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세습은 왜 1년 만에 불법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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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세습은 왜 1년 만에 불법이 됐나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9.08.1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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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여전히 청빙 ‘적법’ 주장…재판국, 판결문 통해 반박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청빙을 둘러싼 통합 총회 재판국의 판결이 1년 만에 뒤집혔다. 지난 5일 통합 재판국은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위임목사 청빙이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1년 전이나 지금이나 통합총회 헌법은 그대로인데 왜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됐을까. 16일 재판국이 공개한 판결문을 중심으로 그 이유를 짚어봤다.

▲ 통합 재판국은 지난 5일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위임목사 청빙이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16일 판결 이유를 담은 판결문이 공개됐다.

# 은퇴하는? 은퇴한?

세습 금지를 명시한 통합 헌법 제28조 6항은 ‘해당 교회에서 사임(사직) 또는 은퇴하는 위임(담임)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위임목사 또는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여기서 전임목사를 ‘은퇴한’ 목사가 아닌 ‘은퇴하는’ 목사라고 규정한 것이 쟁점이 됐다. 명성교회 전임 김삼환 목사가 은퇴한 날짜는 2015년 12월 31일, 김하나 목사 청빙안이 가결된 것은 2017년 3월 17일이다. 이 사이에는 약 1년 3개월의 공백이 존재한다. 김삼환 목사는 ‘은퇴하는’ 목사가 아니라 1년 전 ‘은퇴한’ 목사이기에 세습금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그간 명성교회 측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재판국의 생각은 달랐다. 재판국은 “은퇴하는 전임 목사에 이어 다른 시무목사를 거치지 않고 직계비속을 후임으로 청빙하는 경우, 은퇴 이후 기간의 장단(長短)에 상관없이 세습금지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명성교회의 경우 김삼환 목사 은퇴 이후 임시당회장만 선임됐을 뿐 위임(담임)목사 청빙은 김하나 목사가 처음이다.

은퇴와 청빙 사이 공백이 있더라고 세습금지법이 적용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재판국은 “‘은퇴하는’ 이라는 규정을 자구적(문자 그대로)으로만 해석한다면, 의도적으로 어느 연도의 말에 은퇴식을 마친 후 그 다음날이라도 해가 바뀌면 직계비속을 후임으로 청빙하는 탈법이 가능해진다. 이 같은 해석은 결국 세습금지법을 사문화(死文化)하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제101회기 헌법위원회가 세습금지법에 대한 질의에 “논란에도 불구하고 해당 헌법의 금지에 관한 법제정의 취지와 정서, 성경의 가르침 등을 고려해 볼 때 시무목사가 은퇴한 후 한 회기가 지났어도 직계비속 청빙은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석한 것도 판결에 영향을 줬다.

 

# 세습금지법은 교회의 권한 침해?

장로교단에서 개교회의 담임(위임)목사 청빙은 당회의 결의를 거친 후 노회의 승인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정상적 절차라면 이 과정에서 총회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 통합 헌법 제28조 1항에서도 ‘조직교회는 위임목사를 청빙하고 있다’고 교회의 권한을 명시하고 있다. 그래서 명성교회 측은 세습금지법이 교회의 고유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그러나 재판국은 6항의 세습금지법 조항이 1항의 청빙권한 조항을 제한할 수 있다고 봤다. 이들은 “법해석상 일반규정보다는 특별규정이, 원칙규정보다는 예외(제한)규정이 우선하는 법리 해석적 측면에서 볼 때 헌법 제28조 6항은 예외적 특별성격의 후법(後法)이므로 일반적 성격의 기존 규정보다 우선한다”고 해석했다.

개교회의 후임 목사 청빙에 총회가 관여하는 것이 교회의 고유 권한에 대한 총회의 월권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교회가 특정교단에 소속을 유지하는 것은 해당 교단의 지휘, 감독을 수용하겠다는 의사표시를 내포하는 것”이라면서 “명성교회가 통합 교단에 소속하고 있는 이상, 헌법 제2편 정치 제28조 6항 1호를 준수할 의무와 책임을 지닌다”고 못 박았다.

 

# 서울동남노회는 판결문 수령 거부

한편, 사건 당사자인 통합 서울동남노회는 판결문 수령을 거부하고 재판국 판결을 집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회장 최관섭 목사는 한 교계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재심 판결 과정에 여러 하자가 있다고 생각해 판결문 수령을 거부했다”며 “재판자체가 엉터리였다. 노회장이 바뀌었으면 몇 월 며칠부로 피고가 됐으니 최종진술하러 나오라고 고지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 없이 바로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최관섭 목사는 지난 14일 열린 임시노회에서 명성교회 건을 다루지 않은 이유에 대해 “판결문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판결문이 통보됐음에도 불구하고 수령을 거부하면서 애당초 재판국 판결을 집행할 뜻이 없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가 무효라는 판결도 따를 수 없다. 서울동남노회가 총회 재판국 판결을 집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노회가 판결문 수령을 거부하면 총회가 받아서 처리해야 한다. 이번 가을 총회에서 재심 재판의 문제를 총대들에게 알려 법을 폐지하든가 정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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