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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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쓰기
  • 이찬용 목사
  • 승인 2019.04.23 17:5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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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우리 교회 성도 몇 분이 제게 과분한 승용차를 사주셨을 때였습니다.

생선회를 좋아하는 작은 누님과 통화 중 차 이야기를 했더니, 보고 싶다고도 하고 저도 자랑을 할 겸 일산에 있는 횟집에서 점심을 사기로 했습니다.
아직 임시 번호판을 단 차를 끌고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이른 점심시간인데도 이방 저 방에 사람들이 꽤 있어 보였구요,

누님과 이런 저런 대화를 하며 식사하고 있는데, 식당 사장님이 ‘임시 번호판 차를 갖고 오신 분 맞냐’고 묻더군요. 그렇다니까, “조금 문제가 생겼습니다” 하셨습니다.
밖에 주차된 공간에 나가보니 허름한 옷을 입고, 가냘픈 어깨를 갖고 계신 저와 비슷한 연배의 남성분이 떨고 서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에 반주 겸 식사 하신 분이 대리기사를 부른 거였습니다.

그 대리기사 분은 뒤로 후진하다가 주차되어 있는 제 차의 뒤 범퍼를 흠집 나게 한 거였구요.

아직 임시 번호판인 차, 범퍼가 그렇게 깊진 않지만 일직선으로 도장된 면이 10cm 넘게 흠집이 나 있었습니다.

대리기사 분은 자기의 부주의로 차를 긁었다며, 연신 죄송하다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습니다.  사실 그런 모습도 안타깝긴 했지만, 마른 체격에 가냘픈 어깨를 떨고 있는 모습이 저를 더 힘들게 했는지 모릅니다.

“몸은 좀 괜찮으세요?”
“네?”
“아니~ 아직 번호도 안 단거 보이시죠?”
“네 그래서 더 죄송합니다.”
“저는 예수 믿는 사람입니다. 교회 다니세요?”
“아뇨~  다니지 않습니다.”
“오늘 그냥 가세요. 이건 그냥 조금 칠하면 될 듯 한데요 뭐~”
“뭐라구요?”
“그냥 가시라구요. 뭐 크게 사고 난 것도 아니고, 조금 칠하면 되는 데요~”
“대신 시간 되시면 꼭 교회에 다니시구요. 그냥 편히 가세요” 했습니다.

작은 누님은 자기 밥 사주러 왔다가 당한 사고라 생각하고 미안해하고, 식당 사장님은 이런 손님 처음 봤다고 서비스라며 이것저것 먹을 걸 더 챙겨주기도 하시더군요. 사실 배가 불러 더 이상 뭐 먹을 형편도 아니었습니다.

차는요? 제게 차를 소개해 주신 분이 다시 도색해 주셨구요. 별일 없이 잘 타고 다닙니다. 대리기사 하시는 분이야 놀랄 일일 수도 있지만, 사실 조금 도색하는 걸로 마무리 할 수 있는 제겐 별일 아니었거든요.

돌아오는 차 안에서 제가 주님께 감사 기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마음 쓸 수 있도록 제가 한 뼘은 더 커보였기 때문에요. 이렇게라도 마음 쓸 수 있도록 제 삶을 도우시는 주님의 은혜로, 귀한 차를 선물로 준 성도들도 고맙기도 해서요.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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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2019-04-26 11:20:00
"대리기사 하시는 분이야 놀랄 일일 수도 있지만, 사실 조금 도색하는 걸로 마무리 할 수 있는 제겐 별일 아니었거든요."

상대(더 힘들고 어려운 이)를 위한 목사님의 마음 쓰심, 고맙습니다.
목사님의 귀하고 아름다운 사역을 위해 그리고 새 차가 하나님의 복음 사역에 잘 쓰여지기를 기도합니다.

이재현 2019-04-26 11:17:17
"대리기사 하시는 분이야 놀랄 일일 수도 있지만, 사실 조금 도색하는 걸로 마무리 할 수 있는 제겐 별일 아니었거든요."
상대를 위한 목사님의 마음 쓰심, 고맙습니다.
새 차를 하나님의 복음 사역에 잘 쓰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