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님! 권사님!! 신년운세 보러 점집 가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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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님! 권사님!! 신년운세 보러 점집 가셨나요?”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9.01.02 2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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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 새해 무속신앙 찾는 기독교인들

# 김순남 집사(가명)는 새해 남편이 운영하는 사무실을 이전할 계획이다. 불경기 때문에 걱정인데다 주변에서 길일(吉日)을 잘 정해야 운을 탄다는 말을 많이 해 불안감에 점집거리를 찾아 무속인에게 이전 날짜를 받았다. 안수집사인 남편도 굳이 타박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 2월 대학 졸업식을 앞두고 있는 김송이 청년(가명)은 아직 취업이 되지 않고 있다. 홍대 주변에서 친구들을 만나 재미삼아 타로점을 보기로 했다. 교회 청년부 임원을 맡고 있는 그는 내심 마음에 걸렸지만 친구를 따라 못이기는 척 앉아 타로술사의 해석을 들었다.  

▲ 새해 무속인들은 찾는 기독교인들이 적잖은 가운데 교인들의 현실에 대한 교회 내 깊이있는 상담이 요구되고 있다.

“연초 기독교인 더 많이 찾는다”
새해 들어 무속인을 찾는 신앙인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전 세계 인구 10명 중 3명은 기독교인이고,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숫자이지만 기독교인 10명 중 3명이 무속인을 찾는다. 실제 교인들 가운데 무속인을 찾아서 점이나 사주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굿을 하는 경우도 있다. 

무속인들이 운영하는 점집은 각 지역 내 특정구역에 몰려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 홍대와 신촌 등 젊은이들이 많은 거리에서도 타로, 사주를 볼 수 있는 점포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주로 카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내 대형 백화점 내부에도 타로 점을 보는 부스가 설치돼 있을 뿐 아니라 여타 쇼핑몰에서도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다. 

전화나 인터넷으로 무속인과 연결되는 경우 또한 많아지고 있다. 지금은 무속인들이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무속활동을 적극 홍보하면서 사람들과의 경계를 허물어가고 있다. 

실제 다수의 무속인들은 새해 기독교인들이 다른 시기보다 더 많이 찾아온다고 증언한다. 무속인들은 자신들이 모시는 신이 주는 능력에 따라 기독교인들이 찾아올 경우 찬송가가 들리거나 하는 방법으로 알 수 있다고 했다. 

남양주에서 신당을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신수를 보기 위해 연초가 되면 기독교인들이 많이 온다. 일반인들과 다르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을 알아볼 수 있다”고 했으며, 부산 해운대에서 점집을 운영하고 있는 B 씨는 “모태신앙으로 세례까지 받은 무당”이라며 “기독교인들이 오면 다른 것을 느끼게 된다. 찾아온 사람 중에는 목사고시 합격 여부를 물어온 경우도 있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밝히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무속인들은 이처럼 자신을 찾아오는 기독교인 사례를 무용담의 하나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한 무속인은 “기독교인들이 오면 교회에 다니지 않는 것처럼 숨기면서 찾아온다. 죄를 짓는 것 아닌가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면서 “올라가면 신은 모두 같기 때문에 그냥 편안하게 찾아와 점을 보라”는 조언까지 했다. 

무속신앙은 주로 기성세대가 찾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접근성이 용이해지고 있어 염려되는 현실이다. 취업과 결혼 등으로 미래가 불안할수록 타로 점이나 사주풀이를 위해 찾아간다. 대학로나 홍대, 신촌 등 전국 주요 대학가에서 타로카페를 찾는 것은 아주 쉽다. 사주카페 역시 마찬가지이다. 

타로는 카드를 이용해 점을 보는 것으로 주로 유럽 등 해외에서 이뤄졌지만 국내에서도 성행하고 있다. 78장 카드 중 하나를 고르면 그에 대해 타로술사가 해석하는 방식이다. 젊은이들은 놀이문화처럼 쉽게 이용할 수 있어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다. 

기독 청년들 역시 또래 세대와 어울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면서 신앙적인 문제로 인식되지 않을 수 있다. 

▲ 서울시내 유명 백화점 내 타로부스. 무속신앙은 젊은 층에서 타로카페 사주카페 등의 형태로 접근성을 넓혀가고 있다.

“미래불안, 성경과 기도에 답 있다”
하지만 승려 출신으로 목회자로 무속신앙에 대한 경계를 요청해온 서울대현교회 서재생 목사는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서 목사는 “집사님 딸 중 취업이 어려워 재미삼아 타로 점집을 찾았다가 영적인 문제가 발생해 교인들이 매달려 집중예배를 드리고 기도한 적이 있다”면서 “기독교인들이 사업과 궁합, 결혼 등 여러 이유로 무속인을 찾아가지만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문화 속에는 다양한 무속요소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른 바 무속적 세시풍속이 미풍양속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조심해야 할 부분은 있다. 

예를 들어 이사할 때 ‘손 없는 날’을 찾아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이사하는 경우가 있다. 동짓날 팥죽을 먹는 것도 유래는 액운을 쫓기 위한 의미이다. 방 문턱을 밟지 말라거나 밤에 손톱을 자르면 안 된다든가 하는 것도 사실은 무속적 요소가 자리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신앙인이라도 민족문화 속 터부(Taboo)를 무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기독교가 우리나라에 전래되는 토착화 과정에서 무속적 요소가 결합된 부작용으로도 볼 수 있다.

서재생 목사는 “무속인들이 발행하는 신문에서 손님 중 30% 정도가 기독교인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처럼 기독교인들이 무속인을 찾아가는 것은 교회 안에서 미래 불안에 대한 해답을 발견하지 못하고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목회자들이 교인들의 현실문제를 깊이 인식하고 상담해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 목사는 “교회가 성장하는 데 치중한 나머지 교인들의 세세한 문제, 젊은이들의 불안감을 만져주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교인들의 마음을 열도록 돕고, 교단 안에서도 교회 안 무속신앙 확산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속인 출신으로 오래 전 회심해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는 박에녹 목사는 “많은 사람들이 영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모든 문제는 근본적으로 예수님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며 “말씀과 기도라고 하는 양 날개를 갖고만 있으면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성경과 기도라는 변함없는 방법에서 각자의 고민의 답을 찾을 수 있다고 경험에서 나온 조언을 박 목사는 한 것이다. 실제 귀신 들려서 안수기도로 쫓아내기도 하지만, 다시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말씀을 읽고 예배를 드리고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목사는 국가대표 축구선수로 활약한 이영표 집사를 전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십자가 환상을 본 후 약 1년 전 CTS 프로그램 ‘콜링갓’을 통해 예수님을 영접한 심선미 씨는 “피하기 어려워 걸었던 무속인의 삶은 어두웠고 힘겨웠다면 지금 예수님을 믿는 삶은 한없이 밝기만 하다”며 최근에 다시 방송해 출연해 행복한 신앙생활을 간증하기도 했다. 실제로 적잖은 무속인들이 귀신에 붙들려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안명문교회 임종원 목사는 무속인들을 대상으로 전도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지금까지 25명의 무속인을 회심시킨 임 목사는 “무속인들을 전도하면서 10명 중에 3~4명은 예수 믿는 사람인 것을 알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이 사역을 하고 있다”면서 “예수님이 마귀의 권세를 멸하는 영적 싸움에서 승리하신 것처럼, 우리도 우상문화를 기독교 문화로 바꾸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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