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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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맛보기
  • 이찬용 목사
  • 승인 2019.08.0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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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72)

지난 수요일 새벽기도 시간이었습니다. 부목사가 새벽기도를 인도하며 말씀을 전하는 중에 자신의 학부시절 주도홍 교수님이 “천국은 죽어서만 가고, 죽어서만 맛보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도 맛볼 수 있는 것”이라고 하며 ‘천국 맛보기’라는 단어를 사용하셔서 지금도 잊지 못하는 단어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 날 설교 본문이 마태복음 20장 1절이었는데 “천국은 마치 품꾼을 얻어 포도원에 들여보내려고 이른 아침에 나간 집 주인과 같으니…”로 시작되는 구절이었구요. 사실 유대인은 대략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를 ‘하루’로 계산하고, 이를 12등분 하거든요. 따라서 이른 아침은 새벽 6시를 가리키고, 맨 나중에 온 사람은 오후 5시쯤으로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포도원 주인은 사실 자신의 포도원만을 위해서 나온 건 아니었습니다. 어차피 새벽 6시에 사람들을 다 모아 일 시키면 되는 거였거든요. 오전 9시, 오후 12시, 오후 3시, 마지막으로 오후 5시쯤에도 아직 일을 구하지 못해 ‘장터에서 놀고 서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장터’하면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자기 이익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장소? 자기 이익이고 돈이 되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라도 얼굴에 철판 깔고 하는 장소? 
이 비유는 이 세상에서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악착을 떠는 곳에서도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천국을 맛볼 수 있는, 그리고 그 마음이 주님의 마음이라는 것을 알려 주는 듯 하는 메시지였습니다.

C.S 루이스는 ‘영광의 무게’라는 책에서 “우리는 무한한 기쁨을 준다 해도 술과 섹스와 야망에만 집착하는 냉담한 피조물입니다. 마치 바닷가에서 휴일을 보내자고 말해도 그게 무슨 뜻인지 상상하지 못해서 그저 빈민가 한 구석에서 진흙 파이나 만들며 놀고 싶어 하는 철없는 아이와 같습니다. 우리는 너무 쉽게 만족합니다”라고 말합니다. 

포도원 주인은 자신의 이익보다 누군가를 배려하고 그가 기쁨을 누리는데 도움이 되면 그것을 할 수 있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마치 어린 자녀들이 엄마가 준비한 음식을 아주 맛나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아빠는 ‘내가 이 맛에 돈 버는 거지’ 하는 마음으로, 엄마는 ‘내가 이 맛에 힘들어도 음식을 준비하는 거지’ 하는 마음이 드는 것처럼 말이지요.

천국 맛보기는 장터와 같이 자신의 이익이 가장 먼저고, 돈이 최고인 이 땅에서 조금은 그 마음을 내려놓고 누군가를 도울 수 있고, 섬길 수 있고, 상대방의 기쁨을 생각해 주는 마음에서 누릴 수 있는 이 세상이 알 수도, 줄 수도 없는 기쁨입니다. 

이 천국 맛보기의 기쁨을 진짜 이 땅에서 누리는 것이 당연한 게 우리 신앙인들 아닐까요? 천국을 맛보려면 지금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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