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어려운 시장…틈새를 파고드는 파격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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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어려운 시장…틈새를 파고드는 파격 요구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12.26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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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기독교 음반 및 영화 결산

‘유튜브’는 CCM 아티스트들에게 무한한 가능성 열어
자본 앞세운 할리우드 대작들 강세…“고정관념 깨야”

▲ 올해도 다양한 기독영화와 음반들이 한국교회 앞에 선을 보인 가운데 자본을 앞세운 대작들과 맞설 새로운 감각이 요구되고 있다.

2018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 한국의 기독교 문화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출판과 영화, 음반, 공연 분야의 전문가들이 분석한 2018 기독교 문화를 정리한다.

CCM…강소 콘텐츠가 뜬다

2017년 10월 기준 음원차트(주요 스트리밍 사이트) 100위 가운데 예배곡은 전체 94%를 차지할 만큼 강세를 나타냈다. 전통적으로 디지털 음원 시장에서 예배곡은 강자로서 굳건한 지위를 지켜왔다. 그러나 서서히 그 아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올해 10월 기준 음원차트 100위가운데 예배곡은 예년 대비 7%감소한 87%에 그쳤다. 더욱 눈여겨 볼 점은 10위권 내에 예배곡이 아닌 컨템포러리 곡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변화의 시작은 제작 방식 및 플랫폼의 변화에서 기인했다. 미디어스코프 콘텐츠 사업팀의 송재호 팀장은 “최근 들어 대규모 편성 및 리얼 악기 중심의 녹음환경에서 소규모 편성 또는 홈레코딩 방식의 제작으로 추세가 변화되고 있다”며 “리얼 악기 녹음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디지털 가상악기의 수준이 높아진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가상악기 사용은 작업자의 능력에 따라 상당히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기존 CCM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에다가 유튜브의 각광과 함께 누구나 자신만의 채널을 만들어 콘텐츠를 알릴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됐다. 사실 유튜브는 CCM계 뿐 아니라 2018년 대중문화 전체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싸이에 이어 방탄소년단이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를 수 있었다. CCM계에서는 초등교사 겸 아티스트 ‘염평안’이 유튜브 덕을 톡톡히 봤다. 대표곡 ‘요게벳의 노래’는 유튜브에서 193만 건에 이르는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고, 재생산된 클립까지 포함하면 200만이 훌쩍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송 팀장은 “유튜브는 동영상 플랫폼만으로 국한되지 않는다”며 “유튜브는 뮤지션들에게 매력적인 홍보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한국교회에 유독 사건사고가 많았던 탓에 CCM계에서도 이와 관련된 소재의 음원들이 다수 제작됐다. 2017년 12월 발매된 ‘묻은’의 ‘교회는 요새 습해요’의 경우 명성교회 세습과 맞물려 주목을 받았고, 삼일교회 찬양팀 ‘POP’의 ‘너는 교회가 되어라’ 등 교회의 본질 그리고 성도인 우리를 돌아보는 곡들도 다수 발표됐다. 

이밖에 해외 번안곡 승인을 맡았던 카피케어 코리아가 철수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본사 관리 곡 중 상당히 중요한 곡을 가진 캐피탈 CMG가 계약 종료 후 유니버설 퍼블리싱으로 이관됐기 때문. 기존 카피케어가 징수하던 때에 비해 번안 사용료가 10배 이상 올라 CCM 아티스트들에게는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한편 ‘옷장연대’를 중심으로 시작된 자발적 CCM살리기 운동은 SNS와 유튜브에 그치고 있는 아티스트들의 제한적인 홍보 역량을 끌어 올리는 역할을 했다. 성북구에 위치한 전문 공연장 ‘나니아의 옷장’의 지속적 운영을 위한 고민에서 시작된 이 연대는 기획과 홍보, 디자인, 재정, 운영 등 여러분야의 일을 각 영역의 전문가 혹은 자원자들이 나서서 지원한다. 특히 매 달 1명의 아티스트를 초청해 그의 음악을 라이브와 이야기로 풀어가는 ‘목요 음감회’를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감각이 요구되는 영화계

지난달 30일 열린 ‘2018 기독교 문화결산 세미나’에서는 최은 박사가 강사로 나서 2018 국내에서 상영된 영화들을 바탕으로 기독교 영화의 갈 길을 모색했다, 최 박사는 먼저 여전한 할리우드 영화의 강세를 지목했다. ‘어벤져스’와 ‘미션임파서블’, ‘쥬라기월드’, ‘앤트맨’, ‘블랙팬서’ 등 히어로물이자 블록버스터 영화가 전체 흥행 1~5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최 박사는 “상위에 랭크한 영화들의 공통점은 압도적으로 많은 스크린 수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관객들이 블록버스터를 선택한 것인지, 선택하도록 강요받고 있는 것인지 고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치열한 대작들의 싸움 속에 예상 외의 약진을 보인 작은 영화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 박사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서치’를 꼽았다. 아니쉬 차간티 감독의 ‘서치’는 한국계 아버지가 실종된 딸을 찾는 내용을 담은 영화로 신선한 화면 구성과 연출로 큰 호응을 받았다. 최 박사는 “서치는 영화적인 감각을 새롭게 하는 영화”라며 “새로운 이야기가 새로운 틀과 만나서 반향을 일으켰다. 기독교 영화계는 이같은 새로운 감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기독교인들과 관련해 “기꺼이 한 시간 가량을 가만히 앉아서 설교를 들을 의향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영화를 제일 잘 볼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이자 텍스트를 읽어내는 데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측면에서 굉장히 좋은 잠재적 관객”이라고 말했다. 

최 박사는 “이런 잠재적인 관객들을 개발해야 영화가 바뀌고 스크린이 늘어나고 접근성도 향상된다. 작은 영화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대중문화를 위해서도 그리스도인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올해 개봉된 기독영화들에 대해서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하며 며 과거 인물에 의존하는 방식이나 다큐멘터리 일변도였던 것과 달리 ‘바울’이나 ‘예수는 역사다’ 같은 극영화들이 국내에 소개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 또 “새로운 관객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감각적인 시도들이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한편 올해 국내에 소개된 기독교 영화는 CBS가 배급한 ‘바울’과 ‘신은 죽지 않았다3’, 추상미 감독의 작품 ‘폴란드로 간 아이들’, UPI가 배급한 ‘막달라 마리아’, CCM 아티스트 바트 밀라드의 실화를 담은 ‘아이 캔 온리 이매진’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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