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도 ‘우울증’ 예외 아니다…“자살 고위험군 파악해야”

“교회 내 자살예방교육 필요, 믿음과 별개로 다뤄야” 정하라 기자l승인2019.07.19 17:58:44l수정2019.07.22 11:33l1494호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최근 정두언 전 의원과 배우 전미선 씨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가운데, 두 사람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공통된 원인은 ‘우울증’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두 사람 모두 기독교인인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충격을 준다. 신앙인도 자살과 우울문제에 있어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과거 자살을 시도했다는 30대 크리스천 청년 A씨는 “모태신앙이지만, 결혼을 생각하던 남자친구와 헤어지면서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다. 교회 리더 언니를 통해 이런 문제를 털어놓았지만 기도해보자는 대답만 돌아왔다”며,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매일이 공허하고 답답해 숨을 쉬기 힘들다. 당시 자살시도까지 했지만 그 누구에게도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자살을 선택한 극단적 사례도 있다. 주변에 같은 대학부 청년이 우울증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전한 B씨(25)는 “겉으로는 밝은 모습이었기에, 우울증을 겪었을 것으로는 감히 생각하지 못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같은 그룹 안에서 자신의 속 깊은 문제를 털어놓지 못하고 겉도는 이야기만 한 것 같다. 미리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계속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오늘날 많은 현대인들이 우울증을 비롯해 심각한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지난 2014년 46만명에서 2018년 59만명까지 증가했다. 우울증 환자 역시 같은 기간 58만명에서 75만명으로 늘었다. 불안장애 환자는 53만명에서 69만명으로, 공황장애 환자는 9만명에서 16만명으로 증가했다.

우리나라 2017년 인구 10만명 당 자살률은 전년보다 4.8% 감소한 24.3명을 기록했다. 그나마 자살률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가 중 자살률 2위의 높은 자살률을 보이고 있다. 자살의 주된 원인이 우울증이라는 점에서 ‘마음의 감기’라 불리는 우울증을 치료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자살 고위험군에 있는 이들을 발견하고 이들의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우울증을 겪는 이들은 자살을 시도하거나 극단적 행위를 하기 전 ‘살려달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52개 병원 응급실에 최근 3년(2016~2018)간 내원한 자살시도자 3만 8193명을 대상으로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조사한 결과 자살시도자 10명 중 6명은 실제로는 죽을 마음이 없던 것으로 분석됐다. 응답자 2만6872명 중 1만17명(37.3%)는 ‘도움을 얻으려고 했던 것이지 정말 죽으려고 했던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죽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실제 죽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응답도 6848명(25.5%)에 달했다.

우울증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믿음’과 결부시켜 생각하는 교회 분위기로 인해 기독교인은 내색을 하지 못하고 더 큰 심리적 압박을 겪는 경우도 많다. 그로인해 자신의 내적 문제에 스스로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

기독교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 대표 조성돈 교수(실천신대)는 “기독교인의 우울증과 자살문제를 신앙적 잣대로만 해석하려 해서는 안 된다. 교회 공동체 내에도 우울증이나 자살로 고민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믿음과 결부시켜 생각하기에 자신의 문제를 터놓고 말하는 것을 꺼려한다”고 진단했다.

또한 조 교수는 “물론 기도도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절박한 상황에 있는 이들을 위한 실제적인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자살 고위험군에 있는 이들을 발견하고, 지속적 관심과 연락 등의 목회적 돌봄이 더욱 요청된다.

특히 교회 소그룹 리더들이 자살예방 교육을 받아 ‘라이프키퍼(Life keeper)’로서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조 교수는 “자살 위험군에 있는 이들을 가장 발견하기 쉬운 위치에 있는 이들이 ‘소그룹 리더’”라며, “무조건 믿음으로 극복할 것을 요구하기보다는 자신의 문제를 터놓고 이야기하고 스스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하라 기자  jhara@igoodnews.net

<저작권자 © 아이굿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하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윤리강령
제호 : 기독교연합신문사 아이굿뉴스 | 서울시 서초구 효령로 118 | 전화번호 02)585-2751~3 | 팩스 : 02)585-6683
인터넷신문등록번호:서울아04554 | 등록일자 : 2017년 6월 2일 | 발행인:장종현 | 편집인 이찬규 | 청소년보호책임자:이인창
Copyright © 2019 The United Christian Newspaper. All rights reserved. Mail to igoodnews@igoodnews.net
아이굿뉴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