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똑똑한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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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똑똑한 사람은 없다
  • 정석준 목사(산성교회 담임)
  • 승인 2019.07.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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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의 시사영어 - 81

자라면서 나는 똑똑하다는 소리를 제일 많이 들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듣기위해 엄청 나서서 들이대길 좋아했다. 아버지는 그런 나를 아끼셨고 대신에 무던한 형제들은 공연한 핀잔받기 일수였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고 보니, 나대며 잘난 척하나 부족한 듯, 무지한 듯 산 삶이나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 모습을 본다. 오히려 형과 막내는 우리교회 안수집사들이다. 지난 40여년 정말 아무 말 없이 목회를 도와 충성했다. “형만 한 아우는 없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이다. 숨어 모자란 척 해준 덕분에 오히려 우리형제는 싸움 없이 잘 지낸다.  

여섯 개의 나라를 멸망시키고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의 시황제는 정책의 혼선이 일어나자 역사와 의술, 농경분야를 제외한 모든 책을 불살라(burning of texts)버렸다. 이듬해엔 학자들의 입을 막기 위해 수 백 명을 잡아 생매장(live burial of 460 Confucian scholars)을 했다. 이른바 ‘분서갱유(Burning of books and burying of scholars)’ 사건이다. 기원전 3세기의 일이니, 소위 ‘지식의 시대(The Age of Knowledge)’를 지나면서 구약성경이 중국에 전해졌다는 가정을 해보면, 힌트를 여기서 얻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모세에게 말씀을 배운 백성들이 각자의 생각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견해가 같은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무리를 지었다. 오직 순종하는 것으로 공동체 관계를 형성해 가던 그들에게 갈등이 생기고 서로 반복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들은 뭉쳐서 모세를 대적했고 불(fire)의 대결을 제안했다. 그러나 그들은 불의 심판을 받고 구덩이에 파묻혀 죽는 일로 끝이 났다. 제법 됐다 싶으면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잘난 인물인줄 착각하게 되지만, 금 그릇은 주인이 그처럼 귀하게 쓰실 때에야 비로소 가능함을 잊은 결과이다.

시절이 어수선 하면 ‘사이비 예언가’들이 대거 출현한다. 좀 배웠다하면 모두 한마디씩 한다. 다 드러난 사실을 자기가 맞췄다고 우기면서, 상대방을 무시한다.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자들일수록 미래를 말한다. “배움은 비움이다.”라고 했다. 공부해서 돈 좀 벌어보겠다는 일차원적 사람에게는 평생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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