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세계에 그리스도의 도를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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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세계에 그리스도의 도를 세우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12.31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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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초대석]한국기독사진가협회

한국기독사진가협회, 최근 첫 사진 묵상집 ‘빛결’ 펴내
현대인의 삶에 깊이 자리한 사진…홍수에 마실 물 없다

▲ 한국기독사진가협회가 최근 기독교 가치관을 담은 첫 번째 기독사진 묵상집 ‘빛결’을 펴냈다.

현대인이 하루에 보는 사진은 최소 8천컷에 달한다고 한다. 초당 수십 컷이 돌아가는 TV의 동영상을 제외하고라도, 아침마다 배달되는 신문과 수많은 광고 전단, 각종 간판에 들어가는 사진이 그만큼 많다. 사진 없는 신문 혹은 사진 없는 광고, 사진 없는 간판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간증이나 찬양처럼 사진의 영역에서도 ‘사역’이 일어날 수 있을까. 오랫동안 이 고민을 해 온 사람들이 모여 첫 번째 결실을 맺었다. 한국기독사진가협회(이사장:이광우 목사, www.kcpa.cc)가 최근 기독사진 묵상집 ‘빛결(도서출판 빛결)’을 펴낸 것. 

이들이 사진에 ‘기독’이라는 정체성을 세우기 위해 달려온 지 십년이 넘었다. 협회 이사장 이광우 목사는 “1년에 수십억 컷의 사진이 만들어지고 전 지구적인 SNS 망을 통해 사진이 빛의 속도로 유통되고 있다. 이제 사진은 현대인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의 기본 틀이 됐다”며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사진이 차지하는 비중을 설명했다.

이 목사는 바로 이 지점이 사진에 ‘기독’을 세워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사진이라는 매체가 중요한 만큼 이 소중한 매체를 음란하게 악용하여 인간의 육체와 영혼을 망가뜨리는 데 쓰는 일도 허다하다”고 안타까워했다.
 

빛의 언어로 표현하는 신앙

한국기독사진가협회는 여러 신실한 기독사진가들이 동역하면서 그동안 ‘기독사진’이 무엇인지 열심히 길을 찾아왔다. 서양미술사에서 ‘기독교 미술’이 중대한 역할을 했듯이 이들 기독사진가들은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사진의 역사에서도 자신들이 추구하는 ‘기독사진’을 빼면 안 될 날을 소망하고 있다. 

이광우 목사는 “사진은 빛의 언어다. 내가 가진 생각을 말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음속의 생각을 사진이라는 언어 형태로 내놓는 일”이라며 “똑같은 사진이지만 결국은 사진 하나 하나가 작가의 생각을 내놓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생각이 기독교적인 신앙고백에서 나오는 것인지 아닌지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의 작가들이 현재까지 발견한 기독사진의 정의에 대해 △하나님께 올리는 사진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이미지로 번역한 사진 △기독교인의 신앙을 고백하는 사진 △하나님의 손길을 찬양하는 사진 △복음을 전하는 사진으로 소개했다. 

이 목사는 “우리가 찍는 모든 사진이 기독사진이어야 한다거나 기독사진 외에는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는 무모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그저 우리가 찍는 사진의 10분의 1정도라도 오로지 하나님께 올리는 사진,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사진이기를 바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주 예수님이 우주의 왕이시라면, 그분은 사진 영역에서도 마땅히 주님이셔야 한다고 믿는다”며 “우주의 왕이신 분이 사진영역을 뺀 나머지 영역에서만 왕 노릇 하신다는 것은 신앙 양심상 상상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고 고백했다. 
 

누구를 영화롭게 할 것인가

그동안 협회는 주로 홈페이지와 전시회를 통해 작품 활동을 소개해 왔다. 협회 이름으로 작가마다 ‘기독’의 정체성을 가진 사진을 찍고 발표해 온 지 10년 가량 지났다. 이번에 발표한 기독사진 묵상집 ‘빛결’에는 협회 소속 12명의 기독작가와 3인의 미래 기독작가들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 이광우 목사의 작품 ‘His Holy Spirit’.

‘빛결’에 수록된 139장의 사진 가운데 첫 번째 작품은 이광우 목사의 ‘His Holy Spirit’이 선정됐다. 이 작품은 태풍으로 비바람이 심하게 몰아치던 날 이 목사가 야외에서 흐르는 물줄기를 촬영한 것이다. 물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곡선과 옅게 피어오른 물안개가 마치 물 위에서 운행하시는 성령의 임재를 나타내는 듯하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사도행전 2장 1~4절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에서 일어난 성령의 임재 사건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편집을 맡아 진행한 협회 부이사장 김수안 작가는 “기독사진과 일반 사진의 가장 큰 차이는 누구를 영화롭게 하느냐에 있다. 일반사진은 제일 먼저 작가 자신의 이름을 저명하게 하는 데 뜻이 있다”며 “기독사진가들은 그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우리를 감추고 하나님만 드러낸다. 그런 차원에서 ‘빛결’에는 작품의 이름과 묵상거리 외에 작가의 이름을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저작권 관계로 책 뒤편에 썸네일 형태의 사진과 작가 이름을 순서대로 넣었다. 

김 작가는 “빛결을 통해 ‘기독사진이란 무엇인가’하는 질문에 어떻게든 답을 해보고 싶었다”며 “자신의 사진 기술을 자랑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사진이 아닌, 사진으로 신앙을 고백하고 사진으로 찬양을 드려 함께 말씀을 묵상하며 함께 은혜를 나누는 복된 사역에 소박한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한국기독사진가협회 이사장 이광우 목사와 김수안 부이사장.

마지막으로 이 목사에게 기독사진을 찍고자 하는 초심자들에게 필요한 조언을 부탁했다. 그는 “결국은 작가의 생각이 중요하다”며 “심지어 핸드폰 카메라로 찍더라도 ‘기독사진가’로서 시선이 열려있다면 얼마든지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작정 비싼 장비를 구입하기보다는 인문학 책을 사서 읽는 것이 유익하다”며 “무엇보다 성경을 많이 읽고 묵상을 하라. 그러면 어떤 장면을 보더라도 그와 연관된 해당 구절을 찾아낼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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