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를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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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를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 송태호 원장
  • 승인 2019.07.0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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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사 송태호의 건강한 삶 ⑨ 행복한 신앙

병원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계절을 따라 도돌이표를 연주하는 느낌이 든다. 계절마다 그 계절에만 볼 수 있는 환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계절과 달리 여름철이 오면 제 때에 치료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게 되는데 바로 여름 휴가 때문이다.

40대 중반의 남자 환자가 퀭한 눈으로 진료실로 들어 와서 아주 지친 표정으로 이야기 한다. “여름 휴가를 다녀 왔는데, 뭔가 잘 못 먹어서 그런지 휴가 첫 날부터 위,아래로 토하고 쏟고 그냥 방에 누워 만 있다가 병원에 올 날만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아니 휴가를 떠났으면 휴식을 취해 몸과 마음을 재 충전하고 와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사정을 알아보니 오랜만에 가장 노릇을 하려고 큰 마음을 먹고 가족들 모두 해외여행을 떠났는데 해외에 도착한 첫 날 그만 사단이 나고 만 것이다. 가장이 이 모양인데 같이 간 가족들이라고 편한 마음으로 휴가를 즐겼을 리 없는 것이 당연지사다. 큰 비용을 들여 계획한 여행이 엉망진창이 되고 만 것이다. 

우리나라의 여름 휴가는 짧다. 여행이라도 떠난다면 휴가가 시작하는 날 새벽부터 서둘러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집에 휴가 마지막 날 늦게 도착해서 그 다음날부터 출근해야 하는 것이 대부분 직장인들의 일정일 것이다. 이런 빡빡한 여름 휴가 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휴가자의 건강이다. 미안한 마음에 휴가 전부터 맡은 일을 끝내기 위해 야근을 불사하고 동료들과 회식을 하다 보면 휴가를 가기 전부터 몸과 마음은 이미 지쳐 있기 십상이다. 이렇게 피곤하고 몸의 밸런스가 깨진 상태로 떠나는 여행은 십중팔구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 

또 매일 같이 복용하는 약이 있는 만성 질환자들은 여행 중에 약 복용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다. 조절이 잘 되던 혈압 환자, 당뇨 환자들이 여행 중의 식이요법 실패로 휴가 후까지 조절이 안 되는 일도 다반사이다. 만성질환자라면 여행 중에도 복용 약을 절대로 거르지 말고 분위기에 휩싸여 지나친 과식, 과음 등 유흥을 삼가야 한다. 

건강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환경이 전혀 다른 곳에서는 소화기 질환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냉방이 잘 되어 있는 숙소에서 감기에 걸릴 가능성도 굉장히 높다. 휴가여행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여행지가 국내라면 근처의 의료기관과 약국의 위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다행이 우리나라는 119에 연락하면 위급한 상황에서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만약 해외를 나가는 것이라면 상비약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아이가 있다면 반드시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해열제, 소화제, 지사제, 두드러기에 대비해 알러지 약 정도는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해외 여행 시 꼭 보험을 들고 그 보험이 질병에 대해서도 보장이 되는 지도 확인해 두어야 한다. 

휴가지에서의 병도 역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더 자주 생기기 마련이다. 휴가를 가족에 대한 의무나, 꼭 잘 놀아야 겠다는 마음 보다는 항상 똑같은 환경을 벗어나 쉴 틈 없이 달려온 일상에 가벼운 브레이크를 밟아 바깥 풍경을 감상한다는 마음으로 보낸다면 휴가 중 아플 일도 적을 것이며 휴가 후 일상에 복귀하기도 쉬울 것이다.

대부분의 휴가 여행은 주말을 끼고 하게 된다. 조금이라도 알차게 즐기기 위해서다. 성도님들에게 한 가지 권유하고 싶은 것은 휴가지에서 주일을 보낼 경우 주변의 교회에 들러 주일 예배를 드리라는 것이다. 조금만 알아보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교회를 찾을 수 있으며 주일 성수를 지킬 수 있다. 고즈넉한 휴가지에서 드리는 주일 예배는 또 다른 소중한 경험이며, 믿음이 자라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송내과 원장·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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