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하다” VS “남아돈다”, 북한 식량난 실체는?

심각하지만 ‘고난의 행군기’와 달라 …“인도적 지원은 하나님의 뜻” 이인창 기자l승인2019.06.10 11:23:19l수정2019.06.10 11:25l14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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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2018년 식량 총생산량이 9% 이상 감소해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북한 주재 유엔 상주조정관 타판 미슈라는 지난 4월 초 북한 내 대규모 식량난이 우려된다며 전 세계에 도움을 호소했다.

북한에 상주하고 있는 유엔 기구와 국제 NGO들은 북한 쌀 생산량이 전년도에 비해 100만 톤 가까이 부족해, 무려 1,100만명 북한 주민들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보고서까지 발표했다.

그런데 북한 당국자들은 오히려 “북한에서 식량 문제는 전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외교 석상에서 발언해 주목됐다. 지난달 유엔 인권이사회가 개최한 북한에 관한 보편적 정례검토(UPR) 회의에서 북한 식량난과 취약계층 영양실조 관련 논의가 시작되자, 북한 최고인민회의 리경훈 상임위원회 법제부장은 “과학기술과 선진농법을 적극 도입하는 노력을 취한 결과 3년간 농업생산이 지속적으로 성장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북한 당국자는 어린이를 위한 두유 공급도 원활하다고 식량문제 제기에 반박했지만, 최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는 식량 지원을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백히 모순된 행보이다.

실제 상황은 어떤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북한 식량난의 실제로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민족서로돕기가 지난 3일 개최한 정책포럼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영훈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식량부족상황은 만성적이며, 2019년 식량 부족량은 대략 120만톤, 순 부족량은 98톤으로 추정된다”며 “2000년대 후반 들어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지원 감소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김 연구위원은 “북한에서는 식량 부족과 식량가격 안정이 양립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중앙배급 체계에 의존하는 북한 주민이 많지만 동시에 대체품에 대한 선호도 등의 요인이 가격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역에서 생겨난 장마당 여파로 과거와 같은 식량난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서울대학교 김병로 평화통일연구원은 지난 22일 서울 경동교회에서 열린 크리스챤아카데미 강연회에서 “유엔과 미국의 경제제재로 경제적 압박이 상당하지만, 중국 등의 영향으로 그 효과가 줄어들고 있고 북한 식량난 자체는 심각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약계층이 겪어야 할 식량사정을 생각하면 인도적 지원은 반드시 필요한 실정이다. 근래 일일 배급량도 570g에서 300g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이기범 회장은 지난달 말 선교통일한국컨퍼런스에서 “생후 6개월에서 23개월 사이 아동의 3분의 1이 최소식사를 공급받고 있고 아동 5명 중 1명이 만성 영양실조인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며 “장마당 증가로 대처능력이 강화되었지만 취약계층의 고통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인도적 지원을 호소했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은 지난 6일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 어린이와 주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은 전면 허용되어야 하며, 정부가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국제기구에 800만 달러를 지원한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북한도 인도주의와 동포애로 추진하는 인도적 지원에 대해 흔쾌히 수용하고 남북관계 개선과 교류 협력의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김명혁 회장은 “정치 종교 경제적으로 극심한 어려움에 처한 북한 동포들에게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펴는 인도적 지원이야말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뜻”이라며 “우리 국민과 교회가 북한 주민들을 돕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분배 투명성을 얼마나 담보할 수 있을지는 여전한 과제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분배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일부 현장 답사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이뤄지진 못했던 한계가 있다.

김영훈 선임연구위원은 “대북식량지원은 북한을 향한 인도주의적 효과뿐 아니라 대내적으로는 보관비용 절감 효과를 나을 수 있다”면서 “대북식량지원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분배 투명성을 담보하고 차관으로 준 260만톤 식량채권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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