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비밀스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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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비밀스런 이야기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9.07.15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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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야마 히로시 감독의 ‘나는 예수님이 싫다’ 8월 개봉

4:3 비율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미장센

소년과 예수님의 일상 동행 ‘흥미진진’

▲ 오쿠야마 히로시의 ‘나는 예수님이 싫다’가 오는 8월 관객들과 만난다.

예수님을 만나 행복해졌음에도 “나는 예수님이 싫다”고 말하는 소년. 그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전 세계 영화제와 평단을 사로잡은 화제작 ‘나는 예수님이 싫다’가 오는 8월 한국의 관객들을 만난다. 제66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역대 최연소로 수상한 오쿠야마 히로시의 ‘나는 예수님이 싫다’는 최근 개봉을 앞두고 예고편을 공개했다.

 

돋보이는 환상적 연출

이 작품은 모든 것이 낯선 열두 살 전학생 ‘유라’와 오직 그에게만 보이는 작은 예수님과의 놀랍고 사랑스러운 비밀을 담은 웰메이드 드라마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은 소년 유라가 작은 시골 마을로 이사 가는 장면으로 시작해 열두 살 소년의 순수한 감성과 따스한 온기가 전해져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도쿄를 떠나 할머니 댁에서 새롭게 학교를 다니게 된 유라에게 적막한 시골마을은 낯설기만 하다. 유라가 새롭게 전학 온 곳은 마침 기독교 학교. 예배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유라에게 선생님은 “조회와 비슷한 것”이라고 소개한다.

유라는 주문을 외우는 것 같은 ‘기도’를 생전 처음 하면서 “이 학교에서 친구가 생기게 해달라”고 빈다. 그 순간 유라는 예수의 환상을 본다. 홀로그램과도 같은 모습의 귀여운 예수님의 환상은 유라의 일상과 함께하며 기도를 들어준다. 그렇게 예수님은 유라에게 친구도 주고 용돈도 주고 별똥별도 보여준다. 유라와 친구 카즈마가 새하얀 눈밭에서 뛰어 노는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풍부하게 담아낸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예수님을 만나 이렇게 좋은 일만 겪은 유라가 ‘나는 예수님이 싫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증은 극장에서 작품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 도쿄를 떠나 시골 할머니 집으로 이사온 유라. 기독교학교로 전학 온 유라는 첫 번째 기도에서 예수님의 환상을 본다. 이후 유라가 기도할 때마다 예수님은 그 기도를 들어준다.

천재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

천재 감독으로 현재 일본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나는 예수님이 싫다’의 오쿠야마 히로시 감독은 22세의 나이로 제66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의 트로피를 거머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도 지난 2003년에 이 상을 수상하면서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이밖에 이 작품은 제12회 더블린국제영화제 촬영상과 제3회 마카오국제영화제 특별언급상, 제29회 스톡홀름국제영화제 촬영상을 거머쥐며 작품성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

특히 클래식한 4:3 화면비는 관객의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다.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일본의 유명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이 작품에 대해 “새롭고, 묵직하다, 무엇보다 재밌다”고 감상을 전했고,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츠는 “가와세 나오미, 미이케 다카시,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잇는 유망한 일본 천재 감독의 반가운 등장”이라고 호평했다. ‘러브레터’의 이와이 슌지 감독은 “아이 못지않은 상상력이 있어야만 이룰 수 있는 기적의 영화”라고 추천했고,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연출한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은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전체 상영시간은 72분에 불과하다. 클레식한 4:3 비율의 화면은 겨울의 아름답고 차분한, 푸른 톤의 잔잔한 색감으로 관객에게 아날로그적 감성을 불어 넣는다.

 

▲ 겨울을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연출이 돋보이는 '나는 예수님이 싫다'.

예수님이 싫다고 한 이유는?

영화가 시작되고 19분 30초. 난데없는 ‘나는 예수님이 싫다’는 문구의 타이틀이 등장한다. 이 시간은 유라가 예수님을 본 직후여서 더 뜬금없게 느껴진다. 극의 내용이 점차 밝아지는 와중에 아이러니하게도 화면을 구성하는 색감은 점차 어두워진다.

성경을 좀 읽어본 사람이라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한 번도 성경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주인공 유라에게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종교가 없거나 혹은 신이 정말 존재하는지 궁금한 사람도 영화를 보다 보면 머릿속에 생각이 많아진다. 특히 신이 있는데 세상엔 왜 이렇게 어렵고 힘든 일들이 많은지 불만이 있는 사람에게는 묵직한 ‘한 방’을 선사할지도 모르겠다.

한편 필름포럼은 정식 개봉을 앞두고 오는 29일 오전 10시에 신촌 필름포럼 영화관과 카페에서 ‘난 예수님이 싫다’ 상영회와 브런치를 겸한 강의를 진행한다. 필름포럼은 “정신의학자 폴 투르니에는 고통이 있다고 반드시 성숙하거나 창조성을 획득하는 것은 아니지만, 창조적인 삶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고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며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누구나 겪어봤을 법 하지만, 좀처럼 얘기하지 않는 진실 하나를 나누고자 한다”고 소개다. 이어 “시네마브런치 7월의 영화 ‘나는 예수님이 싫다’를 통해 삶과 신앙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고 전했다. 필름포럼 대표 성현 목사가 시네마 큐레이터로 나서며 수강료는 15,000원이다. 

▲ 영화 ‘나는 예수님이 싫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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