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깃든 ‘찬양예배’…방황하는 청년들의 버팀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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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깃든 ‘찬양예배’…방황하는 청년들의 버팀목이죠”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05.2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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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포세대 품는 평일 찬양예배…찬양도 메시지도 ‘현대화’

N포세대 품는 평일 찬양예배…찬양도 메시지도 ‘현대화’
백석예대 교수진 및 학생들의 협력…‘영혼’의 회복 꿈꿔

요즘 우리 사회에서 청년들은 유례없는 취업난으로 인해 연애는 물론 결혼·출산까지 포기하는 ‘N포세대’로 불린다. 안정된 직장을 위해 꿈을 접고 경쟁력을 갖추고자 여유 없이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느덧 평안은 사치가 돼버린 듯하다. 이런 가운데 메마른 청년들의 심령에 불을 지피고 믿음을 회복케 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2019년 ‘예배가 생명입니다’를 기치로 내건 백석대학교회(담임목사:곽인섭)가 학기 중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개최하는 ‘캠퍼스 워십’(Campus Worship)이다.

청년들 눈높이에 맞춘 세련됨
지난 15일, 예배 시작 30분 전인 오후 6시부터 백석예술대학교 하은홀에는 은혜를 사모하는 청년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젊은이들을 위한 찬양예배인 만큼, 얼핏 봐선 클럽인 듯 화려하고 어두운 조명에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EDM 반주까지 분명 기성교회들의 풍경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한데 모인 130명 남짓의 청년들이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뻗거나 무릎 꿇고 눈물로 드리는 찬양과 기도의 열기는 여느 교회 못지않게 뜨거웠다.

이윽고 시곗바늘이 7시를 가리키자 설교가 시작됐다. 이날 강단에 오른 크리스 목사는 마태복음 14장 22~23절을 토대로 ‘두려워 말라’는 내용의 말씀을 전했다. 그는 “베드로는 의심의 결과로 잠깐 물속에 잠길 뻔 했지만, 끝내 주님을 향한 믿음으로 물 위를 걸었다”면서 “여러분도 때로는 힘들어서 넘어지고 좌절해도 베드로처럼 실패를 겁내지 않고 도전하는 ‘모험적인 신앙’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을 경험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덕분에 한창 고민 많을 때인 청년들은 큰 용기와 위안을 얻었다. 김성경(26세·여) 씨는 “학업에 치여 팍팍했던 일상에 영적인 갈급함이 채워졌다”며 “주님을 갈망하는 또래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극도 되고 무엇보다 지금 세대가 겪는 고충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위로해준 설교에 힘이 났다”고 전했다. 그동안 캠퍼스 워십에 꾸준히 참석해온 양승민(20세·남) 씨도 “20대 눈높이에 맞춘 이런 예배들이야말로 방황하는 청년들의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했다.

백석예대와의 협력…‘예술예배’ 추구

백석대학교회의 캠퍼스 워십이 올해 태동한 것도 사실 곽인섭 담임목사가 청년들의 이런 갈증을 잘 알았던 터였다. 곽 목사는 “오늘날 크리스천 청년들이 사라지는 이유는 평일에도 하나님과 가깝게 지낼 수 있는 예배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기껏 찾아서 나가도 기존 예배들이 주로 기성세대에 맞춰져 있어 잘 적응하지 못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교내 학생들을 비롯해 서울 전역의 청년들이 언제든 와서 쉼을 누리도록 돕는 게 곽 목사의 비전이다.

이 같은 연유로 캠퍼스 워십이 지향하는 바는 예배의 ‘현대화’다. 1시간짜리 예배의 형식부터 찬양선곡, 설교까지 작은 것 하나도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하려고 애쓴다. 여기에는 백석예대 교목실 및 교회실용음악 전공 교수들과 학생들의 물심양면 지원이 깃들어있다. 곽 목사는 “어느 교회 한 목회자의 힘만으로는 전문적이고 감각적인 찬양예배를 이끌 수 없다”며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듯 백석예대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거룩한 교회가 세련됨을 추구하는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이에 대해 곽 목사는 “성도 수, 분위기 등 예배가 피상적인 요소만 좇는다면 당연히 위험하다. 그러나 캠퍼스 워십을 준비하는 찬양팀과 교수들의 헌신에는 무엇보다 ‘영혼 구원’을 향한 간절함이 있다”면서 “주객이 전도되지 않는 한 시대에 맞게 복음을 새 그릇에 담아내는 노력은 꼭 필요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백석예대의 강점을 십분 활용해 연극·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시킨 ‘종합예술 예배’를 개척해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영혼구원’을 향한 갈망
한편, 캠퍼스 워십을 향한 백석예대의 귀한 섬김 가운데도 특히 교회실용음악 전공 졸업생 12명으로 구성된 찬양팀 ‘이룸’은 부흥을 일으킨 주역이다. 취준생부터 직장인까지 제각기 처한 상황은 달라도 이들은 ‘전도’에 뜻을 합쳐 앞서 1월부터 무려 세 달간 기도로 캠퍼스 워십을 준비해왔다. 이후 4월 예배가 시작된 이래로 지금까지 일주일에 꼬박 두 번씩 만나 연습과 자체 기도회에 매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곽 목사와 교수진은 누구보다 든든한 멘토다.

이룸의 리더 김하은(22세·여) 씨는 “이곳에서의 은혜가 깊은 만큼 영적 공격도 정말 세다. 뜻밖의 시험들이 닥치고 불쑥불쑥 ‘나 같은 죄인이 찬양할 자격이 되나’란 생각마저 든다”며 “그럴수록 찬양팀 안의 예배를 먼저 바로 세우려고 노력한다. 캠퍼스 워십이 끝난 뒤 밤 9시부터 11시까지 우리만의 예배를 따로 한 번 더 드린다. 그렇게 하나님께 매달리다보면 ‘오늘도 자리를 지켰구나!’란 승리와 자유함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그는 끝으로 “예배 때 단 한 명만 앉아있어도, 그 사람이 온전한 예배자로 세워지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데 놀라운 건 그럴 때마다 먼저 내 자신이 주님의 기쁘신 뜻대로 바뀌는 걸 체험한다”면서 “캠퍼스 워십을 통해 불신자가 하나님을 만나고 지친 영혼이 회복되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 그렇게 변화 받은 주의 종들이 세상으로 나아가 선한 영향력을 끼쳤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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