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의 태아도 생명”…교회가 생명을 향한 목소리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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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의 태아도 생명”…교회가 생명을 향한 목소리 내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9.05.15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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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인사이더-3] 아름다운피켓 서윤화 대표

지난 4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지면서 한쪽에서는 여성들의 환호와 웃음소리가 들렸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한숨과 함께 안타까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11일 낙태죄 조항에 헌법불합치 선고를 내렸다. 그동안 ‘낙태죄’에 대한 찬반논란이 일었지만 기독교계에서는 어떤 생명도 인간이 좌지우지할 수 없다는 성경적 기본원리에 따라 낙태죄 폐지를 반대해왔다.

▲ 아름다운피켓 서윤화 대표는 “뱃속의 태아도 생명이며, 이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비할 수 없는 권리”라며 “교회가 생명을 향한 목소리 내야한다”고 밝혔다.

아름다운피켓의 서윤화 대표(38세·백석신학대학원)도 이번 헌재 판결에 안타까움을 느낀 사람들 중에 한 명이다. 그는 헌재의 수정 직후 태아도 엄연한 생명으로서 보호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지난 2011년부터 꾸준히 낙태반대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그런 그에게 이번 판결은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지난 2일 방배동 백석대에서 만난 서윤화 대표는 이번 헌재의 결정에 대해 “매우 마음이 아프다”면서 “태아의 생명권은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권리다. 태아도 ‘생명’이라는 인식 하에 가장 논리적이고 상식적으로 결정됐어야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서윤화 대표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서울 신촌과 홍대, 명동, 강남 등 젊은 청춘남녀들이 많은 거리를 돌며 ‘낙태방지 캠페인’을 벌여왔다. 크리스마스는 예수 그리스도가 생명을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날로 기독교인들에게는 큰 기쁨의 날이지만, 세상 연인들은 크리스마스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선물을 주고받는 날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혹자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연중 낙태율을 가장 많이 높이는 시기라고도 말한다.

서 대표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낙태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정보를 듣게 됐는데, 어느 날 이 사실이 너무 마음 아프게 느껴졌다. 모두가 기뻐하는 크리스마스에 정작 예수님은 밖에서 죽어가는 수많은 생명들을 위해 울고 있다는 마음에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슬퍼졌다”고 말했다.

세상의 빛도 보지 못한 채 죽어가는 생명들을 떠올리니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기도하며 하나님께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묻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시 다니던 교회 목사님께 상담을 받았다.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이라는 감동으로 현수막과 플랭카드, 각종 피켓을 제작해 사람들과 함께 거리에 나가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다.

서 대표는 “사람들이 작은 무엇이라도 깨닫길 바라는 마음으로 ‘당신은 세상의 빛입니다’라는 플랭카드를 들고 크리스마스 거리를 돌았다. 믿는 사람들이 먼저 변화되지 않으면 소망이 없다는 생각에 무작정 거리에 나오기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회고했다.

아름다운피켓은 서윤화 대표가 혈혈단신으로 발로 뛰며 함께 캠페인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집하고 피켓과 현수막을 직접 제작하면서 이끌어온 단체다. 비록 크리스마스 시즌 단기 캠페인으로 진행되지만 혼자 단체를 운영해 이끈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나마 작년부터 기독교자살예방단체인 라이프호프와 연계를 통해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었다.

서 대표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4일간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200여명의 봉사자가 참여했다. 대부분이 중·고등학생으로 구성됐는데, 캠페인 시작 전 설문조사와 함께 성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세속적인 성문화에 익숙해지고 생명이 갖는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청소년들 각자에게도 생명의 소중함을 심어주는 시간이었다.

서 대표는 “여력이 된다면 크리스마스 시즌만이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매주에 한번 캠페인을 진행하고 싶다. 지금은 다른 다양한 일을 병행하고 있기에 단체 활동을 넓혀가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이 사역을 하길 원한다면 언제든 단체의 노하우와 운영을 넘길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낙태죄가 폐지되고 생명경시 풍조가 확산되어가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대안이 있다면 교회 안에 ‘낙태 유경험자’들이 나와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교회 안에서도 낙태경험자가 있을 것입니다. 그로인해 말을 꺼내기가 어려울 수 있겠지만, 먼저 교회가 이들을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예배와 캠페인을 열어야 할 것입니다. 이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마음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교회 안에서 믿는 자들이 변화될 때 세상 속의 세속적인 흐름과 문화도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스천들이 가슴 깊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면,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마음이 있는 곳을 향하게 될 것입니다. 목회자들도 개 교회 사역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에도 관심을 갖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일이 나의 양식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세상이 줄 수 없는 가치와 평안이 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생명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가치, 그리고 긍휼사역에 대한 마음이 더욱 공고해 진 것은 그동안 백석신대원에서 받은 교육과 가르침이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학교에서 받은 교육을 통해 받은 하나님이 주신 은사를 100%활용해 자신의 비전을 이루길 기대하고 있다.

현재 백석대학교신학대학원에 다니며 목회학 석사(M.Div)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향후 자신이 가진 찬양의 은사를 활용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목회자의 길을 걷고 싶다고 밝혔다. “저는 우리 학교가 너무 좋습니다. 대내외적으로 내놓아도 자랑할 것이 많고, 설립자님의 개혁주의생명신학에 대한 가르침도 제가 가야할 길의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길도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하나님의 부르심을 쫓아가는 목회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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