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재심 판결, 또 다시 연기…8월 5일 재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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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재심 판결, 또 다시 연기…8월 5일 재논의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9.07.16 2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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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국 “만장일치 이루기 위한 것”
▲ 회의실을 빠져 나오는 재판국장 강흥구 목사.

교회와 사회의 관심을 모았던 명성교회 김하나 위임목사 청빙에 관한 재심 선고가 또 다시 미뤄졌다. 예장통합 재판국(국장:강흥구 목사)은 16일 재심을 위해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4층 회의실에 모여 장장 4시간에 걸친 논의를 이어갔지만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선고는 오는 8월 5일로 예고됐다.

이날 회의실에는 15명의 재판국원 중 지난 15일 사임한 1명을 제외한 14명이 집결했다. 오전 11시 예배로 시작해 오후 1시부터 회의에 들어갔다. 앞서 3건의 심리를 먼저 처리한 후 본격적으로 명성교회 재심건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은 오후 5시 즈음이었다.

논의가 계속됐지만 쉽게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 오후 7시 30분경에는 재판국원 2명이 “바로잡으려 했지만 이 재판에는 기대할 게 없다”며 퇴장하기도 했다.

결국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오후 9시가 돼서야 회의가 마무리됐다.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재판국장 강흥구 목사는 “지난 6월 회의에서 오늘 결론을 내리기로 약속을 해서 꼭 결론을 내리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해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 이 문제를 놓고 우리가 최선을 다해 의논했지만 두 분이 나가시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다음 달로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심을 맡고 있는 오양현 목사는 “명성교회 사건의 심각성, 그리고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누구보다 기도하며 성경과 헌법과 신앙고백을 담아 이 시대에 올바른 판결을 내놓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 논의하다보니 판결을 다음 달로 미루게 됐다”고 밝혔다.

재판국이 이날도 판결을 내리지 못한 것은 표결 없이 만장일치 합의를 이루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국원 윤재인 장로는 “어느 정도 의견의 일치를 이뤘다.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는 만큼 한국교회와 사회에 확실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만장일치를 이루려 하다 보니 판결이 미뤄졌다. 오는 8월 5일에는 꼭 선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국원들이 회의실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세습반대 시위를 펼치던 장신대 학생들과 실랑이도 일었다. 장신대 학생들은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으시냐”고 외치며 “세습철회” 구호를 외쳤다.

시위에 참여했던 장신대 재학생 김주영 전도사는 “지난해 판결에서 찬성과 반대표를 던졌던 명단이 공개되면서 양쪽 다 비판을 받아야 했다. 지금 재판국이 만장일치를 이루겠다는 것은 자기 신념을 버리더리는 한이 있어도 만장일치라는 그늘 뒤에 숨어 손가락질을 받지 않겠다는 뜻으로 직무유기이고 자격박탈감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한편, 명성교회 위임목사 청빙건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서울동남노회 신임원단 김수원 목사의 면직·출교 상고건에 대한 심리도 이날 함께 열렸다.

심리에 출석해 변론을 마친 김수원 목사는 “헌의위원회가 명성교회 위임목사 청빙의 건을 심의하고 반려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가 이번 사건의 핵심이었다. 오늘 변론에서 재판국원들이 헌의위원회가 반려기능을 갖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재판국원들이 법리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이어 “총회 결의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많은 분들이 지난해 103회 정기총회에서 총대들이 재심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명성교회 측에서도 총회에서 재심을 결정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고 항의하고 있다. 하지만 재심은 원고인 동남노회 비대위가 지난해 8월 7일 선고 이후 한 달 이내에 재심 신청을 제기하면서 진행됐다. 적법한 절차를 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회의실 밖에서는 장신대 학생들이 세습철회를 외치며 시위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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