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학의 뿌리: 67조 해설(1523년)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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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학의 뿌리: 67조 해설(1523년)22
  • 주도홍 교수
  • 승인 2018.12.1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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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 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㉘

조언 수준의 고해성사 

츠빙글리는 성숙한 성도들이 고해성사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을 가르친다. 야고보서 5:16을 가져와 서로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서로 기도해주는 관계가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고해성사보다 하나님께 직고하는 세리의 짧은 참회가 훨씬 귀하다. 하루에 한 번 우리의 죄에 대해서 깊이 묵상해야 할 것이며, 성경에 나오는 세리처럼 하나님께, “오, 주님,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내 죄를 용서하소서!” 호소함이 훨씬 훌륭하다. 결론적으로 츠빙글리에게 고해성사는 하나의 조언으로 이해함이 마땅하며, 바람직한 것은 세리처럼 자신의 죄를 인정하며 하나님께 드리는 진심어린 참회의 기도이다. 

53조에서 츠빙글리는 중세교회의 다양한 참회의 제도를 사람이 정한 것을 일종의 교회관습으로 평가 절하한다. 중세교회가 죄를 씻는 수단으로 만든 장황한 기도, 성지순례, 그 어떤 의례 등은 죄 용서를 통한 구원에는 전혀 의미를 갖지 못한다. 죄인들의 구원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이뤄지는 것이지, 다른 그 어떤 참회 수단으로 죄를 없이할 수 없다. 예외적으로 츠빙글리는 고전5:1~5에 나오는 출교제도에 대해서는 그 의미를 부여하는데, 출교는 악한 행위를 중단시키기 때문이다. 츠빙글리에게 죄를 씻지 못 하는 참회제도가 굳이 의미를 갖는다면 죄에 대한 경고이다. 특히 츠빙글리는 중세교회가 고해성사를 참회제도로 가져오면서 돈을 모으는 부정축재의 수단으로 삼았는데, 그들이야말로 “악당들”이라고 공격한다. 

“그 악당들은 서로서로 돈을 움켜잡고 싸웁니다. …비밀스런 고해 성사는 하나의 작은 외투입니다. 참회를 듣는 모든 엉터리 사제들은 그 작은 외투를 가지고 그들의 악한 짓들을 숨겨 주었습니다. 가장 훌륭한 비밀 고해가 바로 그것입니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2』, 465)     

54조는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인류의 죄를 사하셨다고 선포한다. 이런 맥락에서 중세교회의 참회제도는 하나님을 모독하는 행위이다. 그 어떤 죄도 없으신 분만이 인간의 악한 죄를 없앨 수 있다.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요1:29)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상처를 통해 구원이 성취된다.(사53:4) 그의 죽음이 온 세상을 살린다. 츠빙글리는 그리스도의 공로를 사람의 공로로 돌리려는 시도인 사제들의 죄용서는 명백히 잘못이며, 그리스도의 사역과 은혜의 영광을 피조물이 빼앗는 것으로 하나님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55조는 당시 소위 일컫는 ‘열쇠권력’(die Schluesselgewalt)의 오용인 특별 사면권을 성경에 근거해 강력하게 비판한다. 특별사면은 “셀 수 없을 정도의 어마어마하게 큰돈을”(492) 벌어들이기 위한 로마 교황청의 사업으로 “하나님을 모독하는 행동”이며 “하나님의 집 안에서 일어나는 그 혐오스런 일”로 “더 이상 쳐다만 볼 수 없고 참을 수도” 없기에 “공개적으로 알려야”만 했다. 츠빙글리는 마태12:31~32가 말하는 용서 받지 못할 성령모독 죄를 누가12:9~10을 가져와 하나님을 부인하는 불신앙으로 정의한다. 그런데도 이러한 불신앙을 제외하고 용서받지 못할 죄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사기”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을 때, 모든 죄는 용서함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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