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강경일변도의 대응보다 온건한 방식의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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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강경일변도의 대응보다 온건한 방식의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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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8.1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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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일로로 치닫는 한일 관계 대안은?(하)
▲ 김창제 목사(전 백석대학교 국가안전보장학 교수)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현 상황에서 솔로몬의 묘수 같은, 즉 일본의 사과를 받으면서 우리 정부의 주장을 관철하는(?) 길을 찾기는 쉽지 않다. 아니 그런 결과는 사안 자체가 기대하기 불가능 할 것일지도 모른다. 한일 청구권 협정이 규정하는 것처럼 개인 청구권 보상이 이미 끝났다는 조항이 존재하는 한, 개별적 보상자체는 법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대법원도 그럼에도 일본의민지배 차제가 불법이고 피해자들도 불법적으로 피해를 본 것이므로 보상금이 아닌 위로금을 지불하라고 판시한 것으로 보여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고통을 감안할 때 충분히 공감이 가는 판결인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일본을 포함한 수많은 국가의 식민지 지배의 부당성이 국제법적으로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시의 국내·외적 정황을 고려해 국가 차원의 일괄보상으로 완료된 국가 간 합의를 뒤집을 수는 없는 것 또한 국제법상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국익 손실 최소화 방안 찾아야

즉 한·일청구권 협정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또 다른 측면의 우리 대법원 판결도 이뤄졌다. 이를 지혜롭게 조화시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과정은 그런 상황을 잘 관리하지 못하고 양국 정부가 자신의 입장만 주장하고 서로 적대감으로 비난만 하는 과정에서 오늘의 사태가 온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냉정하게 상황을 짚어보고 국익 차원에서 어떤 것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길인가를 찾아보는 것이 그나마 차선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차피 이제는 엎질러진 물, 국익손실 최소화를 위한 범국가적 노력필요한 시점이란 의미이다.

첫째, 초당적 이념을 초월한 국민적 지혜를 모아 국론통일을 해야 하겠다. 건전하고 국제사회에 어필할 수 있는 상식의 바탕에서 이념과 정파를 뛰어 넘어 국민적 의지를 결집시켜 지혜를 모아야 한다. 즉 일본과의 외교적 해결 대안을 합리적이면서도 실리적으로 마련하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지금 거론되고 있는 1+1안(양국 기업이 피해자 위로금 지급), 1+1+ά안(이후 발생하는 피해자에게는 한국 정부가 보상) 같은 안도 필요하나, 이전에 국제적 합의 준수의 의지 표명과 함께 한국적 특수한 상황(역사적 상처 등)을 복합적으로 이해토록 설득해 상호 자존심의 상처를 최소화 하고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는, ‘Win-Win’의 대안을 도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과도한 반일감정을 야기하는 정부의 자세를 전환하고 초당적, 범국민적인 협조를 구하며 국민들에게도 보다 성숙한 자세를 갖도록 설득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둘째, 일본과 외교적으로 진지하게 그리고 합리적으로 협의 할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하고 국제적 공감대를 형성해 국제공조로 일본을 압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일 간의 과거사를 부각시켜 민족의 감정 불출 같은 방식에 매달리는 방식으로는 100년이 지난 이 시점에는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국제적 합의를 준수하면서도 법조문으로만 해결하기에 어려운 피해자들의 상처를 아울러 상호의 입장을 존중하는 가운데 원만히 타결 지을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본이 취한 작금의 경제보복 조치의 부당성과 문제점을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특히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 기존 한·미·일의 다양한 공조의 틀과 과거의 경험을 살려 미국이 양국의 문제해결에 보다 직접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생각된다.

셋째, 이 기회에 중요 소재 수입 다변화와 국내 기술 확보를 위한 중·장기적 노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당장 시급한 것은 현 갈등이 해결되지 못하고 일본의 보복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민·관의 대책을 다각적으로 마련하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상정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상황에까지 대비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기업들의 위기극복을 위한 각고의 노력, 국민의 의지를 결집시키는 정부의 리더십, 그리고 진영과 정파를 초월한 협력과 원이 요청된다. 나아가 국민의 고통 감내를 설득하는 일까지 모든 분야가 망라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냉철하고 전향적인 대응 필요

한국정부는 외교적 문제를 경제적 보복으로 대응하는 일본의 행태를 규탄하고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다. 이는 분명 맞는 말이다. 일본은 그들의 주장과 달리 자유무역의 정신을 위배했다. 지난 G20에서 일본이 자유무역 선도하겠다고 천명한 것과 배치되는 일이다. 이렇게 통상보복으로 대응하는 선례를 그대로 묵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인 바 국민이 단합해 한 목소리를 내고 국제사회에도 WTO 제소 등 적극적 대응은 해야 한다. 그러나 감정적 대응은 자제할 필요가 있으며, 보다 냉철하고 전향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강경일변도의 대응보다 보다 온건한 방식의 대응과 접근이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한국의 비논리적이고 반일감정을 조장하는 이런 상황을 역이용하려는 일본 우익들의 혐한기류를 잠재우고 온건한 방식으로 해결을 원하는 일본 온건파에게 힘을 실어 줄 필요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기업의 자산 압류 같은 섣부른 조치는 일단 유예해 대응의 시간을 버는 것도 지혜로운 방편이 될 것이다.

또한 염두에 둘 것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 대해 안이하게 인식하는 듯한 청와대의 태도는 사태의 본질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 우리 경제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할 때 일본이 경제 보복을 확대할 경우 더 큰 경제적 위기의 상황으로 발전할 수도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더욱이 일본을 적으로 만들면, 우리 뒤를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는 중국에 산업기술 경쟁에 어부지리를 안겨주는 우리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 상황의 해결을 위한 가장 결정적인 방법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되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아베총리를 직접 만나기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렇게 상황이 전개된 상태에서 이런 요구가 마땅치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도 국가의 이익을 위해 있는 존재라 한다면 피하지 말고 설사 정치적 위험이 있다 하더라도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한·일, 동북아 평화위해 협력해야

나라가 매우 어려운 때인 것은 분명하다. 더 어려움을 당하기 전에 속히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갈등을 푸는데 있어서 개인의 문제이건 공동체의 문제이건 나라의 문제이건 자기중심적인 주장만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 더 증오감만 증폭시키고 상황만 악화시킬 따름이다. 지금 한·일 관계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아서는 그리 쉽게 풀릴 것 같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양국 지도자들과 국민들이 명심할 것은 역사상 명멸했던 수많은 개인과 국가가 갈등의 문제를 지혜롭게 풀지 못하고 이념이나 정파의 이익에 함몰될 때 비참한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성적이어야 한다. 이성을 상실한 곳에 악마가 깃들어 재앙을 불러온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국가 지도자들이 상기했으면 좋겠다. 기억해 보자. 우리민족은 5천년 역사에서 초유의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황무지에서 일군 우리의 성취인데 여기서 멈추거나 주저앉을 수는 없지 않은가? 지금 남·북 관계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경제도 주춤거리고 굳건했던 한·미 관계, 선린의 한·일 관계가 모두 삐걱거려 국민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독도 상공에 침투한 중국과 러시아의 항공기 도발사건도 한·일 관계 악화, 한·미동맹의 균열을 의식한 의도적 도발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이다. 한·일 양국정부가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고 지혜롭게 문제를 풀어가기를 기대해 본다. 역시 해결의 상책은 국민들의 피해와 고통을 줄이는 것이다. 아울러 미래를 향해 나가는 것이 민족의 장래를 위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운명적으로 붙어 있는 한국과 일본은 불행했던 과거를 정리하고 함께 번영하며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협력하는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어쩌면 이번 갈등의 해결이 그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어려운 문제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기에 우리 크리스천들의 기도가 필요하다. 단순한 작금의 문제 해결을 넘어 선교적 차원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소수이기는 하지만 일본 내 기독인들도 마찬가지 심정으로 기도하고 있다고 한다. 서로의 갈등을 풀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쉽게 열리지 않던 일본 선교의 문도 활짝 열릴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 모두 교만함과 증오의식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선하신 손길이 함께하시기를 기도하는 것이 우리의 본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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