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지 않는 영혼의 변화, 더뎌도 끝내 ‘알곡 성도’로 뿌리내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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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지 않는 영혼의 변화, 더뎌도 끝내 ‘알곡 성도’로 뿌리내리죠”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9.04.15 2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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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이동 거부하며 불신자 전도로 부흥 이룬 수지산성교회

선교-교육-복지 3대 비전 하나씩 열매 맺는 중
기드온성경대학 통해 ‘말씀’ 무장한 성도 길러내
개척 후 지금까지 성도들에게 정성어린 손 편지

부흥하는 교회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목회자의 ‘정성’이다. 성도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간절함과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거듭난 성도들을 진심으로 아끼는 섬김이 부흥의 밑거름이 된다.

경기도 용인시 죽전동에 위치한 수지산성교회 담임 황규식 목사는 불신자들을 대상으로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물과 양분을 주어 그리스도의 제자로 정착시키고 있다. 1990년 개척부터 지금까지 ‘불신자 전도’는 황 목사의 변함없는 목회원칙이다. 이 원칙을 지키기란 결코 쉽지 않다. 수평이동이 일상화 된 요즘, 믿지 않는 성도들만 골라서 교회의 일원으로 정착시킨다는 것은 교회의 성장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황 목사는 더디게 가더라도 더 필요한 사람들에게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30년 가까이 정성을 쏟은 결과,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는 지금의 수지산성교회를 일굴 수 있었다.

불신자 전도는 목회 원칙

“우리 교회 성도의 90%는 소위 불신자 출신이죠. 믿음을 경험한 기존 성도들의 이적을 뿌리치기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불완전한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믿지 않는 이들에게 완전한 교회는 오직 천국뿐이라는 ‘구원의 감격’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수지산성교회는 수평이동을 정중히 거절한다. 특히 작은 교회에서 옮기는 성도들은 상담 후 본교회로 돌려보낸다. 불신자가 전도의 대상이다 보니 십일조를 내는 완전한 정착 성도로 만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황 목사는 “그 시간만 인내하면 ‘알곡 교인’이 남는다”고 말했다. 성도의 이적률이 거의 없는 것이 수지산성교회의 특징이다.

불신자 정착에 심혈을 기울인 황 목사가 중요시 하는 또 하나는 바로 ‘성경’이다. 오직 성경 속에서만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황 목사는 20년 전부터 ‘기드온성경대학’을 운영했다. 성경대학은 ‘대학’과 ‘대학원’ 과정이 있다. 대학에서는 6개월 간 하나님의 사람을 만들고, 대학원에서는 1년 동안 일꾼으로 훈련시킨다. 처음에는 교회 새신자를 중심으로 진행했지만 지금은 입소문이 나면서 초교파적으로 성경을 배우기 위해 몰려온다. 올해도 주·야간을 합쳐서 150명이 등록했다. 지금까지 기드온성경대학을 거쳐 간 졸업생만 2,000명이 넘는다. 성경대학을 졸업한 성도들은 이탈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말씀이 그들의 삶에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언약신앙입니다. 그 기초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고요. 말씀에서 떠나면 이단에 빠지게 되고, 삶의 변화 없이 무의미 하게 살아가게 됩니다.”
수지산성교회 성도들은 매일 오전 9시 반이면 교회에 모여 중보기도를 하고 전도에 나선다. “이렇게 좋은 하나님을 안 믿으면 당신 손해”라는 믿음의 베짱은 수지산성교회 성도들의 자부심이자 자신감이다.

고비마다 함께 하신 하나님

국내 유수의 항공사 직원에서 우리나라 1호 프랜차이즈를 런칭할 만큼 잘 나갔던 황규식 목사는 신앙적 갈등으로 인해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혈혈단신 사업의 길로 들어섰다.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면서 사흘 간 금식기도를 하던 중 사업자금을 대주겠다는 한 목회자의 연락을 받았다. 무작정 찾아간 수원의 한 교회는 1층에 사업장이, 2층에 교회가 있었다.

교회에서는 무의탁 노인 3명이 생활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업자금을 대준다고 불렀던 목사님이 해준 것은 밥 먹이고 기도하고 돌려보낸 것이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그는 기도했다. ‘하나님, 저에게 왜 이런 경험을 시키시는 겁니까? 저 3개월 동안 사업 준비하느라 생활도 어려운 지경입니다.’ 그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다. ‘너도 이와 같이 하라’는 것이었다. 하나님이 명령하신 것은 크리스천 기업이 아니라 교회였다. 어려운 사람을 돌보는 교회, 그것을 할 수 있느냐고 하나님이 물으신 것 같았다. 하나님께서 목회의 길로 부르신 그 순간을 황 목사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개척 후 지금까지 고비도 수차례였다. 강동구에 처음 지하교회를 개척했을 때는 두 달만에 홍수로 예배실이 물에 잠겼다. 어렵사리 지하에서 벗어나 3층으로 이전한 후에는 지역주민들의 오해 속에 떠나야했다. 1996년에는 죽전에 성전부지를 매입했지만 지역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성전건축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2년 만에 통나무로 된 아름다운 전원교회가 완공되자 주민들의 칭찬이 들려왔다. 이듬해에는 평창에 수양관 부지를 매입했고, 죽전신도시 개발과 동시에 지금 사용하는 새성전에 입당했다. 새성전에 입당한 2005년까지 개척 후 불과 15년 만에 지상 8층 규모의 대형성전을 건축할 수 있었다. 황규식 목사와 성도들은 “고비마다 함께 하신 하나님께서 기적처럼 새로운 길을 열어주셨다”고 은혜를 고백했다.

선교, 교육, 복지 ‘3대 비전’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목회는 그가 개척초기부터 세운 목회철학 중 하나다. 6.25 전쟁이 끝난 후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황규식 목사 역시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10살에 처음 교회에 나가서 한 기도가 ‘돈 벌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등록금을 못 내서 쫓겨날 위기에도 처해봤고, 먹을 것이 없어서 술지게미로 배를 채우던 때도 있었다. 그가 돈을 벌고 싶은 이유는 자신처럼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서였다. 돈을 벌면 불쌍한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었고, 좋은 교사가 되어 가난한 아이들에게 공부도 가르치고 싶었다. 하나님은 어린 소년의 간절한 기도를 듣고 가르치는 교사로, 나누고 섬기는 목사로 그를 세워주셨다.

개척초기부터 수지산성교회의 비전은 ‘선교목회, 교육목회, 복지목회’, 이 세 가지로 압축된다. 교회설립 후 29년이 흐른 지금, 목회비전은 하나씩 영글어 탐스러운 열매를 맺고 있다.

신앙의 유산이 끊이지 않고 다음세대에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교육목회비전’은 초중등과정 대안학교인 요셉크리스천학교를 통해 실현되고 있다. 매일 예배로 학업을 시작하는 요셉크리스천학교는 성품훈련과 리더십 교육, 협동학습을 통해 세상에 하나님의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1년에 한 번은 필리핀 영어연수를 단기선교와 함께 진행한다.

‘선교목회비전’은 필리핀에 세워진 다망선교센터를 통해 세계로 뻗어나가는 중이다. 수지산성교회는 국내 20여개 농어촌 미자립교회를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으며, 결손가정 및 장애우 학자금 지원 등 다양한 선교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시작한 필리핀 선교는 체육관에서 말씀을 선포하는 대형집회로 시작됐다. 12년 동안 현지인 대상 말씀집회를 계속하던 중 마닐라 인근 빈민촌 상황을 전해 듣고 그곳에 ‘다망드리밍센터’를 세워 교회와 유치원 사역을 시작했다. 황규식 목사는 “가난으로 인해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필리핀 아동들에게 기독교적 가치관을 심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꾼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교육과 선교가 함께 가는 필리핀 사역에 기대를 표했다.

복지목회비전은 평창 수양관을 중심으로 힐링센터와 은퇴목회자를 위한 복지공동체 ‘드림힐빌리지’로 완성되고 있다. 이미 건평 40평짜리 주택 24채를 지어 은퇴를 앞둔 목회자들에게 분양하고, 자립할 수 있는 친환경 사업장을 구상 중에 있다. 드림힐빌리지에는 작은 교회를 세워 주민들과 함께 예배드리고, 노후 사각지대에 처한 은퇴목회자들의 공동체, 무의탁노인들을 위한 삶의 터전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정성목회’로 행복한 부흥

신앙은 ‘모판’이 중요하다는 황규식 목사. 목회의 모든 기초가 ‘교육’에서 시작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성도들은 모판에 뿌리내린 믿음으로 자라난다. 성경대학, 대안학교, 교육선교 등에 몰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사람의 성도를 양육하기까지 수많은 손길을 마다않는 황 목사는 그야말로 ‘정성목회’의 상징이다. 성도들의 생일과 결혼기념일에는 직접 손편지를 써서 보낸다. 개척부터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른 적이 없다. 그만큼 목회자와 성도의 교감이 깊은, 가족 같은 교회로 커 나가고 있다. 자신이 교회의 3대 비전을 완성할 생각도 없다. 시작은 내가 했으니 마무리는 후대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하나님의 말씀이 달게 느껴진다는 황규식 목사. 매주 주보를 통해 ‘하나님’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리는 황 목사는 하나님을 알아가는 기쁨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말씀과 기도’, ‘말씀과 성령’, ‘말씀과 섬김’이 어우러진 수지산성교회 성도들과 함께 행복한 부흥을 거듭하고 있다.

▲ 필리핀 다망선교센터 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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