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성폭력, 가해자는 ‘리더’인 경우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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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성폭력, 가해자는 ‘리더’인 경우 많아”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01.0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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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반성폭력센터 ‘성폭력 상담 통계’ 발표
▲ [사진=아이클릭아트]

교회 내 성폭력의 현주소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조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센터장:김애희)는 지난해 접수된 상담 피해사례를 종합한 통계를 지난 3일 발표했다.

센터는 2018년 한 해 동안 접수된 총 86건의 사례를 토대로 피해자 및 가해자 유형을 분석했다. 또 교회 외에도 신학교·선교단체 등 기독교 기관에서 발생한 사건들까지 포함했다.


우선 센터로 접수된 전체 상담건수 86건 중 85건이 여성 피해자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집단은 성인 여성 피해자로 총 62건이었다. 문제는 미성년자의 비율이다. 피해자가 사건 당시 미성년인 경우는 21건(24%)으로 전체 상담 건수의 4분의 1에 육박했다.

피해 유형은 전체 99건(중복 포함)중 성추행이 48건(49%)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는 강간 27건(27%), 미상 9건(9%), 성희롱 6건(6%) 순이었다.

가해 유형을 살펴보면, 목회자에 의해 발생한 성폭력이 61%로 절반이상에 달했다. 그 중 담임 목회자에 의한 사건이 34%, 부목회자가 27%를 차지했다. 이어 선교단체 리더(7%)나 교수(4%) 등이 가해자로 지목돼 청년들이 활동하는 캠퍼스나 단체 등에서도 성폭력 피해사례가 늘고 있음을 보여줬다.

아울러 교회 성폭력 사건 중 정통 교단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은 총 52건이었다. 예장통합 16건, 예장합동 14건, 감리회 6건 등이었다. 그 외 기독교 단체(7건), 이단으로 분류되는 교회(6건) 소속 등이 있었다.

한편 센터는 지난 한해 접수된 피해사례 총 86건 중 60건을 지원했다. 심리상담 및 회복 프로그램 연계 등 ‘심리 정서 지원’이 총 32건으로 가장 활발히 진행됐고, 교단 내 가해자 징계 촉구·교회 관계자 면담·자문·시위 지원 등 교회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공동체적 해결 지원’은 총 22건에 달했다. 피해자가 형사 고소할 경우 변호사 자문 및 탄원서 제출 등을 하는 ‘법적 지원’은 총 14건으로 집계됐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교회 성폭력의 원인에 대해 일각에서는 가해자 개인의 일탈이나 비행으로만 보고 접근하는 경우가 있는데, 상담 통계 결과 성폭력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수직적인 권력 구조가 원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상담을 신청한 성폭력 피해자들은 자신이 당한 피해 사실을 문제 삼아도 되는지부터 매우 혼란스러워 했다. 교회 성폭력 근절에 있어 구조적 원인에 적합한 예방·해결책을 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체 상담 건수의 4분의1 가량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으로 집계됐다”면서 “다수의 학생 및 청년들이 참여하고 있는 장에서도 성폭력 피해가 늘고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갖고 더 주목해야 할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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