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은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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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은 기적이다!
  • 이수일 목사
  • 승인 2019.05.0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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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목사/음성흰돌교회

지난 4월18일, 충북 음성문화예술회관 무대에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공연이 있었다. 보도에 의하면 최근 백건우는 21개 쇼팽 야상곡 전곡을 녹음한 앨범을 발매했고 국내의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쇼팽연주를 이어왔는데 비교적 작은 도시라고 할 수 있는 음성군을 찾은 것이다.

백건우의 연주를 직접 보고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추억이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 중에는 인근에서 피아노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원장들과 원생들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그 자세는 극명하게 갈라지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마추어라도 피아노에 눈을 뜬 이들은 경이로운 연주에 혼이 나간 모습이고, 반면 이제 막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은 졸음과의 전쟁을 치르느라 악전고투(?)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가끔 주님을 만났거나 은혜를 받았다는 이들 가운데 아직도 교만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사리판단이 안 되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보는 느낌이다. 목회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교회가 갑자기 커져 버리면서 나타나는 질병 가운데 하나가 교만한 언행이다. 선후배도 없고, 도나캐나 반말이다. 경박하고 천박한 모습에서 주님의 정신은 온 데 간 데 없다.

게다가 노회장이나 총회 상비부서장의 딱지라도 하나만 이마에 붙여주면 이건 그야말로 목불인견의 모습이다. 그러니 총회의 수장이라도 된 이들은 또 얼마나 헛된 바람이 가슴을 채울까! 역설적인 의미의 기적은 병든 자가 일어나고 고약한 성격을 가진 자가 새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주님을 만나는 사람들은 누구나 속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변화되지 않을 수 없다. 주님을 대면하면 절로 겸손해 질 수 밖에 없다. 아니 겸손 정도는 사치다. 성경을 보면 주님 만난 이들은 한결 같이 그 현장을 빠져 나와 혼이 나간 모습으로 줄행랑을 치곤했다.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부정한 자가 여호와를 만났다”면서... 사리판단만 되면 아마추어들은 프로들 앞에 주눅이 들 정도로 작아질 수밖에 없고, 세상의 막강한 권력 앞에선 모든 이들이 피차 두려움에 떠는 법인데, 그야말로 최고의 지존자요 창조자인 분을 만난 이들이 교만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기적이고 신비한 경지가 아닐까!

역설의 의미로 이야기하건데 하나님의 사람들이 교만한 것은 기적 중의 기적이고 신비 중에 신비다. 우주라는 거대공간에 티끌 같은 존재, 대형 산불 앞에 작은 낙엽 하나만도 못한 우리, 오직 주님 안에서만 의미가 부여될 수밖에 없는 인간들이 하나님 앞에서 자기 소리, 자기감정, 허접한 자기 의를 드러낼 모양이라면 이런 부류의 인간들은 전국을 다니면서 그 희한한 현상을 간증함이 제 격인 사람들이다. 어떻게 하면 예수님을 만나고도 교만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성경의 정신을 설교하고도 방자할 수 있는지를 간증함이 옳다. 교만은 기적 중에 기적이다. 서로 제 잘났다고 다투는 자들에게 주님은 물으신다. “내가 땅에 기초를 놓을 때에 너는 어디 있었느냐? 네가 그렇게 많이 알면 한번 말해 보아라”(욥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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