국 전원 교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총회장 측 “재판에 문제 있다 판단, 특별감사 권한 발동”
기도회 측 “감사 후 시정명령하면 될 것…전원 교체 불법”
재판부 공정성 결여됐을 때 ‘전원교체’ 사례 수차례 발견
총회장 직권남용 여부 사회법 판단, 이번 주 안에 나올 듯

▲ 총회장은 감사위 지적을 바탕으로 재판국원 전원 교체를 승인했고, 공천위원회가 새 재판국을 구성했다. 2기 재판국 구성과 판결에 대해서는 사회법에 계류되어 있다.

기소위원회가 고발을 받아 기소를 했다면, 재판국은 이를 정확하게 심리해야 한다. 형사소송법에 준하는 교회재판은 ‘변론주의’에 근거하여 당사자들의 소명을 들어야 한다. 재판은 공개가 원칙이며, 회의록은 반드시 치리회인 총회본부에 보관되어야 한다. 하지만 1기 재판국(해체된 첫 재판국을 1기 재판국이라 칭한다)은 회의록을 총회에 보관하지 않았다. 총회가 재판을 인정하지 않는데 굳이 자료를 총회에 맡길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판결의 번복이다. 1기 재판국은 이주훈 총회장의 고발 건을 애초부터 성실하게 다루지 않았다. 한 재판국원은 “기소위가 보내온 서류를 펼쳐보지도 않았다”며 고발 건 처리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증언하기도 했다. 또 다른 재판국원은 “첫 회의 당일에 참석할 수 없으니 날짜를 조정해달라고 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첫 회의에 빠진 후 두 번째 회의에 참석했지만 첫 회의에 오지 않았으니 이번 회의에 들어올 수 없다고 해서 참관만 했다”고 증언했다. 어딘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발견된다. 

이런 가운데 이주훈 총회장은 감사위원회에 특별감사를 요청했다. 특별감사는 총회 규칙 감사위원회 업무규정에 따라 “총회에서 결의한 사항과 총회장의 지시가 있거나 총회 각부서 및 산하기관에서 요청이 있을 때, 또한 감사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모호한 재판, 특별감사 돌입
1기 재판국 특별감사는 총회장의 지시에 의해 진행됐다. 감사가 진행되는 동안 1기 재판국은 회의를 다시 열어 ‘각하’를 결정했다. 이날이 5월 14일이다. 특별감사 결과가 보고된 날도 5월 14일이다. 감사위원회는 “총회 재판국은 4월 29일 첫 회의시 회의록을 작성하여 치리회에 보관하지 않고 외부로 유출하였다. 감사위는 즉시 5월 8일까지 유출된 회의기록과 관련된 문서를 총회 사무처로 제출할 것을 재판국에 요청했으나 지금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감사 결과를 보고했다. 

또 기각이라는 판결이 잘못되어 다시 재판을 했고, 기소장이 잘못되었다면 보정명령을 내렸어야 했는데 하지 않았으며, 기소장 낭독이나 피고인의 출석 없이 심리를 거치지 않고 판결한 것은 헌법에 의한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감사위는 “법률용어도 모르고 재판의 개시 절차도 모르는 전문성이 없는 재판국원들의 그릇된 판단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어 시행세칙 제96조 1항에 의거하여 공천위원회에서 조속히 전문성 있는 재판국원으로 전원 교체하여 새로운 재판국을 구성하고 누구나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보고했다. 

감사위, 재판국원 전원 교체 건의
총회장은 감사위원회의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재판국 전원 해임을 결정했고, 공천위원회가 모여 2기 재판국을 구성했다. 그리고 법리적인 논란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감사위가 근거로 제시한 시행세칙 제96조 1항은 ‘권징 제72조에 의하여 상소장을 접수한 자가 헌법과 본 시행세칙이 정한 바에 따라 처리하지 않으면 그를 문책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권징 제72조는 상소의 처리 절차를 다루고 있다. ‘상소’ 규정을 적용한 것은 총회재판은 3심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권징 제72조는 ‘1. 상소장을 접수한 원심 치리회는 상소장 및 소송 기록 일체와 예납 받은 소정의 기탁금을 상소심 재판국에 10일 이내에 송부하고 상소인과 피상소인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2. 상소장을 접수한 상소심 재판국은 기탁금 예납 여부와 서류 구비의 잘못 여부를 확인하여 잘못이 있으면 10일 이내에 보정케 하여야 한다. 3. 상고장과 기록을 받은 총회 재판국장은 상고인에게 상고 기록 수리 통지서를 보내야 하며, 그 통지서를 받은 상고인은 20일 이내에 상고 이유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4. 상고 이유서를 받은 총회 재판국장은 그 상고 이유서 부본을 피상고인에게 보내어 답변서를 받는다. 답변서 제출 기일은 10일로 한다.’고 법적 절차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1기 재판국은 기탁금을 안냈으니 ‘기각’이라고 처리했다. 

기탁금이 잘못되었을 때는 10일 이내에 보정명령을 내려야 하는데 이 과정을 건너뛰었다. 또한 상고 이유서 제출과 답변서 제출 등 재판에 관한 절차를 하나도 밟지 않았다. 감사위는 이를 근거로 교체를 권고한 것이다. 

특별감사, 권징재판 방해하기 위한 것
이주훈 총회장은 감사위원회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재판부 전원해임을 결정하고 공천위원회에 새로운 재판국 구성을 위임했다. 2기 재판국이 첫 재판을 시작한 것이 5월 30일이다.  2기 재판국은 지난 6월 17일 박경배, 김병덕, 최종환 목사에 대해 ‘제명’을 판결했다. 

박경배 부총회장 등 1기 재판국 당사자들은 이와 같은 재판국의 전원 해임과 재구성이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재판국 구성이 불법이기 때문에 자신들에 대한 판결도 무효라며 3월 이전으로 모든 것을 원상회복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감사 자체가 이주훈 총회장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권징재판을 방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된 것이며, 기존 재판국원들은 심의 중에 있었고,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 중에 감사가 이루어진 전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수원명성교회 기도회측은 “당시 감사위원회 내부에 이견이 많았는데 회의 성수가 정족수에 달했는지, 감사결과 보고 안건이 합법적으로 논의되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며 “해임은 권징이고 권징은 ‘재판국을 열지 않고는 권징할 수 없으므로’ 재판국원의 해임은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고 성토했다.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재판 도중에 재판국을 교체하는 일은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헌법 역사상 재판부의 전원 교체 사례가 아예 없지는 않다. 재판부가 공정성을 잃었다고 판단될 때 전원 교체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가장 유명한 사건이 1997년 발생한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이다. 변호사가 사건 브로커를 이용하여 사건을 대거 수임하고 전·현직 판사 15명 및 수사 관계자들에게 금품 향응을 제공한 것이 발각되어 의정부 지원 판사 38명 전원이 교체됐고, 지원장도 옷을 벗었다. 재판부의 오염 여부가 교체의 기준이 된 것이다. 

재판부에 대한 감사는 감찰부에서 하거나 검찰에서 진행한다. 1999년 발생한 대전 법조비리 사건의 경우에는 검사장 등 7명이 징계대상에 포함되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면직을 재가한 바 있다. 

이처럼 재판부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재판부를 유지하는 절대적인 기준이다. 지난해 예장 통합 총대들은 재판국 보고를 거부하고, 재판국원 전원 해임과 새 재판국 구성을 결의했다. 이와 같은 사례에 비추어 보아 재판국 전원 교체가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박경배 목사, 총회장 될 기회 박탈됐다
하지만 총회 헌법 권징편 제24조는 ‘총회재판국은 15인(목사가 과반수)으로 선임하며, 국원의 임기는 3년으로 하되, 매년 총회에서 3분의 1을 개선한다’고 되어 있다. 기도회 측은 “헌법에 따라 총회장이 인사권자가 아니며, 총회를 거쳐 재판국원을 충원하게 되어 있다”며 “회기가 계속되는 도중에는 공천위원회의 공천을 통하여 총회 재판국원을 충원하고, 회가가 페회 중인 상태에서는 총회 임원회의 의결을 거쳐 재판국원을 충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도회측은 또 고발인인 총회장이 감사에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이주훈 총회장은 박경배, 김병덕을 고발한 장본인으로 재판과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인데 어떻게 감사를 요청하고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재판국원 전체를 교체할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이러한 주장은 현재 사회법에 계류 중이다. 박경배, 김병덕, 최종환 목사는 서울중앙지법에 ‘제명판결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이르면 이번 주 내에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열린 가처분 심리에서 판사는 “전횡으로 인한 제명 판결에 대한 효력정지 신청을 낸 것은 이해했다. 하지만 어떠한 집행도 해서는 안 된다는 부분은 취하하자”며 판결효력정지만 심의하기로 했다. 

박경배 목사 측 변호사는 “통상 장로교 총회에서는 부총회장이 총회장을 이어 받는다. 채권자가 금년 9월 총회에서 당연히 만장일치로 추대되게 되는데, 채무자(박경배)를 총회장이 제명함으로써 명예에 치명적 타격을 가져왔고, 총회 분위기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고 변론했다. 

박경배 목사 측은 “이주훈 총회장의 직권남용이 뚜렷하며, 총회장과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기소위원회와 재판국에 배치됐고, 감사 후 문제가 발견됐다고 하더라도 먼저 시정명령을 하고 시정 여부를 확인한 후 총회에 보고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회장측 변호사는 “특별감사와 재판국 구성원의 교체가 통상적인 상태에서 늘상 생길 수 있는 절차는 아니고, 교단 질서의 붕괴라는 극단적인 비상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응급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날 심리에는 면직처분을 받은 유만석 목사와 전 재판국장 정원석 목사의 소송도 병합됐다. 유만석 목사는 총회 탈퇴를 선언했기에 소송 당사자 자격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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