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적 평화통일의 길! 속도보다 방향입니다”

고든콘웰신학대학교 아시아인 최초 명예박사학위 수여한 양병희 목사 이인창 기자l승인2019.06.04 14:03:49l수정2019.06.04 18:30l14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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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평화연구소 소장 추대… 재단이사 23명 만장일치
동북아 평화와 대북 선교를 위한 싱크탱크 역할 기대돼

▲ 미국의 명문 고든콘웰신학대학교는 지난달 18일 아시아인 최초로 양병희 목사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했다.

“남북한의 평화적 통일은 오직 하나님의 주권에 의해 이뤄질 것입니다. 신앙을 빼앗기고 신음하고 있는 북한에도 하나님께서 선교의 길을 열어주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이 사역을 위해 미국에서 믿음의 가족들이 협력해 주시고 끝까지 기도해 주십시오.”

1884년 개교한 미국 복음주의 명문 고든콘웰신학대학교(총장:데니스 할린저)로부터 아시아인 최초로 명예 박사학위를 받게 된 영안교회 양병희 목사. 그가 지난달 18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캠퍼스에서 개최된 졸업식에서 전한 명예박사학위 수락 연설 내용이다.

보통의 미국인들에게 여전히 북한은 미지의 세계이다. 2017년 억류 중 숨진 오토 웜비어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북한은 분노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런 북한을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양병희 목사는 호소한 것이다. 

이번 연설을 현장에서 들은 청중들은 일제히 박수갈채로 화답하며 무엇이 하나님의 뜻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같은 날 저녁 환영만찬에서도 한 차례 더 연설 요청을 받은 양병희 목사는 다시 한 번 신앙적 양심과 정치적 거부감 사이에서 힘겨워하는 미국의 신앙인들에게 방향을 제시했다. 

“북한은 130여년 전 여러분이 복음을 전해 준 땅입니다. 그 안에는 여전히 인권탄압이 일어나고 있고 굶주리는 저의 동포들이 있습니다. 다시 회복시켜야 할 땅임을 기억합시다. 바로와 히브리 민족이 다르듯, 북한 위정자와 신음하고 있는 주민들을 분리해서 생각해주길 바랍니다.”

지난달 28일 귀국 후 응한 인터뷰에서 양병희 목사는 평화적 복음통일을 위한 새로운 열정으로 가득했다. 고든콘웰신학대에서 받은 명예 박사학위보다 더 뜻깊은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목회 여정 40년이지만 북한을 이야기할 때는 주민들을 생각하는 안타까움과 사역을 향한 설렘이 묘하게 배어났다.
 

▲ 명예박사학위 수락 연설을 하고 있는 양병희 목사. 아시아연합신학대학교 고세진 전 총장이 통역으로 함께했다. 사진=고든콘웰신학대

“복음으로 북한을 돕고자 한 목회자”
고든콘웰신학대학교가 양병희 목사에게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한 이유는 무엇일까. 고든콘웰신학대는 동북아시아 평화와 복음화, 그 중에서도 북한 선교를 위한 선교인재를 육성하고자 ‘동북아평화연구소’ 개소를 준비해왔다. 그리고 연구소를 이끌어줄 지도자급 전문가를 추대하고자 했다. 

북한에 대한 이론적 이해와 경험이 출중하고, 복음 선교에 대한 균형 잡힌 지도자를 찾기 위해, 개스콘 부총장은 수차례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다각도로 적임자를 찾던 중 지난해 양병희 목사를 처음 만났다. 

학교가 작성한 공적조서에서는 양병희 목사에 대해,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해 대한민국과 북한의 국민들을 돕는 데 자신의 삶을 바쳐왔다. 양병희 목사는 600여명 탈북자들에게 세례를 주었다. 탈북자 목사들이 북한으로 돌아가 복음을 가르치고 새로운 교회를 세우도록 훈련시키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간 펼쳐온 대북 사역에 특별히 주목했다.

양병희 목사는 명예 박사학위 자체보다 고든콘웰신학대가 오랫동안 공들여 준비해온 ‘동북아평화연구소(CPRINEA) 소장을 맡게 되었다는 데 의미를 두고자 했다. 

양 목사는 성공적인 목회를 해왔고, 총회장과 연합기관장을 역임해 한국교회에 잘 알려져 있지만, 고든콘웰신학대 입장에서는 철저한 검증이 필요했다. 그동안 서류를 검토하고 공적을 확인하는 등 꼼꼼한 심사를 거쳐 올 상반기에야 소장 추대를 확정했고, 양 목사는 소장직을 수락했다. 앞서 재단이사회 23명 이사 전원은 명예박사학위 수여와 소장직 제안에 동의하고 서명했다. 

사실 양병희 목사 이력을 생각하면 아무리 유서 깊은 학교라고 하더라도 연구소장 직위가 무게 있는 자리는 아니다. 그렇지만 흔쾌히 수락한 것은 그가 오랫동안 진지하게 펼쳐온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 탈북민 지도자 육성 사역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고든콘웰신학대 입장에서 양 목사는 하나님께서 예비해 놓은 인물과 같았다. 목회 사역 중 고려대학교 북한학과에 입학해 대북 사역을 위한 이론적 토대를 닦았다. 처음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을 참여한 것은 1997년이었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 동북아한민족협의회를 대표회장으로 이끌고 있으며, (사)남북함께살기운동 이사장, (사)한기총 통일선교대학 이사장 등도 역임하는 등 경험이 많다.  

무엇보다 수차례 방북해 북한 당국과 교회 관계자들을 만나 협상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그만큼 북한을 실질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영안교회는 무려 150여명 탈북자들이 출석하고 있고, 교회는 다방면에서 이들과 동행하고 있다. 교인들은 17년째 매월 첫째 주일 ‘통일헌금’을 드릴 정도로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양병희 목사는 연구소장 수락 연설에서 “동북아평화연구소는 동북아 국가들에게 어떻게 선교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무엇보다 종교와 인권의 탄압, 비핵화를 거부하고 있는 북한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며, 선교의 지평을 만들어갈 것인가를 준비하고자 한다”며 “속도보다 방향에 맞추어 평화통일의 비전을 품고 그 길을 열어가려고 한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양 목사는 “대한민국 내 3만2,705명 탈북자들은 북한과 남한을 모두 경험한 통일의 가장 큰 자원이라고 생각하며, 이들이 고든콘웰에서 교육과 훈련을 통해 북한 선교의 자원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기도와 협력을 요청했다. 

“연구소, 북한 전문가들의 네크워크 허브”
고든콘웰신학대는 동북아평화연구소 운영의 전권을 양병희 목사에게 위임했다. 심지어 재정 운영권과 인사권까지 맡길 뿐 아니라 연구소 운영계획까지 구성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연구소의 기본방향은 단순한 연구기관이 아니라 학술연구와 평화운동을 포괄하는 것이 될 전망이다. 특히 북한 선교관련 네트워크를 구성하면서 전문가들이 연결되는 허브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인 운영방안을 보면, 연구소는 우선 기존 북한과 통일 관련 연구성과를 분석하고 북한선교의 비전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고위 탈북자와 대북사업 경험자, 통일분야 언론인 등 다방면 전문가들을 네트워크로 구축해 미래지향적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게 된다. 한반도 평화와 선교 관련 연구의 자생력을 높이고 차세대 연구자를 양성한다는 목표이다. 

활동계획도 다양하다. 일단 오는 9월부터 반기별로 ‘동북아평화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에서는 북한 선교전략과 한반도 주요 현안 등 실질적인 내용을 다룰 계획이다. 그야말로 북한 사역을 위한 싱크탱크로서 교회 대북지원 전략을 수립하고, 합리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나 주목되는 사업은 북한 사회의 실상을 잘 파악하고 있는 우수한 탈북민과 고위직 출신 탈북자 등을 객관적 기준에 따라 선발해 전문 연구자로 양성하는 것이다. 탈북단체 지도자, 청년, 민간단체 활동가 등 선발된 인원들이 고든콘웰신학대학교에 방문해 교육받는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반기별 보고서도 발표해 북한 관련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내는 창구 역할을 하게 된다. 

고든콘웰신학대 데니스 할린저 총장은 “탈북민 지도자들은 우리 학교에서 디지털 생중계 수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을 받고, 훗날 북한으로 돌아가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는 훈련을 시키고자 한다”며 “양병희 목사는 위대한 명령을 수행하는 글로벌 리더”라고 전했다. 

양병희 목사는 “지금 북한에서는 장마당이 활성화되고 휴대전화 사용이 일상화 될 정도로 변화하고 있다. 탈북자들은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을 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향후 북한은 개혁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보면서 “연구소는 이런 북한의 변화에 관심을 두고 구체적인 사업을 전개하며 통일시대를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고든콘웰신학대학교는?
1884년 러셀 콘웰(RussellConwell) 목사에 의해 러셀신학교로 개교했으며, 이후 1889년 A.j 고든 목사가 설립한 보스톤 선교훈련학교(Boston Missionary Training School)와 통합했다. 

특히 1969년 빌리 그레이엄 목사, 자선사업가 하워드 퓨 등이 동참하면서 신학과 선교를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신학교를 만든다는 방침 아래 현재 고든콘웰신학대학교(Gordon- Conwell Theological Seminary)로 발전했다. 

현재는 보수 복음주의적 신학교육을 지향해온 초교파 신학교로서, 사우스 해밀턴, 보스톤, 샬롯, 잭슨빌 등 4개의 캠퍼스(South Hamilton Campus, Boston Campus, Charlotte Campus, North Carolina, Jacksonville Campus, North Carolina)에서 목회자를 양성해오고 있다. 특히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성경신학을 중요하게 교육하고 있다. 대학홈페이지(www.gordonconwell.edu)에서 자세한 학교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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