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보자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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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보자 누구?
  • 이찬용 목사
  • 승인 2019.07.0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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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68)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와 ‘어차피 살 거라면 100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의 저자 이근후 박사의 이야기다. 

“50년 넘게 정신과 의사로 환자들을 진료하며 반복되는 싸움으로 나를 찾은 많은 부부들을 만났다. 부부 싸움 부동의 1위 내용은 ‘이 사람은 젊었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같은 문제로 싸웁니다’ ‘이 이는 원래 이런 사람이에요 절대로 안 바뀌어요. 지금까지 같이 산 제가 바보죠’였다.” 이런 식의 싸움이 반복되면 부부는 갈등에 지치고 결국 관계를 정리하려 한다네요.

미국 제 39대 대통령인 지미 카터는 재임 중 실패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지만 퇴임 후에는 세계평화에 기여한 공로와 해비타트 운동 등 각종 봉사활동으로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해군 장교 출신의 그는 완벽주의자로 모든 일처리를 완벽하게 했지만, 특히 시간관념에 철저해서 약속시간 30분 전에 도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반면 그의 아내 로잘린 여사는 사람 좋고 온화하며 현숙한 신앙 깊은 여성이었는데 약속시간이 임박해서 이것저것 챙기다가 약속을 시간을 늘 지키지 못해 늦게 도착하곤 하는 성격이었다네요. 믿음 좋은 카터는 아내의 이런 나쁜 습관을 고치려고 타이르기도 하고 강압적으로 훈계하기도 하는 등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아내인 로잘린은 그 습관을 절대 고치지 못했고 부부는 이일로 자주 다투곤 했다지요. 노년에 이른 카터가 아내에게 생일 카드를 쓰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해도 못 고치는 병이니 아내의 그 버릇을 내가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겠다” 그래서 그는 마음을 담아 이렇게 쓴 생일 카드를 아내에게 보냈습니다. “내가 지금껏 당신을 너무 많이 괴롭힌 것 같소, 지금부터 당신이 나와 시간 지키는 일로부터 진정 자유로워져도 좋소.” 이 편지를 받은 아내 로잘린 여사는 너무나 기뻐하면서 남편에게 이렇게 고백했구요.

“고마워요 당신이 내게 준 최고의 값진 생일 선물이에요!” 사람은 결코 쉽게 바뀌지 않는대요. 사람의 성격은 유전적 요인, 가족관계, 사회적 배경 등 그가 살아온 궤적과 긴밀하게 맞닿아 있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몇 십년에 걸쳐 형성된 성격인데, 배우자가 원하는 모습으로 변하길 기다리려 ‘대체 언제 바뀔 거야, 언제 고칠 거야?’ 하며 사는 인생은 얼마나 불행할까요.

순천에 놀러 갔다가 “장뚱어탕을 먹을까?” “그건 겨울에 먹는 음식 아니야?” “꼬막 정식 먹을까?” “그것도 겨울이 제철 음식 아니야?” 하고 먹는 문제로 밤새 다투다가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다음날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며 그냥 집으로 돌아온 부부가 있대요~.

누구냐구요? 누구긴요? 지금 이 글을 읽으며 “그래~ 그래~~ 내 남편이 문제야”, “내 아내가 문제야~” 하고 생각하는 당신 아닐까요? 인간인 내가 배우자인 남편과 아내를 어떻게 바꾸겠어요? 상대를 바꾸려고 괜히 애쓰지 말구요. 다투는 문제가 뭐였는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어느 선에 가면 부부 싸움을 하는지도 생각해 보고 경계선을 그으세요. “이제 그만~~” 그 선이 보이시나요?

그 선을 넘으면 싸움이 시작된 답니다. “바꿔 보자” 누구요? 나요. 나 말이에요. 속 좁은 편견으로 배우자를 대하는 ‘나’를 바꾸는 게 상대방 바꾸는 것보다 먼저라네요. 그 인자한 카터 대통령이 노년에 아내를 대하는 방법이 정답 아닐까요.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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