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교회는 달라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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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교회는 달라야 하는 것 아닐까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9.03.1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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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호주 출신의 백인 우월주의자가 2곳의 무슬림 모스크에서 종교의식 중이던 사람들을 무차별 총기난사해 살해했다. 범인은 심지어 테러 순간을 자신의 SNS 계정으로 생중계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무려 50명에 달하는 희생자들은 비록 우리와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지만 인간으로서 존엄했고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었다. 희생자 가운데 테러 순간 자신의 몸을 던져 이웃을 살렸다는 소식에 전 세계는 같이 울었다.

뉴질랜드뿐 아니라 세계 각처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뉴질랜드 주요 기독교단들은 참사 직후 전 세계교회에 기도를 요청하고 폭력적인 테러가 즉각 중단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현장에서 지원도 하고 있다.

각 나라의 교회들이 뉴질랜드 참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신앙적 입장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세계개혁교회연맹과 세계복음주의연맹, 세계교회협의회와 같은 교회협의체 뿐 아니라 각국을 대표하는 교단들도 성명서이나 입장문을 발표하고 테러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깊은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있었다.

아쉽게도 한국교회 안에서 뉴질랜드 총기 테러를 비판하고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다. 사고 이후 닷새가 되었지만 사회선교를 중시하는 교단들에서도 성명은 나오고 있지 않다.

사실 뉴질랜드라는 지리적 거리감과 무슬림 희생자라는 어색함은 우리 국민들도 감정을 느끼기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교회는 달라야 하는 것은 아닐까.
최소한 세계 제2의 선교대국이라고 자처할 정도라면, 무고한 희생자들이 만들어지는 이 시대의 문제에 둔감해서는 안 되는 것은 아닐까.

한국교회가 뉴질랜드 총기난사와 같은 비인도적 만행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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