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자립 교회를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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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자립 교회를 준비하자
  • 이진형 목사
  • 승인 2019.08.1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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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형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국내 굴지의 통신회사에서 미팅 요청이 왔다. 교회의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는데 기독교환경운동연대를 통해 시범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교회를 섭외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간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교회 에너지 절전소’ 사업을 진행해 온 것을 검색해보고 연락을 한 것이라 한다. 사업의 내용은 에너지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비용 지출을 절감하는 관리 시스템에 대한 것이어서, 과연 이 사업에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관여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고민이 된다. 하지만 그동안 기독교환경운연대가 한국 교회와 함께해온 에너지 절감 사업을 대기업에서도 인정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교회가 에너지 측면에 있어서는 대기업도 주목하는 중요한 소비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교회는 비산업 부문에서 가장 큰 에너지 소비처 가운데 하나다.

에너지 역시 시장에서 거래되는 하나의 상품이다. 그런데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핵폐기물 등의 환경오염 물질이 다량 발생하여 지구 생태계가 위협을 받고 있다. 때문에 에너지 소비자들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태양광, 풍력, 지열을 이용한 재생가능 에너지와 같은 친환경적인 에너지의 생산을 요구하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같은 세계 굴지의 기업들은 에너지 소비자로써 자사의 사용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는 협약인 ‘RE100’(Renewable Energy 100%)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한걸음 더 나아가 직접 재생가능 에너지를 생산하여 소비하는 에너지 프로슈머(Prosumer)로 변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교회에서는 친환경적인 에너지 소비자로써의 적극성이 보이지 않는다. 교회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의 청지기가 되어야 한다는 원론에는 모두 동의를 할 것이다. 이제는 지금 청지기가 어떤 일들을 해야 할 것인가라는 각론을 만들기 위해 다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우선 교회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려는 적극적인 노력과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냉난방 온도를 적정온도로 유지하는 것, 에너지 효율이 높은 냉난방기기를 사용하는 것, 단열 등으로 낭비되는 에너지를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소비를 상당부분 절감할 수 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의 한 회원 교회는 주보에 교회가 에너지 소비 절감을 위해 적정온도로 냉난방을 하고 있음을 알리고, 여름철에는 정장이 아닌 간편한 복장을, 겨울철에는 내복을 갖춰 입는 따뜻한 복장을 권면하고 있다. 또 에너지 절감으로 절약한 비용을 교육과 선교사업에 시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또한 이제 교회가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프로슈머가 되어야 한다. 머지않은 미래에 교회는 ‘에너지 자립교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지붕에는 태양광 발전소를, 십자가를 올린 첨탑에는 풍력 발전소를, 마당 아래에는 지열 발전소를 세워서 ‘오직, 은혜로’ 살아가는 개혁정신을 실현하는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교회 햇빛발전 협동조합과 같이 이미 이 길을 준비하는 많은 교회들이 있다. 순간 무더위가 지나 가을이 되듯이 돌아보면 미래는 한 순간에 현재가 된다. 이제 한국교회가 에너지 자립교회를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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