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 엎드려 목회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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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작 엎드려 목회하기
  • 이찬용 목사
  • 승인 2019.05.28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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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63)

우리는 믿음의 수혜자이자, 피해자입니다.  믿음의 선조들이 고백하고 믿었던 예수님에 대한 믿음은 동일하지만 그 시대와 지금의 시대는 다르기에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신앙만 고집하는 것은 여러 가지 폐해를 갖고 오게 된다는 말에 이의를 가지시는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겁니다. 즉 신앙의 본질은 같지만, 목회방법이나 교회교육 등 여러 가지 교회생활의 모습 또한 달라져야 합니다.

목회는 (1) 담임목사의 은사 (2) 교회의 역사성 (3) 그 교회가 갖고 있는 분위기 (4) 그 지역의 주변 상황 (5) 교회의 연령 정도 (6) 그 교회가 지금까지 강조해 왔던 사항 등 이러저러한 상황들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기독교 역사가 벌써 130년이 넘으면서 100년이 넘은 교회들이 제법 많을 뿐만 아니라 4~50년 된 교회, 혹은 그 이상의 역사를 가진 교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정도의 역사를 가진 교회라면 초창기 개척했던 1세대 목사님은 대부분 은퇴하고 후임 목회자가 시무하는 상황입니다.

현명한 후임자는 전임목회자와 장로님들, 권사님들이 지금까지 쌓아온 역사를 폄훼하지 않을 겁니다. 역사가 깊을수록 목회의 운전대를 잡으려면 그만큼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인식해야 하지요. 그리고 교회에 문제삼지 않으려면 지금까지 그 교회가 했던 그대로 하는 편이 별 탈이 없습니다.

하지만 전통만 고집하며 교회가 새롭게 되고, 부흥 되기를 바라는 당회나 교회 입장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가 부흥이 안되면 차츰 목회자의 힘도 약해지구요.

언젠가 지방에 갔었는데 한 목사님이 힘들어하시는 이유가, 예배 전에 “할렐루야!”해서 성도들의 “아멘”을 이끌어 내는 쇼를 한다고 당회에서 딴지를 걸었다고 합니다. 또,  한 번은 방송에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라는 말을 했더니 어느 장로님이 전화를 하고 달려와 “축복은 복을 비는 건데, 복의 근원이신 예수님이 또 누구에게 복을 비느냐? 예수님이 복 주시기를 원합니다”라고 해야지 하고 따지러 교회까지 찾아 왔다며 씁쓸한 표정을 짓던 친구목사를 보면서 개척목회는 처음에 물질과 사람 때문에 힘들지만, 부임 목회라는게 평생 사람 때문에 힘들다는 말이 이런 말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교회의 방향은 어쩔 수 없이 ‘담임목사의 은사’가 고려되어야 하는데 역사가 있는 교회는 현재 담임목사의 은사를 고려하기 보다는 전통이나, 은퇴하신 이전 세대의 목사님이 잘하신 것만 생각하지, 지금 담임목사의 은사가 무엇인지부터 담임목사를 어떻게 도와 드려야 하는지에 대해선 별로 생각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내 친구 목사님들은요, 납작 엎드려서 목회해요~~~!!”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만 하면 “그게 뭐냐? 꼭 하셔야 되냐” 하는 말을 들으면서 부임한 목회자는 서서히 지쳐갑니다. 그것과 더불어 주님께서 그 목사님에게 허락하신 그 교회 안의 창의적인 목회도 서서히 멀어져 가는 거지요. “내 친구 목사님들은요, 납작 엎드려서 목회해요~” 라는 넋두리를 한 제 친구목사의 말이 저를 더 안타깝게 하는 새벽입니다.

주님~! 우리를 긍휼히 여기소서.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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