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아웃된 교회학교 교사들… “주님!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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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아웃된 교회학교 교사들… “주님! 힘들어요”
  • 이인창·정하라 기자
  • 승인 2019.05.2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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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맞아 점검해본 교회학교 교사 실태

재충전 기회 부족한 교사들 “열심히 하지만 지친다”
중소형 교회는 교사 수급부터 고민 “헌신자가 없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신앙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회학교 교사들이 지쳐가고 있다. 교회 안 다음세대는 해마다 눈에 띄게 줄고있고, 교회 차원의 관심은 크지만 체계적인 지원이 부족한 현실에 열정마저 식어간다. 현장에서 학생들을 마주하는 교회학교 교사들은 심신이 지쳐가는 이른 바 ‘번 아웃’ 현상을 겪고 있다.

교사들이 열정을 회복하고 다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자양분 공급이 요청되고 있다. 부산 제3도교회 김신 교사는 고등부 시절 처음 교회를 다녔기 때문에 자신과 같은 청소년들을 만나 양육했을 때 가장 뿌듯하다. 바쁜 일상이지만 개인시간을 써서라도 한 명의 혼이라도 챙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하지만 최근 교회학교 환경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도 적잖다.

김신 교사는 “열심히 하는 교사 분들도 있지만 아이들이 잘 따라와 주지 않아 낙심하거나 어쩔 수 없이 교사로 헌신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과거에 비해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아이 들을 대하다보면 더 지칠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김 교사는 “일반 학교에서조차 선생님에 대한 인식이 약화되는데 일주일에 한번 만나는 교회학교 교사와 돈독한 관계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열심히 노력하는 것과 별도로 교사들이 교육적으로, 영적으로 재충전할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청주 평안교회 조윤제 교사는 “개인적으로 헌신해야 할 부분이 많아 교사의 사명감만으로 오랫동안 헌신하기 쉽지 않다”면서 “다행히 우리 교회의 경우 ‘성품교육’과 같은 비정규교사교육이 있어 다행이지만, 지속적으로 충전할 수 있는 교사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윤제 교사와 같이 성도 수가 100여명 남짓 되는 교회 규모에서 사역하는 교사는 교회학교 뿐 아니라 성가대와 차량운행, 식당 봉사 등 여러가지 사역을 해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한국교회 70% 이상이 교인 수 100여명 미만 교회라는 추산을 고려하면, 교사들이 지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 역시 보편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개척교회의 교사는 작은 교회보다 더 힘겹다. 동탄예수사랑교회 이정화 집사는 개척교회에서 2~3명 학생들과 함께 교회학교 교사로 섬기고 있다.

이 집사는 “초등학교 때 주일학교에서 배운 신앙의 각인으로 인해 청년 시절 세상에서 다시 하나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 경험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믿음의 뿌리를 잘 내리도록 가르치고 있다”면서도 “학생들이 몰려왔다가 무더기로 빠져나갈 때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질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특별한 전환점이 있었으면 한다”고 개척교회 교사로서 애환을 이야기했다.

부천 수정교회는 지난해 두 교회 간 통합을 이뤄내고 장년 성도 150 여명 교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김태규 담임목사는 교회학교 활성화 에 대한 고민이 깊다. 김 목사는 “교사 헌신자가 많은 큰 교회와 달리 작은 교회들은 당장 교사 수급문제부터 걱정해야 한다”면서 “사역정신과 노하우를 조금 더 도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교회 외부교육에 보내더라도 우리 교회 현실에 접목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교회학교 한계가 극복되기 위해서는 교회와 교단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과 체계적인 교육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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