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운데 하나님 발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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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운데 하나님 발견하기
  • 조성돈 교수
  • 승인 2019.04.10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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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봄이다. 꽃구경 다니는 시간이다. 거리마다 이제 꽃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교회들도 야유회로 다니는 때이기도 하다. 그런데 보면 이렇게 꽃구경 다니며 자연을 느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 오히려 꽃구경하는 것도 일이고 전투 같다. 아마 한국인들의 심성인 것 같다. 여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즐겁지 못하다.

돈 벌고 일하는 것이 인생의 목적은 아니다. 행복하고 좋은 삶을 사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주52시간 근무제가 실시됐다. 이제 직장인들이 여가가 생기게 되었다. 직장인들에게 이렇게 생긴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지를 조사했다. 그랬더니 1위가 자기계발이었다. 즉 더 열심히, 더 잘 일하기 위해서 그 시간을 쓰겠다는 것이다. 즐기라고 시간을 주었더니 더 열심히 일할 생각만 하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보면 여행도 전투적으로 한다. 유럽에서 보면 여행 온 사람들의 관심사는 몇 개국을 돌았는지, 차를 타고 몇 천km를 달렸는지가 중요하다. 여유와 자유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이루었는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은퇴를 하고 나면 얼마 되지 않아 죽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일하는 것이 삶의 목적이었는데 일을 안 하게 되니까, 소위 말하는 맥이 빠져서 죽는 것이다. 한국인은 어떻게 하던지 정년을 더 늘리려고 한다. 어떻게 하면 더 일할 수 있는지 노력한다.

그런데 독일사람들은 거꾸로 빨리 은퇴해서 연금생활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래서 회사에서 자기를 빨리 해고해 주기를 바란다. 자기가 먼저 은퇴를 하면 연금 지급이 늦춰지는데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면 일찍 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와는 사고가 완전히 다르다. 이뿐이 아니다. 독일 사람들은 아침 8시에 출근해서 3시 30분이면 퇴근한다. 하루에 8시간이 안 되게 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퇴근을 하고도 많은 일들을 한다. 집안을 가꾸기도 하고, 정원을 손질하기도 한다. 취미 생활로 스포츠클럽에 가입하기도 하고, 정당에 가입해서 지역 정치에 나서기도 한다. 거기에 이들은 1년에 휴가가 40일이다. 한 달하고 10일 되는 시간이다. 휴가철이 되면 민족이동이 이루어진다. 산으로 바다로, 전 세계로 흩어진다. 휴가를 가서 한 달 정도 여유를 즐기고 온다. 이들의 삶을 보면 일 하려고 쉬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휴가를 가기 위해서 일하는 것처럼 보인다.

목적을 내려놓고 삶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대단한 휴가가 아니더라도 우리 삶에서 소소하게 행복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야 한다. 꽃이 흐드러진 산을 찾아다닐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핀 꽃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시간을 멈추어 놓고 그 꽃을 바라보면 창조주 하나님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대단한 영성이 아니라 우리 삶에서 하나님을 발견하는 깊이 있는 영성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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