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를 비판한 츠빙글리 (1526년)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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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를 비판한 츠빙글리 (1526년)29
  • 주도홍 교수
  • 승인 2019.02.2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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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 교수의 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 35

나아가 츠빙글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하는 두 가지 태도 곧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하는 것(vertrauen)과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 것(glauben)을 “반드시 구별해야” 한다. 성경을 하나님 말씀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것은 신뢰이며, 그 말씀이 우리에게 약속하거나 요구하거나 금지하는 것은 믿는 것이다. 다르게는 하나님 말씀은 진실하다고 믿을 때, 하나님의 말씀이 약속하는 것을 받게 된다는 말이다. 성찬 이해에 있어 츠빙글리는 신뢰와 믿음이라는 관점에서 루터의 입장에 이의를 제기한다.  

루터는 “우리는 그의 몸을 실제로 먹음으로써 죄를 용서 받는다는 말을 신뢰하고 의지해야 합니다”라고 말하지만, 츠빙글리는 그 말에 동의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말은 그 어떤 약속도 우리에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그 말씀은 루터가 말한 것처럼, “우리가 성찬식에서 제정사를 말하는 순간, 실제로 그리스도의 실제 몸이 존재하게 된다”는 약속도 우리에게 말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루터는 제정사가 약속을 포함한 말씀이 아닌데도 마치 약속의 말씀인 것처럼 우리를 현혹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츠빙글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요구하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단지 설명하고 명령하는 말씀을 믿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그리스도가 성찬식을 통해서 그를 기념하라고 한 것을 믿고 성찬식을 통해서 그를 기념하면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찬식에서 그리스도의 실제 몸이 죄를 사해 주기 위해서 제공된다는 것을 절대 믿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 됐습니다. … 이 사실을 수긍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루터의 추종자일 뿐입니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4』, 29-30) 

그리스도의 몸은 죄 용서를 위해 먹으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말씀하신대로 성찬식을 통해 십자가에서 이루신 대속의 죽음을 기념하고 감사하면 충분하다. 성경은 어디에도 그 몸을 먹을 때 우리의 죄가 용서함을 받는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 아울러 츠빙글리는 성찬식을 통한 신앙의 강화와 보이는 복음으로서의 성찬식을 인정하지 않는다. 

“만약 우리가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영원한 생명을 가지게 된다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것은 그의 실제 몸을 먹는 것에서 오는 것은 아닙니다. … 우리는 다만 확고하고 바르며 그리고 순수한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에 뿌리박고 있으며 그의 죽음이 우리의 생명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신앙은 예수의 몸을 실제로 먹는 것에 대해서 아무 것도 말하지 않습니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4』, 33-34) 

츠빙글리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빵과 포도주 안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완전히 틀린 생각”이라고 단언한다. 사도신경을 통하여 고백하듯이, 그는 승천 이후 더 이상 이 땅에 계시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찬의 떡과 포도주에 그 승천하신 예수님이 육체로 함께 한다고 하는 주장은 “정말 고집스럽게 분쟁을 만드는 논리”이며, 그 책임은 루터에게 있다고 츠빙글리는 말한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4』, 36)  

우리 앞선 신앙 선조들에게 성찬식은 아무런 신학적인 논쟁거리가 되지 못했다. 그래서 그들은 성찬식에 관한 것을 신앙고백서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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