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실은, 사랑받고 싶어요!

노경실 작가의 영성 노트 “하나님, 오늘은 이겼습니다!”-84 노경실 작가l승인2019.07.16 16:55:56l1493호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고린도전서 9:24> 경기장에서 달음질하는 사람들이 모두가 달리지만 상을 받는 사람은 하나뿐이라는 것을 여러분은 알지 못합니까? 이와같이 여러분도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달리십시오.

요즘 나는 작년처럼 8개의 중고교를 순회하며 창작교실을 하고 있다. 사춘기라는 문 앞에 서 있거나 사춘기를 통과하는 아이들, 또는 금방 사춘기 세계를 탈출하여 숨을 헐떡이며 주저앉고 있는 아이들. 이 아이들을 문학이라는 그라운드 안에서 함께 만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그러나 한편으로는 수많은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없음에 통탄하며, 지내고 있는 요즘이다. 

그런데 지난 금요일이었다. 한 고등학교에 들어서기도 전에 가슴이 뛰었다. 두 팔을 벌리고 서 있는 높이 4~5미터의 회색빛의 동상, 겉옷 자락 아래로 예수님의 거친 발가락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교문 앞에서도 선명하고 섬세하게 보이는 예수님의 모습. 내가 감격한 것은 동상이 아니라 이 학교가 이토록 강건한 기독교 정신의 학교라는 것이었다.

교문을 지나 학교 안으로 들어간 나는 동상 앞으로 갔다. 그런데 동산 옆에는 모자를 쓴 세 명의 젊은이가 전속력을 내며 자전거를 달리는 조각물이 잔디 위에 있었다. 세 젊은이가 자전거에서 반쯤 허리를 숙이고 달리는 모습. 힘과 속도감, 그리고 청년의 아름다움을 단박에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나를 사로잡은 것은 세 개의 자전거 앞에 놓인 작은 바위였다. 바위에는 고린도전서 9장 24절의 말씀이 새겨져 있었다. 나는 그 구절을 외우고 후다닥 교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물었다. 

“세 대의 자전거 앞에 있는 바위의 글을 외우는 사람?”

아이들의 대답은 놀라웠다.   

“무슨 글이 있는데요?” “모르는데요” 

“선생님들이 한번 정도는 말해주거나, 그 말씀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나요?”

“아뇨…”

교실에는 스무 명이 넘는 아이들, 1, 2, 3학년이 함께 있는 창작교실. 그러나 그 학생들 중에 단 한명도, 심지어는 3학년조차 바위의 글이 무언지 알지 못했다. 내가 암송해주자 아이들은 “와!” 하며 박수를 쳤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내내 마음이 아파 견디기 힘들었다. 그 학교의 선생님들 중에 분명 크리스천이 있을텐데, 왜 그 바위에 쓰인 글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을까? 그 말씀을 가지고 아이들과 한번 만이라도 신앙의 경기에 대해, 불굴의 달리기에 대해 진지한 시간을 갖지 않았을까? 

그리고 며칠 뒤, 나는 다시 그 문학수업을 하러 그 학교에 갔다. 나는 또 물었다. 
“바위의 그 글을 읽어보았나요?”

그러나 단 한 명도 그 말씀을 읽어보려고 바위 앞으로 간 아이는 없었다. 나는 화를 낼 뻔 했다. 대신 학교까지 오는 동안 지하철에서 외운 그 말씀을 영어로 낭송했다. 이번에도 아이들은 “와!” 하며 박수를 쳤다. 그 순간, 나는 화를 내고 말았다. 아주 작게….

“여러분 뭐가 와... 입니까? 여러분 매번 이런 식으로 사건이나 사람, 상황 등에 반응하다보면 여러분은 평생 남의 뒤에서, 또는 남의 얼굴을 우러러보며 박수를 쳐야 합니다. 문제는 이게 아닙니다. 옳지 않은 일, 정의롭지 못한 사람, 두 눈에 빤히 보이는 더러운 일 등인데도 무조건 박수를 치며 따라가는 인생이 될 수 있습니다.”
나는 몇 번이나 예수님에 대해 말하고 싶었지만 참아야 했다. 아이들이 착해서일까... 얼굴마다 미안함이 가득했다. 큰 잘못을 한 사람들처럼 머리를 긁적이거나 고개를 숙인 아이들을 보고 있으려니 한 달 전, 한 중학교에서 아이들이 쏟아놓은 말이 생각났다. 

“중학생이 되면서 교회 끊었어요, 교회 안 나가도 연락오지 않으니까 편해요, 교회 안 나가도 목사님(전도사님)이나 선생님들이 걱정 안 하는 것 같은데요.”

아이들은 중고등학교 때에 한번 정도 교회이탈을 한다. 이유야 사람마다 다르지만 그 이탈 뒤에는 많은 아이들이 비슷한 갈망을 겪는다. 

‘한번만 더 나를 찾아오면(나에게 전화를 해 오면)…’

“이제는 나가고 싶지만 오라고 부탁하는 사람도 없는데, 나 스스로 교회를 간다면 오히려 X 팔릴 거 아니야?” 

‘와, 교회 선생님들도 학교 선생님들이랑 똑같구나. 내가 교회도 안 나가는데 연락 한번 안 하네… 만날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노래는 부르면서…’
지금도 많은 아이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오고 싶어하지만 먼저 손잡아주는 이 없어서 그대로 세상으로 흘러가는 아이들이 부지기수이다. 우리의 복음 전도의 경주를 멈추지 말자, 누가 자기 이름을 다정히만 불러줘도 그대로 으앙하고 통곡하며 우는 아이들을 위해.

노경실 작가  igoodnews@igoodnews.net

<저작권자 © 아이굿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노경실 작가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윤리강령
제호 : 기독교연합신문사 아이굿뉴스 | 서울시 서초구 효령로 118 | 전화번호 02)585-2751~3 | 팩스 : 02)585-6683
인터넷신문등록번호:서울아04554 | 등록일자 : 2017년 6월 2일 | 발행인:장종현 | 편집인 이찬규 | 청소년보호책임자:이인창
Copyright © 2019 The United Christian Newspaper. All rights reserved. Mail to igoodnews@igoodnews.net
아이굿뉴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