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교, 대표회장 교체에 “연합정신 파기”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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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결교, 대표회장 교체에 “연합정신 파기” 반발
  • 승인 2001.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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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가공회는 당초 공동회장제로 운영돼왔다. 그러나 이원화된 체제를 단일화하자는 안이 제기되면서 3년전부터 새찬송가측과 개편찬송가측이 대표회장과 공동회장을 돌아가면서 맡아왔다. 따라서 올해 대표회장은 개편찬송가측 성결교단의 순서다.
그러나 공회원들은 개편찬송가측 성결교 대표가 장로라는 이유로 대표회장 선출을 반대했다. 대신 새찬송가측에서 대표회장을 1년 더 맡기로 하고 개편찬송가측은 내년과 후년에 연이어 대표회장을 내오기로했다. 나름대로 합리적인 결정처럼 보이지만 이번 대표회장 선출과정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있다.

우선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은 올 가을 21세기찬송가 발행을 앞두고 각 교단장들을 만나 설득하려면 ‘장로’보다 ‘목사’가 공신력있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이런 주장은 보수교단이 주로 속해있는 새찬송가측에서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장로보다 목사가 대표성이 있다”는 말은 올해만 통한다. 장로는 안된다는 법이 없기 때문에 반대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공회원이 21세기 찬송가가 나오는 올해만 장로는 할 수 없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결교 대표로 파송된 전희준장로는 음악학자이자 수십년간 찬송가를 만들고 연구해온 전문가. 21세기찬송가의 장단점을 교단장들에게 설명할 때 서기행목사보다 전희준장로가 훨씬 전문적 지식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

또 회의의 정황에 비추어 전희준장로를 반대한 쪽은 새찬송가측이 아닌 개편찬송가측. 개편찬송가측은 총회전에 대표회장으로 전희준장로를 추천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회의 당일 임원을 선출하는 전형위원중 개편찬송가측에서 서기행목사를 대표회장으로 밀었다는 후문이다.

이날 공동회장으로 밀려난 전희준장로는 “감리교가 연합정신을 깨뜨린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순서에 따르면 올해 성결교가 대표회장에 나오고 내년에 감리교는 공동회장을 맡게 되어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 따라 감리교가 내년에 대표회장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장로는 “감리교 파송위원이 내년에 대표회장을 맡고자 꾸민 일”이라며 연합정신이 깨어진 공회에서 공동회장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사의를 표했다.

찬송가공회의 대표회장 선출과정은 자칫하면 성결교의 탈퇴라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있다. 성결교는 지난 21일 교단 내 찬송가위원과 최희범 총무 등 교단대표가 모인 자리에서 찬송가공회 총회결과를 정식으로 보고 받고 총회장 명의로 임시총회를 소집해줄 것을 요청키로 했다. 성결교총회는 성명을 통해 “공회가 임시총회를 소집해 전희준장로를 대표회장으로 원상복귀 시키지 않을 경우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단대표들은 “그동안 성결교가 교회연합사업의 중심에서 적극 참여해 왔으며 전문성을 갖춘 사람을 대표회장 후보로 파송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을 어겨가며 전장로를 공동회장에 몰아낸 것은 연합사업의 약속을 깨뜨린 것”이라며 공회의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찬송가 판권계약문제와 재정운영의 불투명 등 공회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대표회장 선출을 둘러싼 공회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주기자(Lhj@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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