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기총, 이제 내려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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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기총, 이제 내려놓자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9.06.26 10: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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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이 전혀 아니다. 한때는 그럴 만했다. 1989년 한경직, 림인식 목사, 정진경 목사 등 존경받는 교계 원로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한기총. 교회와 세상의 보수적 가치를 대변하는 공교회적 목소리를 꾸준히 제시해왔다. 무엇보다 굵직한 교단들이 회원으로 참여하면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함께 보수와 진보라는 쌍두마차로서 한국교회와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쳤던 단체였다.

공든 탑도 순식간에 무너진다고 했던가. 2011년 개혁정관을 무력화하고 특정세력에 의해 좌지우지 되면서 한기총은 삐그덕 거렸다. 이단성 논란이 인사들마저 합류하면서 급격히 기울어져 갔다. 특정 정치세력을 옹호하면서 소통의 능력을 상실한 듯 변모해갔다.

그 시간을 보내면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주요 교단들은 이미 오래 전 한기총을 탈퇴했다. 그나마 한기총의 숨통 역할을 해왔던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마저 최근 전광훈 대표회장의 무리한 발언 여파로 행정보류를 선언했다. 이제는 이렇다 할만 중대형 교단은 한기총 내에는 없는 실정이다.

누군가는 한기총을 버리기엔 아깝다고 말한다. 문체부에 등록된 법인을 살려야 한다고도 한다. 한국교회 보수의 역사를 져버릴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 내려놓아야 한다. 세상이 교회를 비난하는 데 근거로 삼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기독교인들이 부끄러워하는 기관을 붙들고 있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도모해야 할 때이다.

지난 주일 교회에서 친하게 지내는 집사가 교회에서 물었다. “도대체 한기총이 뭐하는 곳인데 요즘 주변 사람들이 자꾸 물어보는 거예요?” 세세하게 설명할 수 있었지만 다 알려준다고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다. 아니 알려주는 것이 무익하다고 생각해 간단하게 대답했다. “한기총은 한국교회를 절대 대표하지 않는다고 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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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연 2019-07-27 11:10:48
한기총은 더 이상 개신교보수우파를 대변하는 단체가 아닌 이단사이비종교의 집합소로 변질되었으니 차라리 지옥으로 가는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