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 믿다간 낭패, 갈등 차단할 정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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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믿다간 낭패, 갈등 차단할 정관 필요하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9.07.18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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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회표준정관’으로 본 교회 정관 이렇게!
▲ 교회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정관 마련이 중요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정관 제정을 미루는 교회가 적지 않다.

“교단 헌법이 있는데 굳이 교회 정관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요?”

“우리 교회는 전 성도들이 은혜 가운데 함께 하고 있습니다. 교회 안에 문제가 생긴다면 평화롭게 해결할 자신이 있는 신앙공동체입니다.”

교회 정관의 중요성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지만, 상당히 많은 교회들은 정관 마련에 소극적이거나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교회가 부흥 성장하는 만큼 이면에서는 분쟁의 요소도 늘어났다. 교회 분쟁을 겪어본 교회라면 정관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 알고 있지만, 대부분 교회와 목회자들은 막연하게 필요성만 인식하고 있다. 당장 별 문제가 없기 때문에 정관 제정에 유보적인 것이다.  

한국교회법학회는 공청회와 자문 등을 거쳐 지난 9일 ‘한국교회표준정관’과 매뉴얼을 발표했다. 이번에 공개된 ‘표준정관’이 구속력이 있거나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지만 교회에서 정관을 만들 때 충분히 참조할 수 있는 필수 요소들이 담겨 있다. 교회를 위한 길라잡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가 정관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번에 발표된 ‘표준정관’을 기반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교회정관’, 반드시 교인 총회에서
교회 정관은 교회의 목적과 사역, 교회 구성원들의 지위 등을 담은 규칙이자 규범이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핏 값으로 세워졌지만, 세속적으로는 비법인 사단에 해당한다. 비법인 사단이 국가법적 실체를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정관이며, 교회가 분쟁에 휩싸여 소송으로 비화됐을 때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정관을 제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반드시 교인들의 총회에서 만들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장로교단 ‘공동의회’, 감리교 ‘당회’, 성결교 ‘사무총회’, 기하성 ‘운영위원회’가 같은 표현이다. 정관을 만들어 당회나 제직회 결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 우리나라 법원은 당회가 만든 정관을 근거로 교회재산을 처분한 사례에 대해 매매계약은 무효라는 판례를 두고 있다. 

서헌제 교수(중앙대)는 “교회 정관은 성경을 보다 구체화한 신조, 교리, 교단헌법 등에 근거를 두는 동시에 국가법인 민법에 기반을 둔 양면성이 있다”면서 “교회 정관은 신앙공동체와 사회적단체로서 균형을 이룰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교회 정관을 구성할 때에는 각 교단 헌법의 뼈대를 활용하면 좋다. 표준정관의 구성을 보면, 제1장 ‘총칙’에서는 교회의 교리와 신조 및 구성 원칙을 선언하고 제2장 ‘교인’에서는 교인의 자격과 권리의무, 제3장 ‘교회의 직원’에서는 목사와 장로, 집사 및 권사의 지위와 사역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제4장 ‘교회의 기관(회의)’에서는 당회, 교인총회, 제직회와 같은 교회 의사결정기구와 절차, 제5장에서는 ‘교회의 재산과 재정’ 제6장 ‘보칙’은 정관의 개정과 교회해산, ‘부칙’에서는 효력발생과 경과규정을 정했다.  

서 교수는 “담임목사의 영적 카리스마에 의해 질서를 유지해왔거나 교단 헌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교회 정관에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교회 정관은 장래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대비하고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관은 간결하고 핵심적인 내용으로
정관을 매우 구체적이고 복잡하게 만들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너무 구체적이면 오히려 문제해결을 더 까다롭게 할 수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융통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관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교인총회를 개최해야 가능한데, 소집 자체도 쉽지 않고 정관개정 의사정족수 기준 역시 높아 진통까지 예상할 수도 있다. 

음선필 교수(홍익대)는 “교회 정관이나 규칙, 세칙 등에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사항은 총회헌법이 적용된다는 보완규정을 두면 된다”면서 “총회헌법에 있는 상세한 내용을 중복할 필요가 없고 교회 특성에 맞게 기본적인 상황만 정하고 나머지 사항은 교단 헌법에 맡기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정관 조항을 구성할 때 실정법상 무효인 내용이나 불필요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당회 결의가 있어야 교인총회 소집 요청이 유효하다는 조항, ‘회집된 교인 과반수’만으로 의결정족수가 성립한다는 내용도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다. 

종교인 과세, 대비조항 필요하다
2018년 종교인 과세제도가 시행되면서 교회 분쟁을 막고 세무조사에 대비하기 위해 정관에 꼭 필요한 조항이 있다. 모범정관 제5장 교회의 재산과 재정에 해당하는 내용이 이에 해당한다. 

종래에는 목사에게 지급되는 사례비에 대해 공적 부분과 사적 부분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지만 종교인 과세가 시행됨에 따라 이 부분의 경계를 선명하게 해야 한다.

특히 비과세소득으로 구분되는 ‘목회활동비’의 사용처나 증빙기준을 마련해야 세무조사로 인해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다. 한국교회법연구원은 종교활동비에 대한 상세한 규정을 정관에 둘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상세한 규정 때문에 오히려 목회활동비의 융통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교역자 사례비와 종교 활동비 지출비용을 구분기장하고 회계처리 하도록 한다”는 모범정관 제55조, “종교활동비는 교회 명의 종교활동비 통장으로 입금하며 관리는 목회실에서 담당한다”는 제61조는 참고해야 할 중요 내용이다. 구분기장과 관리되지 않은 종교활동비는 지급명세서 총액을 기재해 세무서에 신고해야 하지만, 규정이 있는 경우 해당 비용은 신고할 필요가 없다. 

유지재단 편입에 대한 정관 규정도 둘 수 있다. 유지재단 편입의 경우 교회 재산을 되돌려 받을 수 없을 것에 대한 염려가 있지만 2013년 부동산실명거래법 개정으로 명의신탁을 인정받게 돼 회수가 가능하다.  

서헌제 교수는 “한국교회표준정관은 주요 교단과 교회, 단체의 모범정관에서 공통요소를 추출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기본내용으로 구성됐다. 이런 요소와 각 교회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리 교회에 맞는 정관을 반드시 만들어야 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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