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본 대한민국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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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본 대한민국의 풍경
  • 김인영 장로
  • 승인 2019.02.2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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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창일교회·전 KBS 보도본부장

3월. 만물소생의 때다. 생명의 기운이 천지에 가득하다. 백 년 전엔 이 땅에 그 기운이 ‘대한독립 만세’였다. 방방곡곡 외쳤던 간절함이 밑거름되어 후일 해방을 맞았고 한민족의 저력은 무서웠다. 대한민국은 전쟁의 아픔을 극복하고 눈부시게 성장했다. 진보와 보수 서로 다른 기류의 충돌로 우여곡절을 겪어가면서도 한국사회는 더욱 성장해 가고 있다. 

그리고 이젠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때가 된 듯 한반도에 해빙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남북 철도연결이나 개성공단 사업 재개 등 남북 경제협력의 그림들이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통일의  그 날도 이젠 꿈만은 아닌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한쪽에선 북의 핵 포기를 믿을 수 없다며 성급한 퍼주기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그래서 남과 북이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고 험해 보인다. 하지만 하나님 시간표는 누구도 모른다. 그러니 복음으로 하나 되는 선교한국을 꿈꾸며 기도할 수밖에. 허나 꿈 이전에 급한 것은 당장의 현실이다. 경제전망은 하나 같이 어둡다. 실업률 역대 최고 기사가 연일 쏟아질 만큼 일자리 문제는 심각하다. 남녀노소 막론하고 구직이 어렵다. 정부가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어도 소용없다. 기업은 투자의욕이 꺾인 지 오래다. 물가는 계속 오른다. 세계적 경기침체 전망이 속속 나온다.

어려운 현실에 신앙인도 자유롭지 않다. 주의 나라와 의를 먼저 구하면 나머지 모든 것을 천부께서 채워주신다 말씀하셨는데 현실은 녹록치 않다. 감사가 쉽지 않고 믿음으로 살기가 쉽지 않다. 광야 이스라엘인처럼 원망과 불평이 터져 나온다.

객관적 현실보다 더 어려운 것은 사회분위기다. 저마다 불평등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적 박탈감이 심하다. 누군가를 향한 미움과 원망이 가득하다. 저마다 뜻대로 되지 않으면 누군가를 탓한다. 사회를 탓하고 구조를 탓하고 나라를 탓한다. 내 탓은 없다.

정부마저도 남 탓을 한다. 구조적 문제나 모순은 전부 이전 정부 탓을 한다. 그래서 ‘적폐’라는 말이 화두다. 과거사를 다 뒤진다. 지난 정부 때 일은 모두 악이요 새 정부가 하는 일은 모두 선이라는 식이다.

이미 전직 대통령 둘이 구속됐다. 대법원장까지 구속됐다. 정의가 지고의 가치처럼 돼 있다. 정부 영향을 받는 주요 기관에선 아직도 적폐몰이가 한창이다. 기관마다 눈에 안 보이는 선의의 피해자들이 속출한다. 그래도 현 정부는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선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법적, 제도적 개혁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야당은 당연히 사력을 다해 저항과 반대를 한다. 정치보복을 외치고 ‘내로남불’ 정권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남북 모든 현안마다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하는데 야당의 인식은 여와 너무나 다르다. 그러니 타협도 없고 생산적 합의도 없다, 불임정치라며 정치권에 대한 비난이 쏟아져도 미동도 안한다. 국민들 마음은 기댈 곳이 없다

5월이면 집권 만 2년이다. 나라는 언제 안정을 찾는가? 사회통합은 과연 가능한가? 통일 준비는 언제하나?  디모데전서 2장에 “모든 경건과 단정한 중에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위해 왕들과 높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하셨다. 그 어느 때보다 이 기도가 절실한 때이다. 적어도 신앙인들만이라도 남 탓 아닌 내 탓을 하자. 내 눈 속에 대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의 눈에 티만 보는 어리석음을 범치 말자. 만델라의 리더십이 아쉽다. 정의보다 용서와 관용, 사랑이 우선되는 날은 정녕 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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