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Pray for Sri Lan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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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Pray for Sri Lanka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9.04.3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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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 공연장과 축구 경기장 등 6곳에서 총기 난사와 자살폭탄 공격 등 최악의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해 최소 130명이 넘는 무고한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모든 지구촌이 파리를 위해 울었다. 전 세계 시민들은 SNS에 파리를 위해 기도하자는 의미로 #prayforparis 해시태그를 달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페이스북은 프로필 사진 배경을 프랑스 국기 색깔로 칠할 수 있도록 했다. 사건 이후 꽤 오랜 기간 상당수 지인들의 프로필 사진이 청색 백색 적색으로 물들어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피해국인 프랑스 에펠탑은 물론 전 세계 유명 관광지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뉴욕의 월드 트레이드 센터,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등이 프랑스의 삼색기로 불을 밝혔다.

상상하기 싫은 비극은 얼마 전 스리랑카에서도 있었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와 인근 세 곳의 성당, 네 곳의 호텔 등 8곳에서 울린 폭발음은 최소 25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난 21일, 축복과 기쁨이 가득해야 할 부활절은 피와 눈물의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하지만 파리 테러의 2배에 육박하는 희생자가 발생했음에도 SNS는 비교적 차분했다. 4년 전 프랑스 때와 같은 스리랑카 국기의 물결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스리랑카를 향한 애도는 테러 일주일 전 발생한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를 향한 관심에도 못 미치는 듯 했다. 

물론 슬픔의 정도가 희생당한 사람들의 숫자로 결정될 수는 없다. 하지만 생명의 가치가 그 사람의 국적으로 결정되어서도 안 된다. 개발도상국의 슬픔이 너무도 쉽게 잊히는 지금의 현실은 씁쓸하다. 적어도 한국교회만이라도 더 낮은 곳에 시선을 두고 고통 받는 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기도의 손길을 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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