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초산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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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초산 사건
  • 이찬용 목사
  • 승인 2019.06.1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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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66)

그 목사님은 민간요법을 워낙 좋아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지금은 공이 무서워 축구를 그만둔 지 꽤 됐지만, 새벽기도 후 조기축구회를 나간 적이 있습니다. 목사님들이 한 두명씩 늘더니 7명이 되었구요. 장로님, 집사님들까지 합하면 한팀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인원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 조기축구회에서 만난 목사님들과 저녁식사 약속을 하고 만나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지금은 거의 칠십이  되신 그 목사님이 보이지 않아 전화를 드렸더니 “나 못 나가.”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왜요?” 여쭤보니 “지금 무좀 잡고 있어서~”라고 하시는 겁니다. 

“아니 무좀 잡는 거하고 식사하는 거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고, 잠깐 나와 보세요~” 

마지못해 나온 목사님의 한쪽 발은 운동화를, 다른 한쪽 발은 비닐로 감은 채 슬리퍼를 신고 있었습니다. 하도 이상해 약국을 모시고 갔더니, 약사가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내일 병원에 꼭 가보시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다음 날 비가 무척이나 오는 날이었는데, 약속들이 여러 개 있던 중 하나가 취소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그 목사님이 생각나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병원에 가 보셨어요?”
“아니, 왜 병원을 가~ 이렇게 무좀 잡는 거지~” 하는 목사님을 끌고 병원에 갔더니, 그 발을 본 의사가 기막혀 했습니다. 글쎄 무좀을 잡는다고 약솜에 빙초산을 흥건히 묻혀 발에 비닐로 감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의사가 “이거 너무 심해서요~ 잘못하면 새끼 발가락을 잘라야 될지도 모릅니다. 이건 화상이예요~ “ 하시더군요. 그럼 화상 치료를 제일 잘하는 병원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영등포에 있는 ‘한강성심병원’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바로 그 병원으로 모시고 갔습니다. 그곳에서도 화상 치료 경험이 많은 의사가 일단 치료해 보고 정 안되면 새끼 발가락을 잘라야 할지 모른다는 말씀을 동일하게 하셨구요.

그럼 지금 어떻게 됐냐구요?

다행히 새끼발가락을 자르지 않았지만, 엄지 발가락만하게 부풀어 올라 약간 틀어지고 화상 흉터가 남아 있습니다. 그 비 오는 날, 약속이 펑크 나서 제 마음에 전화를 드려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전화를 드린 게 그 목사님의 발가락을 살렸다니까요~ 혹 누군가가 생각나서 도움을 주어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드시면요~ 감당할 수 있고, 도울만한 힘이 있으시면 감당하세요. 하나님은 그렇게도 역사 하시더라니까요. 참~ 너무 민간요법을 좋아하시진 마시구요. 아셨죠?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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