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권문제 여전한데 느슨해진 인권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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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인권문제 여전한데 느슨해진 인권의식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9.03.2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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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북한인권 더 개선될 것” 일년 만에 16.7% → 65.1%
대규모 난민 발생시 ‘선별수용’이 ‘전면수용’보다
▲ 북한인권정보센터 인식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진 반응이었다. 윤여상 소장은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착시현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작년과 올해 남북정상회담 세 차례, 북미정상회담 두 차례나 열리며 한반도 상황에 개선되면서, 우리 국민들이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너무 관대해진 것은 아닐까. 불과 일 년 사이에 북한 인권에 대한 인식이 느슨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인권정보센터(이사장:이재춘)가 2014년부터 매년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북한인권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1일 공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7년 응답자의 95.7%가 북한 인권문제가 심각하다고 답변했지만, 2018년에는 85.4%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2017년 ‘북한인권이 더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16.7%에 그쳤지만, 지난해 65.1%으로 무려 50% 가까이 증가했다. ‘더 개선될 가능성이 없다’고 한 응답은 81.2%에서 30.4%로 크게 감소했다.또 '북한인권이 개선되고 있다'는 인식이 2017년 5.3%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38.3%로 늘어났을 뿐 아니라 '북한인권이 나빠지고 있다'는 응답은 46.5%에서 8.9%로 줄어들었다. 

▲ <도표: 북한인권정보센터 제공>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상당수는 북한 인권문제를 희망적으로 전망하고 있었지만, 북한 난민이 대규모로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가 취해야 할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는 소극적인 답변이 더 많았다.

‘같은 동포이기 때문에 모두 받아야 한다’는 응답이 35.6%인 반면, ‘경제적 능력과 외교적 부담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응답이 49.8%로 조사됐다. 같은 질문에 대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모두 수용’ 응답이 ‘선별 수용’보다 더 많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인식전환이 생긴 것이다.

2017년에는 ‘모두 수용’이 49.6%, ‘선별 수용’이 38.1%로 가장 큰 격차가 나타났지만 한해 만에 전면 전환이 만들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 <도표: 북한인권정보센터 제공>

이번 변화에도 불구하고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도’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 ‘북한 인권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이 2017년 57%에서 2018년 61.2%로 소폭 증가한 수준에서 그쳤다.

북한인권정보센터 윤여상 소장은 “현재 유엔과 국제사회, 전문가들은 북한 내 실질적인 인권개선은 이뤄지지 않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 역시 마찬가지 견해를 보이고 있다”며 “남북관계 개선 조짐 때문에 북한인권이 자동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에서 오는 착시효과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통일연구원 오경섭 연구위원 역시 “매년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하며 심층조사를 하고 있지만 지난해 조사에서 여전히 북한 내 정치적인 인권침해는 심각한 것으로 파악했으며, 김정은 정권의 인권침해 수준은 김일성, 김정일 정권 때와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탈북자 출신의 NK WATCH 안명철 대표는 “김정은 때에 들어서 장마당 통제가 완화돼 경제적으로 달라진 것은 있지만 오히려 김정은 정권에서 공포정치는 더 강화된 것으로 확인했다”며 “할아버지와 아버지 때는 잘못을 해도 사상개조 등 한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김정은 들어서는 그 조차 없다”고 북한 주민들을 통해 파악한 내용을 전했다.

한편,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사항에 대해 응답자의 36.3%(2017년 49.4%)는 '국제사회의 공조를 통한 압박', '꾸준한 대화를 통한 개선촉구 및 지원(33.8%),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확대 및 활성화'(16.3%), '북한인권피해 기록 및 홍보'(8%) 순으로 답변했다.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압박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대화와 지원'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018년 12월 2~4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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