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교회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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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교회의 꿈
  • 김종생 목사
  • 승인 2019.03.1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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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생 목사/글로벌디아코니아센터 상임이사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한 참으로 뜻깊은 해이다. 3.1운동은 헌법의 기초이며 모든 국민이 기억해야 할 국민적 유산이고 미래에도 계승해야 할 민족의 정신이다. 특별히 3.1 만세운동에 교회의 참여가 대단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3.1운동의 역사와 의미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기념될만한 일들이 있으면 교인이 앞장서서 헌신하고 새롭게 나아가자는 ‘구호성 외침’을 계속해 왔다. 3·1운동 100주년 관련 행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나 기념 예배와 기념행사 만으로는 2%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민족과 나라를 위한 선언적인 애국의 외침은 컸지만 소금과 빛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민족의 숙제인 평화통일의 당위적인 선언에 그치고 구체적인 로드맵은 찾기 어려웠다. 

진정한 승리는 상대를 이길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일본을 비난하고 비판은 해 왔지만 정작 일본을 넘어서기 위한 치열한 노력은 부족했던 것 같다.

어린왕자를 쓴 생텍쥐페리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모아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일들을 하지 마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를 꿈꾸게 하라.” 바다를 보여주고, 바다를 사랑하게 하면 일은 시작되는 법이다. 그러면 새롭고 창의적인 배로 구현이 되는 것이다. 바다를 사랑하게 하는 것은 곧 비전과 가치를 갖게 하는 것이다. 목재를 고르고 연장을 사용하고 배를 조립하고 하는 것들은 모두 기능적인 차원의 것이다. 기능을 넘어선 가치에 대한 갈망이 우선 되어야 한다.

일찍이 일본에 건너가 우찌무라 간조의 영향을 받은 김교신 선생은 자칫 뜨거워지기 쉬운 감정적인 애국이 아니라 찬물을 끼얹으며 냉철한 이성적 삶을 살아갈 것을 주문했다.

조선을 너무나도 사랑한 선생은 우리 국민성을 바로 깨우치고 바른 인격과 도덕을 겸비한 품위있는 하나님의 자녀로 세우기 위해 그 무엇도 아닌 성서의 말씀을 통해서만이 가능함을 알고 조선을 성서 위에 올려놓겠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성서를 조선 위에 그러므로 조선을 성서 위에” <성서조선>을 창간하고 그 창간호에서 선언하였다. 우리의 수많은 성경공부와 설교가 대한민국과 민족의 역사 속에서가 아니라 수험생의 무조건적인 문제 암기와 같이 진행되어 온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이스라엘의 역사는 해박하지만 한반도의 역사에는 문외한이 되어왔고, 미국의 역사와 인사들에게는 우호적이면서 정작 우리의 역사와 인물들은 귀하게 보지 못했던 것이다. 많은 성경공부와 새벽기도로 교회 생활에 충실할수록 직장과 사회와는 거리를 두게 된 것이다.

칼 바르트의 “한 손에는 성서를, 한 손에는 신문을.”이라는 유명한 격언처럼 우리는 분단의 역사 속에서 성서를 읽고 역사를 재해석해 가야 하는데 말이다. 

민족의 아픔이 교회의 아픔이었던 당시 교인은 20만명으로 1%밖에 되지 않은 적은 집단이었다. 그럼에도 민족교회로서 손색이 없었던 것은 교회의 크기에 있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말씀을 그대로 실천하는 교회였다는 사실이다. 나라를 되찾으려는 비폭력 저항운동을 우리 믿음의 선조들은 입이 아닌 손과 발로 죽음까지 불사하며 실천했다. 이 정신이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에 주는 하늘의 메시지이다.

민족을 건너뛴 세계선교의 아쉬움을 우리는 여실히 보고 있으며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성서와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배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기도한다. 민족교회의 꿈을 이루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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