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신천지, “토론은 하되 성경은 덮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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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신천지, “토론은 하되 성경은 덮고 하자?”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9.05.2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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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기독교총연합회, 신천지 천안교회와 공개토론 추진했지만 ‘무산’
“말도 안되는 조건 안타까워, 신천지 이만희에게 다시 토론 제안할 것”
▲ 천안시기독교총연합회는 신천지측과 공개토론을 논의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천안시기독교총연합회(회장:임종원 목사)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천안교회 간 공개토론이 신천지 측의 이해할 수 없는 요구로 결국 무산됐다. 공개토론을 응하겠지만 성경을 절대 봐서는 안 된다는 어이없는 조건을 내건 것이다.

양측 간 공개토론은 지난 3월 천기총 이단대책위원회가 내용증명을 보내고, 신천지 맛디아지파 천안교회까지 찾아가 제안하며 본격 추진됐다. 그간 천기총과 신천지 천안교회는 다섯 차례 내용증명을 주고받고 이달 초 한 차례 실무협상을 가졌지만, 지난 21일 다시 만난 양측은 끝내 공개토론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양측은 주제선정 방식을 두고 초반부터 입장이 맞부딪혔다. 천기총 측은 주제를 사전해 오픈해 토론을 충실히 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신천지 측이 사전공개 없이 현장에서 랜덤으로 선정해 토론하자는 입장이었다.

천기총 홍종갑 변호사는 “주제에 대해 발제를 하면 반론과 재반론, 재재발론을 한 후 난상토론하는 방식으로 30분간 진행하자”고 했지만, 신천지측 C 강사는 “청중 입장에서는 연결성이 없을 수 있기 때문에 양측이 15분씩 하든지 해야 연결성이 있다”는 입장이었다.

특별히 이번 협상이 성사되지 못한 핵심 요인이자 중요 쟁점은 토론 방식이었다. 신천지측은 “공개토론을 하면서 성경을 반드시 덮어야 한다”고 요구했고, 천기총은 “깊이 있는 논의와 반박을 위해 성경을 펴는 것은 당연하다”는 견해였다.

신천지측 A 씨는 “진리와 비진리를 입증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성경만 가지고 이야기하고 토론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신천지측 B 씨는 “성경을 보지 말자고 하자는 조건은 반드시 수용해 달라”고 못 박았다.

천기총 입장에서는 황당한 주장이다. 가능한 모든 자료를 활용하는 것은 토론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자료를 찾느라 자기의견을 표명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자료활용 여부를 토론 조건으로 거는 경우는 거의 없다. 

홍종갑 변호사는 “개인적으로는 성경을 안 보는 방식의 토론에 얼마든지 응할 수 있지만 이번 공개토론 성격은 다르다. 성경뿐 아니라 모든 자료를 가지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장기자랑을 하자는 것이 아니지 않냐”고 반박했다.

천기총 이단대책위원장 유영권 목사는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은 기독교에 구원이 없다고 정확히 말했고, 어느 쪽이 참인지 확인하기 위해 만나는 것이다. 사람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 같은 천기총 입장에도 신천지측은 성경을 반드시 덮고 공개토론을 해야 한다는 뜻을 고수했다.

신천지 측 C 씨는 “그것은 청문회를 하자는 것이다. 성경적인 내용을 가지고 성경 이야기만 하면 되고, 기존 교회의 구원이 없다고 현장에서 말하면 반론을 하면 된다. 현장 내용만 가지고 반론하면 된다”면서 성경을 보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양측은 상호 간 최종 입장차를 확인한 후 협상 결렬을 선언했고, 결국 신천지 대표단은 먼저 자리를 떠났다.

유영권 목사는 교계기자들을 만나 “예상한대로 신천지측이 말도 되지 않는 조건을 제시하며 공개토론을 거부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천기총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와 신천지 본부에 다시 공개토론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천기총은 "신천지 교주 이만희와 신천지는 기독교에 공개토론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한명도 응하지 않고 있다며 신천지인들의 눈을 멀게 해왔다"며 "그러나 기독교계는 이미 여러 차례 신천지측에 공개토론을 제안해왔다"고 공개토론 추진이유를 설명했다.  

천기총은 이번 공개토론을 추진하며 천안 지역에 150여개 공개토론 요청 현수막을 설치하며 추진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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