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손바닥으로 하늘 못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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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손바닥으로 하늘 못 가린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05.28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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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명인사들에 대한 ‘학교폭력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연일 줄을 잇고 있다. 학창시절 그들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했던 피해자들이 뒤늦게나마 인터넷을 통해 진실을 폭로하는 것이다.

개중에는 물론 거짓증언도 있을 수 있겠지만 스스로 잘못을 시인한 몇몇 유명인사들 만큼은 사회적 지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이 이제야 부랴부랴 사과문을 발표하고, 피해자를 직접 방문해 용서를 빌겠다고 약속한 이도 있지만 비난은 날로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 한 인터넷 쇼핑몰은 판매한 호박즙에서 ‘곰팡이’가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전액 환불조치를 취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소비자의 불만이 쏟아지자 급기야 해당 쇼핑몰은 상식에 준하는 사죄 대신, SNS 댓글창을 막아버리고 비공개로 전환해버렸다.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히 소문이 퍼진 이번 사건에 대중은 공분했고 불매운동을 넘어 쇼핑몰 주인은 고발되는 사태까지 빚었다.

일련의 사건들을 두고 누군가는 언뜻 ‘마녀사냥’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본질이 다르다. 두 경우 모두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 쓴 게 아니라 자기 잘못이 스스로의 발목을 붙잡은 ‘자승자박’에 불과한 셈이다.

이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SNS가 발달한 오늘날 클릭 한 번이면 부조리함이 일파만파 전 세계에 퍼지는 때, 각자가 지닌 스마트폰은 마치 CCTV처럼 매의 눈으로 서로의 일상을 감시할 수 있게 됐다. 더 이상 누군가를 속이며 산다는 게 예전처럼 마냥 쉽진 않은 세상인 것 같다. 

이쯤에서 “모든 일을 주께 하듯 하라”는 성경 구절이 떠오른다. 눈가림하지 말고 서로를 업신여기지 말라는, 죄에 대한 심판을 두려워하라는 의미 아닐까. 주 안에서 무엇이든 심는 대로 거둔다는 성경의 법칙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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