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로 용기를 북돋는 하나님의 피아니스트

문화초대석 / 재즈 피아니스트 이지현 손동준 기자l승인2019.03.12 13:40:10l수정2019.03.12 13:43l14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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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집 ‘인커리지’…‘구주를 생각만 해도’ 외 5곡 수록
오랜 반주 경력…믿지 않는 이들도 즐길 수 있도록 초점

▲ 재즈 피아니스트 이지현 교수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초 새로운 EP앨범을 발표했다.

재즈 피아니스트 이지현 교수(호남신대)가 최근 자신이 이끄는 팀 ‘레인보우선셋’과 함께 새로운 EP앨범(미니앨범)을 발표했다. ‘인커리지’(용기를 복돋우다) 앨범에는 재즈를 기반으로 한 ‘찬송가’들이 담겼다. 지난해 12월 ‘구주를 생각만 해도’, ‘주 예수 내가 알기 전’, ‘예수로 나의 구주 삼고’를 먼저 발표하고 올해 초 ‘참 아름다워라’, ‘내 주를 가까이’, ‘신자 되길 원합니다’를 연이어 발표했다.

“음악의 힘을 믿는다”고 말한 그녀는 “찬송가이지만 믿지 않는 사람들도 공감할 만한 음악적인 포인트들을 다양하게 담았다”고 소개했다.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신앙을 강요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음악을 통해 하나님이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찬송가’ 6곡을 수록한 인커리지 앨범은 믿지 않는 이들도 즐겨 들을 수 있는 음악적 풍성함을 담았다.

2년만의 새 앨범

이번 앨범은 지난 2011년 발표한 ‘오버 더 워터’(Over The Water)와 2017년 발표한 ‘고 백 홈’(Go Back Home) 이후 세 번째 앨범이다. 1집 ‘오버 더 워터’는 10년간의 재즈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 만든 앨범으로 재즈의 성격과 현대음악의 색깔이 강하다. 이 교수 스스로도 “10년간의 공부를 정리하고 그 안에 주신 하나님의 마음을 담은 앨범”이라고 소개한다. 1집에는 창세기 1장 3절을 모티브로 천지를 만들기 전 혼돈 가운데 운행하시는 성령을 표현했다. 

2집은 가족들을 위해 만든 앨범이다. 믿지 않는 동생이 신앙적인 문제로 겪은 어려움을 위로하기 위해 곡들을 썼다. 

2집 앨범은 특히 구체적인 멜로디 작곡없이 모티브만 가지고 ‘원 테이크’로 녹음을 한 점이 특징이다. 더욱이 라이브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피아노와 드럼, 베이스가 같은 공간에서 녹음을 했다. 이지현 교수는 “25년간 교회 반주를 해왔어요. 개척교회를 섬긴 시간도 적지 않았는데 기도회 반주를 하면 최소 1~2시간은 사람들이 기도할 동안 반주를 계속 이어가야 하죠. 지칠 겨를도 없어요. 그런 경험들이 앨범 제작에 큰 도움이 됐어요. 기도회 반주하듯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악보 없이 쭉 연주를 했고, 녹음이 끝난 후에 악보를 만들었지요.”

 

▲ 이지현 교수.

장르 이전에 예배

음악가 집안에서 자란 이 교수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 잘하는 형제들 사이에서 열등감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클래식에 매달리다가 뒤늦게 예배음악으로 전공을 바꿨고, 늦은 나이에 미국 유학을 떠나면서는 재즈로 방향을 선회했다.

유학시절에는 흑인과 히스패닉 등 여러 그룹들과 어울리며 ‘월드뮤직’에 눈을 떴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해도 흑인이나 히스패닉의 ‘그루브’를 흉내 내는 것이 그쳤다. 지도교수는 언제나 그녀에게 ‘낫 배드’(나쁘지 않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레잇’(훌륭하다)을 갈망했던 그녀가 자존감을 회복한 건 대학원에서는 다시 클래식으로 전향하면서 부터다. 연주뿐 아니라 작곡을 겸해서 공부했는데 많은 선생과 동료들이 그녀가 작곡한 곡들에 대해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클래식과 재즈,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하나님께서 왜 저에게 이렇게 많은 공부를 시키시는지 당시엔 전혀 몰랐어요. 돌아보면 10년 가까운 유학 생활 동안 연주자와 예배 사역자의 길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있었던 것 같아요. 클래식 집안에서 자라서 내 스스로도 편견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 모든 것들이 10년 공부를 마친 후에는 깨졌어요. 모든 음악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특히 예배자로서 장르 이전에 하나님이 주신 아이디어로 연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녀는 이번에 3집 ‘인커리지’ 앨범을 낸 것도 장르적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다. 찬송가는 이 교수가 재즈를 공부하기 전에 ‘코드’를 알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그래서 찬송가는 이 교수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이 교수는 “안 믿는 사람들에게 대놓고 찬양을 들려준다는 데 대해 주저함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많은 사람들이 재즈 찬송가 앨범을 내 온 만큼 차별성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 찬송가 앨범을 통해 믿지 않는 사람들도 음악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거룩함’보다는 ‘따뜻함’에 초점을 맞췄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지현 교수와 레인보우선셋의 연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누구나 찾아 볼 수 있다.

손동준 기자  djson@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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