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통계 없이는 미래 향한 계획 수립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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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통계 없이는 미래 향한 계획 수립 어려워”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9.03.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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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개혁과제를 진단한다 ④ 교세통계가 필요하다
▲ 백석대신총회는 교회수와 목회자수 통계는 있지만 전체 성도 기준인 교세 통계가 없다.

“교세통계를 바탕으로 교단의 미래와 정책을 구상할 수 있기 때문에 교회와 노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몇몇 노회가 잘 보내주셨지만 대부분 노회는 꿈쩍도 않고 있습니다. 100% 제출한 노회가 있다면 제가 선물까지 준비하겠습니다.”

교세통계위원장을 맡고 있는 부총회장 박경배 목사는 정기총회 이후 지난해 11월 열린 첫 실행위원회에서 교세통계 보고서를 잘 제출해 달라며 실행위원들에게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교단 규모가 커지고 위상도 그 만큼 높아졌기 때문에 총회의 현재를 파악하는 위한 통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경배 목사는 “교세통계는 노회 협력이 없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올 봄 정기노회 때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보고하지 않을 경우 행정조치 안건까지 고려하겠다”고 언급하기까지 했다. 그만큼 교세통계를 파악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총회 사무국에 확인한 결과, 실제 봄 노회를 앞두고 교세통계 보고서를 제출한 교회는 넉넉히 잡아도 7천3백여 교회 중 3분의 1에 불과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지앤컴리서치 지용근 대표는 “문제가 있는 줄 알지만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야 해결을 위한 첫걸음도 내딛을 수 있다”며 “통계는 현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자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팩트를 파악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교단 미래를 제대로 진단하지 않고는 한 발자국도 전진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교단마다 입학정원 규모를 조정해야 하지만 어느 수준에서 할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통계가 필요하다. 10년 뒤 가나안 교인이 얼마나 늘어날지 예측할 수 있어야 현재 사역전략 수립도 의미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교회 주요 교단 중 매년 정기총회에서 교세통계를 공표하고 있는 교단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파악하고 있는 한국교회 교단 374곳 가운데 소수에 불과하다. 

전체 교인수와 목회자, 교회 수를 발표하는 교단은 예장 통합과 합동, 합신, 기장, 고신, 감리회, 기성, 침례회 등 규모가 있는 교단들이다. 이 교단들이 매년 발표하는 통계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교회의 교세 추세를 가늠할 수 있다. 

예장 통합총회와 합동총회는 교단 홈페이지를 통해 통계자료를 직접 입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여타 교단들과 마찬가지로 노회 협력을 받고 있다. 교회별 교세통계는 노회 차원에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공유가 필수이다. 

통합총회의 경우 교회마다 고유코드를 부여해 교회가 자체적으로 축적된 통계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사항목이 74개에 달해 데이터베이스를 교회가 다양한 정책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우리 총회의 경우 한국교회 3대 교단이라고 하지만 교회 수를 제외한 교세통계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사실 교회 입장에서 보면 교세통계 보고서라고 하는 게 여간 불편하고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더구나 교인이 많지 않거나 감소세가 큰 경우, 교회학교가 없는 경우라면 더욱 거부감이 드는 것도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더 먼 미래를 생각하면 교단 뿐 아니라 우리 교회를 위해서도 교세통계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수립된 교단정책을 우리 교회에 반영해 새로운 변화를 불러올 수 있어서다. 

모 교단 통계위원회 관계자는 “교인들이 주는 것을 수치로 확인하고 싶지 않아 통계입력을 하지 않는다는 목회자의 말도 들었다”며 “목회자와 교회에서 신앙적 양심에 따라 정확한 자료를 보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협력을 당부했다. 

교세를 입력했더라도 오염되지 않는 순수한 자료를 입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교단마다 계속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이다. 

통계를 기준으로 세례교인 의무금을 책정하기 때문에 축소보고 되는 현상이 있다. 교세통계를 확대 보고해 총대수를 늘리는 사례가 있어 다른 교단에서는 교회 경상비 기준으로 총대를 공천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교단 통계부서들은 깨끗한 통계자료를 수집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통계수치 파악만큼 중요한 것이 또 분석이다. 기초 데이터를 확보했다면 제대로 분석해 가공하는 것이 교단의 자산이자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지용근 대표는 “한국교회가 더 이상 통계를 내는 것을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 다음세대가 걱정이다고 외치기만 하지 말고 위기의 실체를 바라보고 나아갈 방향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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