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를 비판한 츠빙글리(1526년)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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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를 비판한 츠빙글리(1526년)28
  • 주도홍 교수
  • 승인 2019.02.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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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 교수의 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 34

츠빙글리는 루터가 이성에 의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성령의 조명을 강조했던 츠빙글리는 루터는 여전히 이성에 의존하여 성경을 이해하는 것으로 비판했다. 그래서 물음은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할 때 어디까지 이성의 통찰력이 허용될 수 있는 지였다.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할 때 어느 한도까지 이성의 통찰력이 허용될 수 있겠는지 판단하여 보십시오.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이성을 맹신하는 사람들을 비판하고 이성에만 의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성서 구절을 깊이 묵상하도록 하십시오.(중략) 만약 우리가 ‘이것은 여러분을 위한 나의 몸입니다.’라는 말을 상징적인 표현으로 이해하지 않고 그리고 그 말을 그런 뜻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4』, 18-19)

츠빙글리는 롬12:16, 롬 12:3, 롬 12:2을 가져와 지혜 있는 체 말 것이며, 믿음의 분량대로 생각할 것, 하나님의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할 것을 당부한다. 그런 후 마10:16을 가져와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할 것을 요청한다. 두 사람 사이 핵심 물음은 주님이 하신 “이것은 나의 몸이다”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이다. 츠빙글리는 상징적으로 이해하여 “의미하다”로 이해한다. 루터는 글자 그대로 이해하여, 성찬에서 주님의 몸을 실제로 먹고 마셔야 한다. 츠빙글리에게 요6:54가 말하는 “누구든지 내 몸과 피를 마시는 사람은”의 핵심은 그 어떤 음식을 먹고 마시는 것이 포인트가 아니라,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자기 생명을 바친 하나님 아들을 믿는 것을 의미”한다. 

츠빙글리는 종교개혁자들의 글일지라도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읽을 것을 당부한다. 첫째, 모든 글을 비판적으로 직접 읽어야 한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 성경과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요6:44을 통하여 믿음이 무엇인가를 바로 깨달아야 한다. 바른 믿음은 인간에게서 나오지 않는다. 츠빙글리는 잘못된 진리로 날조된 그리스도의 몸을 주장하여 혼란을 초래하는 자(Schwaermer) 또는 광신도는 다름 아니라, 바로 루터라고 몰아세운다. 츠빙글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고 신뢰함은 “반드시 그 말씀을 올바르게 이해”함을 전제한다. 잘못 이해된 말씀을 기초해서 믿는다면 스스로를 속이게 되며, 교회를 어렵게 하는 중세교회의 교황과 같은 모습이 된다. 츠빙글리는 마태16:18에 나오는 반석을 교황이 베드로로 잘못 이해했다는 것이다. 바른 신앙은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이해할 경우에만 가능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함정에 빠지게 된다. 

츠빙글리는 “믿음은 하나님이 우리를 선택할 때 오직 그분에게서 나오는 것”임을 강조한다. 믿음의 처음과 끝은 하나님의 전적 주권이다. 하나님이 어디까지만 하고, 그 이후부터는 사람에게 맡겨놓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육체를 먹음으로써 우리가 그 무엇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츠빙글리에게 요6:54-56의 주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신다는 말은 ‘우리가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다는 말’이지, ‘우리는 당신의 살과 피를 먹는 것이 우리의 죄를 사해 준다고 믿습니다”는 뜻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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