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 혹은 순수"…기독 미술이 나아갈 길
상태바
"과감 혹은 순수"…기독 미술이 나아갈 길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9.08.16 1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54회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정기 전시회 개최
올해 대한민국기독교미술상에 경북대 최명룡 교수
▲ 제54회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정기 전시회가 지난 14일 조선일보미술관에서 개막했다. 1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올해 대한민국기독교미술상 수상자 최명룡 교수의 ‘탄생’을 비롯한 101명 작가들의 신앙고백과도 같은 작품들이 전시됐다.

해마다 하나님의 은혜를 표현한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이는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정기 전시회가 올해도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는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기독 미술이 나아갈 길에 대한 작가들의 진지한 성찰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14~19일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린 제54회 정기전에는 총 101명 작가들이 참여해 작품을 일반에 공개했다. ‘살리는 것은 영이니’를 주제로 서양화와 한국화를 비롯해 조각‧공예, 서예 등 장르를 막론한 다양한 작품들이 출품됐다.

주제와 관련해 이론분과위원장 김이순 교수(홍익대학교)는 “미술가는 눈에 보이는 세계를 표현하기도 하지만, 보이지 않는 세계를 표현하여 감상자에게 감성과 지성에 울림을 주곤 한다”며 “죽은 자 가운데서도 살리시는 영, 죽은 몸도 살리시는 영, 우리 안에 거하시며 영육간의 강건함을 이끌어 주시는 영, 비록 우리의 육안으로 볼 수 없어도 오직 살리는 것은 영이라는 사실을 시인하며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라고 설명했다.

 

“말씀에 기초한 믿음이 작품으로”

전시회 기간에는 32회 대한민국기독교미술상 시상식도 함께 진행됐다. 올해 대한민국기독교미술상은 최명룡 명예교수(경북대 예술대학 미술학과)에게 돌아갔다. 서울대 미술학과와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최 작가는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회장과 경북대학교 환경조형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전시회 가장자리에 자리한 최 작가의 조각 작품 ‘탄생’은 많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 작가의 작품은 한결같이 지순한 어린이들의 동작을 나타내고 있는데 흡사 동화를 보는 듯한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작품으로 빚어진 어린이들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더욱 경이롭고 신비로운 것으로 고양된다.

이정수 심사위원장은 “최명룡 조각가는 희망과 순수성의 의미를 환기시키고, 생명의 근원이 무엇인지 성찰케 하는 작품을 해왔다”고 소개하고 “그의 조각에서 보여주는 정겨운 광경은 기억속의 과거가 아닌 미래의 벅찬 ‘본향’을 뜻하며 ‘천국’은 어린 아이들과 같은 꾸밈없는 순진한 마음을 지닌 자들이라고 하는 기독교적인 신앙에서 비롯됐다”고 해석했다.

이어 “최명룡 교수의 작품은 예수님의 말씀에 기초한 믿음의 비전을 예술적 자양분으로 삼고 있다”며 “우리에게 익숙한 형태를 빌어 삶의 심오한 의미와 귀결점을 넌지시 제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최명룡 교수의 조각 작품 '탄생'. 58*20*75cm 대리석

“복음적 내용 현대적으로 표현해야”

1966년 창립하여 올해로 54회를 맞이하는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는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기독교미술인 모임이다. 협회는 정기전을 비롯해 작가 세미나와 젊은 작가 육성을 위한 청년작가 초대전을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방효성 회장은 “협회 회원들은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는 하나님의 말씀과 같이 작품을 통해 하나님을 찬양하며 영광 돌리기를 원한다”며 “기독미술을 통해 이 시대에 지치고 소망 없이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복음의 능력이 회복되고 용기와 감동을 주며 메마른 영혼에 생수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시회 취지를 전했다.

홍익대 한정희 교수는 “현대 예술계에서 평화와 희망, 천국을 꿈꾸는 미술이 설자리는 점점 좁아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그리스도인들은 포스트모더니즘이 풍미하는 현 세대에서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것이지만 그래도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으려면 이 시대의 일반적인 화풍이나 기법으로 접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 교수는 이어 “내용은 복음적이고 신앙적이나 표현은 현대적이어야 공감대가 형성 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추상적이고 신표현주의적이며 디지털적인 것도 과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3일 열린 개막식에서는 진흥문화사 박경진 회장이 축사를 전했으며 길재영‧김하영‧박순영‧박혜성‧원혜리 작가에게 제7회 청년작가상이 전달됐다. 앞서 드려진 예배에서는 유미형 총무의 인도로 류봉현 감사가 기도했으며 송학대교회 박병주 목사가 ‘나의 작은 오병이어’를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