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내려놓고 섬기는 것이 곧 일터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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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내려놓고 섬기는 것이 곧 일터신학”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9.06.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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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사역 연합모임, 지난 21일 로웰 바키 교수 초청 세미나

“지금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가부장적인 권력 구조는 사실 타락의 결과입니다. 하나님이 원래 계획하신 나라는 민족 간 분쟁이 없고 성차별이 없으며 세대 간의 갈등이 일어나지 않는 나라입니다. 일터에 하나님 나라가 세워지고 복음이 전해지기 위해선 먼저 지도자들이 권위주의를 내려놓고 섬기는 자가 돼야 합니다.”

각자의 일터에서 선교적 삶을 살기를 꿈꾸는 CEO들이 뭉친 일터사역 연합모임이 지난 21일 국제일의신학재단 대표 로웰 바키 교수를 초청해 쉐라톤 강남 팔래스호텔에서 세미나를 진행했다.

세계적인 일터 사역 전문가 로웰 바키 교수는 세미나에 모인 CEO들을 향해 권위를 내려놓고 조직 구성원들에게 결정권을 돌려줄 것을 주문했다. 사회에서 익숙한 상하관계와 권력구조는 사실 성경적인 모습이라 볼 수 없다는 것.

바키 교수에 의하면 인간사회는 창세기 3장의 타락과 저주로 하나님이 의도하셨던 모습에서 멀어졌다. 모두가 존귀하고 평등한 존재로 상생하는 것이 아닌 특정 계층이 권력을 쥐고 누군가는 잃고 있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해 싸우는 것이 타락으로 인한 저주다.

바키 교수는 “타락과 저주의 악영향은 가정과 정부, 교회, 그리고 비즈니스 전반에 미쳤다. 남성이 여성 위에 군림하는 것, 나이 많고 지위가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억압하는 것, 경영자만 파워를 독식하고 종업원은 부품으로 소모되는 것은 결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본연의 모습이 아니다”라며 “이제 우리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본연의 관계로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력을 가진 이들이 섬김의 자리로 내려오고 성별과 세대가 갈등 없이 평등해지는 것은 언뜻 이상적인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바키 교수는 오늘날 현실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뤄낼 수 있음을 믿어야 한다며 그것이 바로 일터신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십자가를 ‘내일을 위한 희망’이라 여긴다. 마치 십자가는 천국을 가기 위한 보증수표일 뿐 오늘 우리의 삶에는 사실상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처럼 가르친다”고 비판하면서 “십자가는 우리의 영혼을 구원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관계를 회복시킨다. 우리는 십자가의 능력으로 가정과 사회 속 관계의 저주를 풀고 하나님 나라를 이뤄야 한다”고 도전했다.

로웰 바키 교수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결정권을 돌려주는 것이 더 성경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이라 제안하면서 자신의 형인 데니스 바키가 운영하는 회사의 예를 소개했다. 데니스 바키의 회사에는 피고용인이라는 말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모두가 비즈니스맨이라 불린다. 리더는 청지기라 불리며 섬기는 자가 된다.

바키 교수는 “리더는 ‘내가 모두 결정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놔야 한다. 하나님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결정을 맡겨주셨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를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 하는 결정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지혜를 주시고 힘을 주시지만 그 결정을 대신 내리지는 않으신다”며 “결정의 권한을 나눠주는 것은 일터에 하나님의 나라를 회복시키기 위한 하나의 길이자 당신의 회사가 더 나은 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제안했다.

강의 후 참가자들 사이에서 ‘구성원들이 나쁜 결정을 내린다면 리더가 결정을 밀어붙여야 되지 않느냐’는 질문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바키 교수는 “회중들이 나쁜 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경영자 역시 나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의미 있는 결정을 내릴 때 일에 애정을 갖고 기여하며 한층 성장하게 된다. 회사에 소속된 개인이 성장할 때 회사도 성장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한편, 일터사역 연합모임은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12명의 CEO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일터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있다. 잡뉴스솔로몬서치 대표이사 김동연 목사는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나라와 의가 구현되는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모임”이라고 일사모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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