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계기로 삼으려면

두란노아버지학교 감동캠프 현장에서 발견한 '회복의 정석' 손동준 기자l승인2019.05.12 02:00:52l수정2019.05.12 02:22l14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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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584차 두란노아버지학교 청소년 감동캠프가 지난 10일 상봉중학교에서 열렸다.

“사랑하는 우리 공주. 오늘에서야 몰랐던 너의 모습을 발견하는구나. 칠삭둥이로 태어나 건강하게 커 줘서 고마워. 엄마가 평소에 너무 잔소리해서 미안해. 앞으로는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며 웃으며 다가가자. 너는 존재만으로도 너무 멋진 내 딸이야.”

감동적인 편지에 낭독하는 부모도, 듣는 딸도, 주변의 다른 참가자들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지난 10일 서울시 중랑구 소재 상봉중학교에서 사단법인 두란노아버지학교운동본부(이사장:김성묵 장로, 이하 아버지학교)의 제7584차 아버지 학교 청소년 감동캠프(이하 감동캠프)가 열렸다. 감동캠프 기수로 890번째인 이날 행사에는 총 12가정의 부모와 자녀가 참여했다.

‘감동캠프’는 아버지학교가 실시하는 하루짜리 4시간 단기 프로그램으로 부모와 자녀 간의 긍정적인 관계 형성의 기회를 제공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고자 마련됐다. 짧은 이벤트성 행사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와 자녀의 관계 회복을 위한 방법은 무엇일지 행사를 통해 살펴봤다.

 

이해가 먼저다

‘감동캠프’에서는 평소 둘만의 시간을 갖기 어려운 부모와 자녀가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평소 몰랐던 서로의 모습을 발견하고 강의를 들으며 상대방을 이해하는 순서를 제공한다. 서로의 얼굴에 스티커를 붙이며 상대방의 사랑스러운 점을 찾아보고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나눈다. 함께 희망 포스터를 그리다 보면 자녀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 자신이 어떤 부모인지를 발견하게 된다.

아버지 학교 25년의 노하우가 담긴 강의 시간은 부모와 자녀를 별도의 공간에 분리한 뒤 진행한다. 부모는 자녀를, 자녀는 부모를 이해하도록 돕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강의를 듣다 보면 그때야 “아빠는 그랬구나”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기초적인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아버지학교 강사인 전종민 집사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자각이라고 강조했다. 전 집사는 “아버지학교 1주차에서도 알려주는 것이 '아버지의 영향력'”이라며 “많은 아버지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아버지를 닮아있는 것을 고백한다. 그 과정에서 내 아버지를 이해하고 그로부터 받은 상처를 치유할때 자녀와의 회복도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감동캠프에서는 이같은 과정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압축적으로 진행되지만 자녀가 교육에 함께 참여 한다는 점에서 강점이 크다. 혼자 배워와서 적용해야 하는 아버지학교와 달리 둘이 함께 배워서 가정으로 돌아간다. 전 집사는 “4시간은 짧다면 짫은 시간이지만 자녀와 부모가 서로에 대해서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소개했다.

 

▲ 이날 행사는 자녀와 부모가 서로를 더 깊게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순서가 진행될 수록 눈물을 흘리는 이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벤트를 습관으로 만들어라

이후에는 서로를 위한 편지를 쓴 뒤 머리를 맞대고 읽어주며 사랑을 고백한다. 어색한 반응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그러나 그사이에 마음의 문이 열린다. 장난스러웠던 분위기는 이내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안아주는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바뀐다.

가족별로 편지 교환이 끝나자 사회자 전종민 집사가 몇 가정을 순서로 불러내 인터뷰를 한 뒤 청중들에게 공개적으로 편지를 읽어줄 것을 권한다.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자녀들은 대부분 쑥스러워 하지만 부모들은 이내 경건한 목소리로 편지를 낭독한다. 편지를 낭독하게 하는 것은 감동을 나누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다른 가정들을 보며 ‘나와 크게 다르지 않구나’하며 공감하게 하고 동시에 자연스럽게 좋은 사례들을 배우는 효과를 준다.

마지막 순서로는 세족식이 진행된다. 이 시간에는 어색함을 장난스럽게 표현해오던 자녀들까지도 눈물을 쏟고 만다. 부모와 자녀 모두의 얼굴에 복잡한 심경이 드러난다. 세족식을 통해 자녀는 고생하신 부모님의 발을 직접 만져보며 감사를 느끼고 부모 또한 자녀의 발을 씻기며 섬김을 다짐한다.

아버지학교 감동캠프 담당인 김현준 간사는 “감동캠프는 한 마디로 부모와 자식 간에 회복의 물꼬를 터주는 현장”이라고 설명했다. 평소에 마음엔 있지만 행동하지 못하는 것들을 이벤트성으로나마 체험하면서 이후엔 자연스러워지고 반복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시간이라는 것. 김 간사는 “물론 이벤트성이 강한 만큼 이후에는 원래대로 돌아가기 쉽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캠프가 끝날 때는 일상에서 지킬 행동 수칙을 반드시 숙지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 자녀를 안아줄 것 △주기적으로 자녀와 데이트를 할 것 △사랑을 표현할 때는 얼버무리듯이 하지 않고 진정성 있게 할 것 등이 여기 속한다. 추가로 아버지들에게는 5주 과정의 아버지학교에 참석해볼 것도 권한다.

 

아버지들이 변하고 있다

현재 아버지학교는 지역별로 아주 작은 단위까지 지부가 세워져 있어 누구나 쉽게 참여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공공기관과 함께하는 ‘인성교육’ 차원의 아버지학교가 열리고 있고, 심지어 해외에까지 아버지학교가 수출되고 있다.

아버지학교가 출범한지도 25년째를 맞고 있다. 세월이 흐른 만큼 아버지학교도 변하고 있다. 요즘 아버지들의 경우 5주 과정의 아버지학교 참석을 부담스러워 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감동캠프’와 같은 단기 프로그램의 비중이 점차 커지는 추세다.

아버지들의 성향 자체도 과거에는 가부장적인 측면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가정적이고 자녀와 친밀해지기를 원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는 게 아버지학교 측의 분석이다. 때문에 아버지학교에서도 프로그램의 방향을 조금씩 수정하며 계속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해 나가고 있다.

오는 25일에는 영유아 자녀를 둔 아버지들을 위한 ‘영 대디(젊은 아빠)’ 프로그램이 첫 선을 보인다. 이 프로그램의 주안점은 어린 자녀들을 어떻게 놀아줄 것인가에 있다. 김현준 간사는 “요즘 아버지들은 가부장적인 성향이 많이 줄었다. 다만 아이들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놀아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프로그램 취지를 설명했다. ‘영 대디’ 프로그램 마지막 주에는 아예 다른 강의를 일절 배정하지 않고 ‘플레잉 코치’만 실시한다. 첫 회차는 25일 고척교회와 부산지부에서 개설되며 6월 15일에는 인덕원 지부에서 두 번째 회차가 실시된다

손동준 기자  djson@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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