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슬기롭게 이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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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슬기롭게 이기는 방법
  • 송태호 원장
  • 승인 2019.06.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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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사 송태호의 건강한 삶 ⑧ 행복한 신앙

하남에서 의원을 운영할 때의 이야기다. 하남은 도시와 농촌이 같이 있는 동네다. 살기는 아파트에 살면서 비닐하우스에서 농사를 짓는 분들이 꽤 많았다. 어느 더운 여름날 오후 할머니 한 분께서 속이 안 좋으면서 어지럽다고 오셨다. 한 눈에 보기에도 얼굴이 창백하면서 병색이 완연했다. 생체징후 ( 혈압, 맥박수, 호흡수, 체온)를 측정해 보니 혈압은 정상이었으나 맥박수가 빨랐고, 호흡도 빨랐으며, 체온도 37.5도 정도로 약간 높았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비닐하우스에서 일 하시는데 새벽부터 일하시다가 차츰 어지럽고 속이 메슥거렸다고 했다.

일단 생리식염수를 주사하고 젖은 수건으로 마사지를 하도록 한 후 한 시간쯤 지나고 나니 이제 살만해졌다고 하셨다. 할머니는 더운 날 일하다가 생긴 ‘온열 질환’ 에 걸렸던 것이다. 할머니는 그나마 자기 몸의 이상을 느끼고 병원에 방문 하셨기에 망정이지 나타난 증상을 무시하고 계속 일 하셨다면 큰 일이 날 뻔했다.

더운 날씨에 우리 몸의 체온 조절 기능이 망가져 생기는 질환을 통 털어서 ‘온열질환’ 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일광화상, 열 경련, 열 탈진, 일사병, 열사병이 있다. 일반적으로 공사현장이나 군대 같은 공사 현장이나 군대 같은 장소가 더 잘 생길 것이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이런 곳에서는 기온에 따라 작업이나 훈련수칙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이 적다,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무작정 일하시다가 걸리는 경우와 어린이들이 땡볕에서 놀다가 생기는 경우가 제법 많다. 매년 몇 분 정도 온열질환으로 생명을 잃기까지 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일광화상, 열 경련, 열 탈진의 경우라면 그늘에서 체온을 내리고, 수분과 전해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회복이 되지만, 일사병이나 열사병의 경우는 병원치료가 필요하며 특히 열사병인 경우는 생명을 잃거나 회복하더라도 후유증이 심한 병이다.

기온이 높은 곳에 오래 동안 있게 되면 체온이 올라간다. 우리 몸은 올라간 체온을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땀이 나고, 피부 모세혈관을 확장 시켜 피부가 붉게 변하게 되고, 맥박이 증가하고 호흡도 증가해서 열을 내리는 쪽으로 우리 몸이 움직인다. 이것을 뇌의 시상하부란 부분에서 한다. 열사병은 한마디로 뇌의 시상하부의 체온 조절 기능을 잃은 상태이며, 일사병은 열사병만큼은 아니지만 방치하면 열사병으로 가게 된다. 

이런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온이 높은 정오부터 오후 5시 정도까지는 가급적 외부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목이 마르게 되면 이미 몸 안에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이므로 목이 마르기 전에 물이나 이온음료를 자주 마셔야 한다. 몸에 딱 붙는 옷 보다는 헐렁한 옷을 입어야 공기가 통해 체온이 상승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특히 밀폐된 공간에 어린이나 어르신이 혼자 있지 않은지 항상 주변에서 확인해야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지금은 농번기다. 농사를 짓는 농촌에는 젊은이들이 거의 없이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많다. 이 분들이 새벽부터 비닐하우스등에서 일 할 때 혼자 일하지 않도록 말씀 드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농촌 뿐 아니다. 우리 교회 주변에 더위에 고생하지만 돌봐 줄 사람 없는 이들이 많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면서 수 많은 심방을 했다. 부활하신 후 처음 하신 일도 슬픔에 빠진 마리아와 제자들을 심방 하신 것이다. 우리 성도들과 교역자 여러분도 예수님이 하신 것처럼 온열 질환의 위험성이 높은 어르신들을 자주 심방 한다면 예수님의 사랑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농촌, 도시를 가리지 않고 각 지역에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많다. 차게 얼린 얼음물 한 병과 함께 하는 심방으로 소외되고 어려운 분들이 잘 계시는지 확인해 주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것이며, 하나님에게 영광을 돌리는 길 중 하나라고 믿는다.

송내과 원장·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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