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위해 공교회적 연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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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 위해 공교회적 연대해야
  • 지형은 목사
  • 승인 2019.04.2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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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이러저러하게 애매한 점이 많기는 하지만,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2018년 평창올림픽 이전까지만 해도 위기 상황이 깊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불어온 이 바람은 어리둥절한 행복이요 낯선 설렘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어떤 자세를 갖고 어떻게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살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전반적으로 복음의 개인적 정체성에 유별나게 집중력이 강합니다. 19세기 미국의 대부흥운동에서 일어난 선교 운동이 한국으로 이어지면서 근본주의적이고 보수적인 신앙이 한국교회 신앙의 토대가 된 까닭입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복음의 개인적 정체성이 강한 것은 다른 쪽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한국교회는 복음의 사회적 연관성에 약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사회의 각 영역에 어떻게 실현되는지 그 구체적 행동이 허약합니다. 법조, 교육,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의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다운 윤리 도덕을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는 데 미흡합니다. 한국교회가 좀 더 깊이 자신을 성찰하며 현장의 실천에 이어져야 하는 덕목을 일반계시와 연관하여 다음의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인도적 인륜도덕, 둘째는 창조의 생태윤리, 셋째는 법치의 민주주의, 넷째는 상생의 시장경제입니다. 이 네 가지는 복음의 특별계시가 강하게 작동될 때 그 열매로서 우리가 사는 땅에서 일어나야 하는 변화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쳐주신 주기도문에서 ‘아버지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게 하소서’라는 내용은 특별계시와 일반계시가 한데 어우러지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논의에 덧붙여 한 가지 더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공교회적인 연대(連帶)입니다. 한반도 및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여정에서 한국교회는 더욱 깊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심장으로 끌어안아야 합니다. 구심력의 역할을 하는 개인적이고 내향적인 정체성과 원심력의 역할을 하는 사회적이고 외향적인 연관성을 조화롭게 살아내야 합니다. 이런 여정에서 공교회적인 연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국내의 범 기독교적인 연대와 동아시아 및 세계적인 범 기독교 집단들과 연대해야 합니다. 평화와 통일이라는 의제를 놓고 보수와 진보를 망라한 범 기독교가 뜻을 모아야 합니다. 개신교, 가톨릭, 정교회 등의 모든 기독교 집단이 연대해야 합니다. 이들 모두가 가진 사회 문화적이며 정치 경제적인 모든 역량을 결집하여 행동에 이어지게 해야 합니다.

한국교회남북교류협력단은 한국교회의 보수와 진보 그리고 남북 관계와 연관된 교계의 사회단체까지 함께하자는 모임입니다. 한국교회의 보수와 진보가 함께 일할 수 있는 새로운 틀이 필요합니다. 복음의 정체성과 연관성이 바람직하게 어우러지고 작동되도록 통섭(統攝)의 시각과 지평이 절실합니다. 위에서 말한 일반계시의 네 가지 덕목과 범 기독교적인 연대가 한국교회의 남북 교류와 연관하여 기본적인 가치와 자세로 검토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훈련과 삶의 고백이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선취(先取)하는 행위입니다. 역사에서 가르침을 얻는다면 우리는 독일보다는 어리둥절하지 않게 평화와 통일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복음적인 상생의 통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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