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방에 대한 간곡한 경고, 1524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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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연방에 대한 간곡한 경고, 1524년(2)
  • 주도홍 교수
  • 승인 2019.07.3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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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54

사악한 관습

용병제도를 통해 들어온 부끄러운 검은 돈은 스위스 연방의 법질서를 어지럽히며 사악한 사회관습으로 자리 잡아 사회의 근본을 흔들어, 결국 그 돈을 주는 외국 권력의 종노릇을 하기에 이른다. 츠빙글리가 용병제도에서 직시하는 것은 인간의 이기심, 하나님의 분노를 일으키는 전쟁, 외국 권력과의 유착에서 거래되는 검은돈, 증오와 불신으로 인한 사회관습의 악화이다. 츠빙글리는 이 글을 통해 인간의 탐욕, 정당 전쟁, 평화에 대해 그의 성찰을 제시하는데, 21세기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 글의 목적은 두 가지인데, 스위스 연방이 외국 세력을 경계하도록 함과 검은 돈에 종속되지 않고 자유를 누리도록 함이다. 


용병제도의 위험

츠빙글리에게 용병제도를 통해 나타나는 가장 무서운 위험은 결국 사람들이 하나님의 분노와 심판에 놓이게 된다는 점이다. 그 예가 전쟁으로 외국 세력에 의해 한 나라의 법과 권리가 짓밟히는 것이다. 전쟁권은 폭력에 의해 법이 짓밟힘을 당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 츠빙글리는 전쟁권, 곧 전쟁의 폭력을 강하게 부정한다.

“우리는 절대로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됩니다. 그리스도의 계명에 의하면, 우리는 우리를 비난하는 사람과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하나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는 한쪽 뺨을 맞으면 다른 뺨을 내밀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될 것입니다.(마5:39, 44-45)”(『츠빙글리 저작 선집 1』, 126.)

두 번째 위험은 외국 세력에 의해 법질서가 망가진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외국 세력의 돈과 뇌물로 귀와 눈이 멀어, 자국의 재산을 보호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외국 정치 지도자를 섬기기 위해 자신을 잃어버린다. 공적 악에 저항하지 못하며, 공적 이익을 대변하지 못한다. 결국 ‘돈으로 움직이는 도시’로 전락한다.

세 번째 위험은 용병으로 인해 외국의 더럽고 저급한 문화가 유입되어, 지금까지의 건전한 문화와 사회적 관습이 위협을 받게 된다. 용병으로 인한 돈의 유입은 강인한 국민성을 점차 망가뜨리고, 그저 편하고 안락한 삶과 사치스러운 삶을 추구하게 한다.

네 번째 위험은 용병제도를 통해 유입되는 돈은 결국 힘 있는 나라의 포로가 되어 속국으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외국 권력자들에게서 오는 돈을 주의하십시오! 그 돈이 우리를 망가뜨릴 것입니다. 가능한 한 그 돈에서 자유롭게 되십시오. 만약 우리가 그러한 사회적 악을 고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후에 매우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돈과 재산을 잃어버리는 것이 여러분을 괴롭히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죽도록 좇아가는 세상의 재화란 하나의 비참한 재산에 불과합니다. 인간의 재산이란 새를 꼼짝 못하게 만들어 잡는 아교풀처럼 사람을 잡는 아교풀과 같습니다. 외부의 도움이 없다는 것이 여러분을 불안하게 만들지 못할 것입니다. … 하나님이 우리들의 소리를 들으시고 우리를 복된 길로 인도하시도록 정의로운 모든 사람은 항상 하나님을 찾아야 합니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1』, 13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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